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근 후 무언가 공허함을 느껴 도서관에 갔다. 그곳의 평대에서 표지가 눈에 띄는 책 한권을 집었다. 본래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독서를 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었다. 그래도 변덕때문인지, 일단 집은것은 놓기 싫었던 것인지 그 책을 집어서 읽었다. 한 아이가 호리병 모양의 통에서 사탕을 꺼내는 이야기였다.
아이는 통 속에 손을 넣고, 사탕을 가득쥐자, 손을 꺼낼 수 없었다. 많은 사탕을 쥐어 좁은 호리병의 주둥이를 통과하지 못했기 까닭이다. 손이 꺼내지지 않자, 아이는 당황했다. 그러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조언했다. "손에 움켜 쥔 사탕을 조금 놓아보겠니?" 라고 말이다.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 약간의 사탕만을 쥐었다. 그 때 비로소 아이는 사탕을 꺼낼 수 있었다.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였다.이 이야기를 읽고 동화 속 아이와 내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아이처럼 욕심에 가득 차 사탕을 놓을 줄을 몰랐다. 동화 속 아이와 나의 차이점은 아이의 엄마처럼 나에게 조금 놓아보라고 조언해줄 사람이 곁에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커와서 그랬는지, 내가 동화속 아이었다면 그 호리병을 깨고, 사탕 전부를 꺼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엄청난 욕심쟁이었다. 내 탐욕을 뒷받침하기 위한 능력도 있었다. 사회에서 말하는 속히 "엘리트 코스"를 밟는데에도 성공했다. 중학교 시절에 열심히 준비하여 특목고에 입시하는데 성공했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문대에 입학했다. 그 후엔 외국계 투자회사에 입사했다. 돈을 많이 벌었지만, 내 탐욕을 채우기엔 아직은 부족했다. 어릴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이었다. 그들은 식사로 한 끼에 수십만원이나 하는 음식들을 심심치 않게 먹었다. 또한, 그들의 차를 대신 운전해 주는 기사가 있었다. 그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고등학교 시절엔 고등학교가 멀어 지옥같은 지하철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공부했다. 그 결과로 지금처럼 성공한 것이다. 아직 차를 운전해주는 기사도 없고, 수십만원씩이나 하는 음식들을 먹어치우진 않지만, 누가 보기에도 성공했다고 보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나는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운전기사가 있고, 미슐랭 레스토랑에 가는게 부러웠지만, 지금은 크게 부럽지는 않았다. 아마 이미 비슷한 것들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물론, 내 탐욕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다.뭐랄까. 이 부분은 이정도는 채웠으니 괜찮으니 다른걸 채우자?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누리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되돌아보니, 나는 학창시절 누군가와 많이 어울린 경험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의 나는 미래의 내가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어 인간관계보다 성공, 그리고 학업에 열중했다. 그것을 움켜쥔 지금에서야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나의 성공에 대해 분명히 자부심도 있었으며, 떳떳함도 있었다. 찝찝하고 아쉬운 기분을 환기 하기 위해 나는 다른 책을 집었다.
그 책은 어떤 사람의 여행 수기였다. 그녀는 부자도 아니었으며, 마땅한 학력도 없었다. 책은 단순히 책의 작가가 여행을 떠나고, 사람을 만나고, 그 때 겪었던 느낌, 기분에 대해 서술했다. 나는 그 책을 훑으며 그녀를 비웃었다. 그녀는 믿을만한 저축이 있는 것도, 학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앞으로 먹고 살기에만 급급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난 그녀와 달랐다. 화려한 커리어를 지녔고, 이미 돈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났다. 심지어는 넘쳐났다. 그래서 앞으로 돈의 노예가 될 그녀를 안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그녀는 안타까운 사람이다. 그렇게 한동안 그 말을 곱씹었다.
그러던 중 의문을 품었다. 그녀는 내가 겪지 못한 사람과의 많은 만남을 겪었고, 그 대신에 돈을 많이 번 것일 뿐이 아닐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안도했다. "난 만남을 별로 겪지 못했지만, 이미 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났으니 이제부터 겪으면 된다. 그러나, 그녀는 만남은 많이 겪었지만, 앞으로 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성공했고, 모든것을 챙길 수 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내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그 여행 수기를 사서 챙겼다. 앞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가끔 한번쯤을 훑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여행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그날은 앞으로 펼쳐질 여행을 생각하며 부푼 꿈을 안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점심시간,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적당한 패키지 여행을 골랐다. 그리고 내겐 그 여자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많은 돈이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나는 흡족했고, 휴가철 여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는 같은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을 신청한 사람들과 일주일간 유럽여행을 시작했다. 패키지 여행은 편안했으며, 볼 거리는 많았다. 어느 거리를 가도 기분이 새로웠다. 항상 내가 걷던 거리가 아니었고, 단지 그것만으로도 내게 신선한 기분을 제공했다. 콘크리트가 아닌, 각각의 모양이 다른 돌로 된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기분은 의외로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그 지역들을 갔지만, 그저 방관자였다. 그들의 삶에 어떠한 것도 남기지 못하고 나에게도 어떤 것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기껏해야 그곳의 풍경. 이 여행속에 "만남"이 없다는 것을 나는 뒤늦게야 깨달았다. 여행지의 삶을 누려보고 그들과 교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급속도로 불쾌해졌다. 그 차이를 몰랐을리 없는 자신이 이런 실수를 한 것이 불쾌했다. 그래서 하루빨리 본국으로 돌아가 마치 여행 수기를 쓴 그 여자처럼 진짜 여행을 할 계획을 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 한 구석으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본국에서 계획할 때는 분명, 완벽히 짜였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것이 실수인가?'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짧은 여행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여행을 그리면서. 이번에야말로 라는 생각을 하며 여행계획을 술술 써내려갔다. 그리고 일들을 모두 처리하고 퇴근할 무렵이 되었을 때, 여행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만족의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뒤늦게 알아챘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내가 여행에서 바라는 것은 여행 속에서 현지의 사람을 만나며 교감하고 느끼는 것이었고,그것은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만 했다. 직장을 다니는 것을 그만두는 것은 당연했지만, 어째선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이뤄왔던 것의 결정체가 바로 그 직장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인 회사에 다니는 월급쟁이들은 상상하기 힘든 연봉, 그리고 누구에게나 선망이 되는 그 직장의 이름. 성공했다고 불릴 수 있는 징표의 화룡점정엔 바로 그의 직장에 있었다.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그 어떤 감정이 내겐 있다.
