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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함과 음울함, 광기와 죽음. 이 단어들이 러브크래프트의 문학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수식어가 아닐까. 코스믹 호러의 장르를 개척하고 미지의 어둠으로부터 그레이트 올드 원들을 끌러올린 러브크래프트의 소설들은 공포 소설 중에서도 가장 암울한 장르다. <다곤>과 <크툴루의 부름>에서의 주인공들은 그들이 본, 감히 형용이 불가능한 공포를 묘사한다. 다가오는 운명, 엄습하는 재앙. 그리고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는 것--이것이 러브크래프트 소설의 핵심이라 생각된다.


소재의 신선함은 제쳐두고, 다소 식상한 패턴이기는 하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매번 화자가 회상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형용할 수 없다는 공포와, 어찌어찌하여 살아남아 글을 쓰고 있는 화자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의 관점에서는 죽을 위기를 간신히 넘긴 사람이 어째서 일기장에 수기를 몇만 단어 분량으로 쓰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매번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는 화자의 생명력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크툴루를 본 사람은 모두 미친다면서, 어째서 수기를 기록할 정도의 정신이 남아 있단 말인가?


하지만 러브크래프트는 그 패턴에 익숙해진다면 괴기스러운 공포를 우리에게 선사하는 작가가 된다. 그의 신들은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공포라는 장르를 개척해 냈다. 그의 세계에세 헤엄치는 우리는 처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상대가 우리에게는 일말의 관심도 없이 오직 악만을 관념으로 지니고 있을 때 엄습해 오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이전까지의, 그리고 이후 대부분의, 호러 소설들이 공포를 보여준 뒤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졌었다고 한다면, 러브크래프트의 신들은 그런 것 없이 오직 순수한 공포만을 보여줄 뿐이다. 크툴루가 증기선한테 발렸다는 건 잠깐 무시하자


크툴루와 다곤의 참모습을 장관한 자들이여, 공포에 떨어라. 광기와 죽음이 불가항력적으로 엄습해 올지어다. 너희들은 괴기스러운 신들 앞에서 종말을 맞이할 운명밖에는 모를 존재들이다.


시험 나흘 전에 이러고 있는 내가 레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