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체인지의 킹의 후예』와『스파링』빼고는 모든 수상작 다 읽어봤고 개인적으로 문학동네 소설상 팬임...ㅇㅇ;; 솔직히 너무 옛날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작품들도 좀 있지만 일단 최대한 기억나는 범위 내에서 내 감상과 생각 짤막하게 더해서 한 번 소개해볼게. 아마 디테일한 내용이나 설정을 다 까먹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줄 수 없어 좀 허접한 글이 되겠지만 이해해줘...ㅜ
새의 선물(은희경)[1회 수상작], 아무곳에도 없는 남자(전경린)[2회 수상작], 예언의 도시(윤애순)[3회 수상작]
: 내가 생각하는 문학동네 소설상 황금기야. 특히 1회 수상작 『새의 선물』은 한국문학 중에서도 가히 수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함. 은희경의 최고작이면서 안타깝게도 은희경 작품 중에선 아직까지 이 작품 이상의 작품을 본 적이 없어. 『새의 선물』은 딱히 뭐 가타부타 코멘트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읽으면 일단 손해는 아니야. '한국 문학을 무시해도 좋으니 『새의 선물』은 한번쯤 봐주세요...ㅜ'라고 술 한 잔 먹고 인스타에 글이라도 쓰고 싶을 정도로 추천함.『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와 『예언의 도시』역시 추천하는 작품임. 이 두 작품은 신기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인물들의 대사가 정말 섬세하게 짜여져 있다는 점임. 단순히 멋부리는 의미에서 현학적으로 길게 늘여쓴 문장이 아니라 정말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고심해서 짜여진 문장이란게 읽으면서 느껴져. 예를 들어 '사랑'이란 주제로 인물들이 대화를 나눈다고 하면 그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버릴게 없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들은 서사, 주제의식, 문체, 스케일, 분위기 어느 것 하나 빠지는게 없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때까진 '재미'가 있었어. 문학 작품을 그리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재미' 하나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위 세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고래(천명관) [10회 수상작]
: 뭐 독붕이라면 읽은 작품은 없어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로 네임드 작가지. 『고래』가 데뷔작인지까지는 모르겠는데 스토리텔링 하나만은 모든 수상작 전체를 통틀어서 이 작품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 생각함. 내가 천명관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난 이 작품 하나만으로 천명관이 좋은 작가인지는 몰라도 참 훌륭한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하거든. 솔직히 급식 때 읽은 소설이라 앞서 말했듯이 세세한 디테일까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활자를 읽으면 영화를 보듯 머릿속에 이미지가 펼쳐진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만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임.
캐비닛(김언수) [12회 수상작]
: 내가 문학동네 소설상 입문을 얘로 했거든. 이 작품 읽고 김언수 팬이 됐고, 이 작품 읽고 '문학동네 소설상이면 믿고 읽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됐음. 일단 이 작품은 앞서 소개했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함. 뭐랄까... 순전히 '재미'로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 내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긴 한데 이때부터 문학동네 소설상은 압도적인 서사, 스케일보다는 개성적인 문체, 분위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된 듯한 인상을 받았어. 이전까지만 해도 어떤 전형적인 형식 안에서 소설이 완성됐다면 이때부터는 그 형식 자체도 작가에게 어느 정도 일임하고 자율권을 줬다고 해야 하나. 그런 인상을 8회 수상작인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에서 받기는 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형식적 틀을 넘어선다는 부분에서 의의가 있다 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거든. 어쨌든 이때부터 '작품의 개성'보단 '작가의 개성' 쪽이 더 강하게 표현됐던 거 같아.
귀를 기울이면(조남주) [17회 수상작]
: 음, 『82년생 김지영』쓴 그 조남주 맞음... 이 작품이 데뷔작이면서 최고작임. '김지영 쓴 작가가 쓴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페미 색채가 없어. 오히려 앞선 작품들보다 클래식한 의미에선 더 소설다운 소설이라고 생각해. 정말 잘 짜여진 플롯 안에서 작가가 자기 하고 싶은 말은 다하면서 서사적인 재미도 놓치지 않았거든. 이렇게 괜찮은 작품을 썼던 작가가 왜 흑화한 거지... 라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편견을 빼고 이 작품을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어.
알제리의 유령들(황여정) [23회 수상작]
: 21회 수상작인 『소각의 여왕』을 읽고 멘탈이 깨졌었음. '어떻게 이런 작품이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했지...?'라는 놀라움과 함께 내 눈을 의심했거든. 너무 실망스러워서 한동안은 문학동네 소설상 따윈 잊고 살다가 우연히 이 책을 보고 '그래도 함 읽어보자'는 생각에 집어서 읽어봤음. 사실 이 작품을 이 소개글에 넣을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딱히 이 작품이 특출나다는 생각이 안들었거든. 오히려 이때부터 현재 독붕이들이 한국 문학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는 단점들이 속속들이 보여서 조금 실망스러웠음. 독자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자폐적인 자기 생각에 취해 멋부린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굳이 넣은 이유는 순전히 '분위기' 때문임. 이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단 시극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형식적인 면에서 내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서 '아 이런 식으로도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거든. 특히 초기 수상작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문장의 유려함을 다시금 볼 수 있어서 좋았음.
끝으로) 새벽에 두서 없이 쓴 글이라 피상적인 감상에만 그친 것 같아 어디 내놓기 민망한 수준이라 부끄럽다. 그래도 언급한 작품들은 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들이라 한번쯤 소개해보고 싶었음... 또 최근 수상작인 『최단경로』는 『소각의 여왕』만큼이나 충격적이었거든. 앞으로 나올 수상작들이 어떨진 모르겠지만 소설상 수상작들에 더 실망하기 전에 한번쯤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음.
긴 글 읽어준 독붕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글을 마칠게
오 은근 조남주 꺼 땡긴다 ㅋㅋ
진짜 작가 이름 지우고 소설만 본다면 괜찮은 작품임ㅋㅋㅋ
캐비닛은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안 땡긴당...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음, 아쉽네... 난 그리 큰 인상을 못받았음...ㅜ
조남주 오
조남주 오
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