나는 고뇌에 빠졌다. 고민했다. "돈은 분명 충분한데...? 돈이 충분한가?" 혼잣말로 당황한듯 말했다. 아무리 내가 지금까지 많은 돈을 벌었다고는 하나, 내가 죽기까지 이런 삶을 살며 쓰기엔 아마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충분하지 않은가?" 나는 혼란에 빠졌다. 어이가 없었다. 빈털털이 무일푼으로 여행을 떠난 그런 여자도 있는데 내가 돈이 부족하다니.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는 분명했다. 모든 퍼즐은 끼워진 듯 했다. 나는 여행을 떠날 용기가 부족했다. 직장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을 간 것이다. 재취직의 실패 가능성이 무서웠다. 돈의 속박에서 진정으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자신이었다. 자신의 성공의 징표를 잃고 실직자가 될 수도 있다는게 무서웠다. 나는 나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은 의외로 간단했다. 용기가 부족했다. 그래서 자신을 속이고 패키지 여행을 떠나 속이려했다. 그러나 깨달았다.
한없이 부끄러웠다. 자신이 실패한 인생이라고 욕하던 그녀는 그가 없는 것을 충만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앞으로 돈에 속박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허상이었다. 돈에 속박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앞으로도 속박되어 살 것은 오히려 자신이었다. 그녀는 오히려 돈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래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라도 돈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앞으로를 살아나갈 용기가 있었다. 그것이 내겐 없다. 분명 내가 여행을 오랫동안 다녀오더라도 돈을 버는데 훨씬 유리한 것은 나였다. 하지만 나는 두려웠다. 두려움을 이길 수 없었다. 그 한심스러움에 절망했다.
사탕을 꺼내려는 아이였다면 병을 깨서 모든 사탕을 가져갔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이 떠올랐다. 그 통을 깰 수는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깨더라도 그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아이의 엄마가 일러준 대로 조금씩 사탕을 집어 천천히 다 꺼냈으면 되었을 것을 왜 통을 깨는가. 어리석었다. 통속에 사탕을 가득 쥐고 사탕을 꺼내지 못하는 아이와 다를바 없었다. 엄마가 일러준 대로 조금씩 집으면 꺼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행하지 못한다. 집고 있는 사탕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두려움이 눈을 가려 자신을 속이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나는 그게 어리석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넘어서지 못한다. 용기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지금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알지만, 행하지 못한다.
직장의 동료가 나를 불렀다. 나는 그를 향해 걸어간다. 지금껏 한 생각을 접고 현실로 돌아온다. 일을 처리한다. 나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사표를 내지 않는다. 사표를 낼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는 일을 마무리 한 후 집에가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여행을 가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나처럼 좋은 직장을 갖고 훌륭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굳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그래, 내가 생각했던 것은 신기루같은 것이다.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것은 없다. 책, 영화 등 모든 훌륭한 대체재가 존재한다. 더해서 난 이미 얼마 전에 훌륭한 프로그램의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이미 훌륭한 생활을 하여 지루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있는 것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아침, 직장에 가며 혼잣말을 했다. "역시 여행을 가는건 어리석어.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쫓는 것처럼."
호리병을 뒤집어서 흔들면됨
사유 부족. 문장력 부족임. 필자 나이 20세초반으로 추정. 만약 중후반이면 삶을 돌아보길
미안한데 거의 일기수준도 안된다 문장이 너무 단순하고 개성도 없다
인물을 더 등장 시키고 대화를 넣어봐. 주인공의 인식이나 태도가 변하는 건 있는데 계기가 겨우 서점 가서 우연히 집어든 책 한 권이라 많이 심심하다.
좀 지나치게 알레고리적으로 교훈을 주는 데 치중하는 것 같아요. 소설답게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dc App
이런거 안올라왔으면 좋겠는데
습작 갤러리가 생겼습니다.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lists/?id=mooncr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