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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 > - 사토 유야 (학산문화사) 주진언 옮김
내 취향의 미스터리 소설 같아서 샀던 책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의외로 많은 분량의 책이다.
사토 유야의 소설답게 시작부터 주인공이 인육을 먹고 싶어 하는 욕구를 드러낸다. 그 심정은 나도 잘 안다. (아니, 어떻게?!) 나도 두 끼를 굶고 밖에 나와 보니 행인들이 모두 걸어 다니는 고기로 보였다. 저것도 고기인데 왜 못 먹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먹으면 감방에 가는 고기지만 못 먹는 고기는 아니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나도 참 제정신이 아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소녀, 고기 맛을 좀 아는 녀석이다. 다만 다른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오로지 인육만 먹을 수 있게 된 건 비극이다. 이 소녀를 진료해주는 의사도 어딘가 정상이 아닌 듯하다.
예상외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소설의 분량이 많은 만큼 내용도 복잡하게 꼬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도 끔찍하고 잔인하게 묘사된다. 우타노 쇼고의 ‘절망 노트’를 능가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다들 병든 인간들 같다.
집단 괴롭힘을 묘사한 장면은 역겹기 짝이 없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쓰나 싶을 정도다. 강제로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다이어트를 시키기 좋은 책으로 보인다.
코스프레나 애니메이션에 관한 상당히 많은 정보가 작중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저자가 꽤나 답이 없는 오타쿠로 보인다. 나처럼 순수하게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선 범접하기 힘들다. (응?)
소설이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진행되느라 아직 전반부만 읽었다만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쿠라사카 의사도 미친 것 같다. 인육을 먹는 소녀에게 진료를 한답시고 신선한 사람의 고기를 준비해 먹으라고 하다니. 다들 미쳤다. 나는 연달아 이런 잘도 미친 소설들을 읽는다. 이런 책들을 읽는 내가 제일 미친 것 같다.
도서실은 일본에서도 찐따들의 도피처 역할을 한다. 다들 그렇게 책덕후가 되어간다.
공작실에서 뜬금없이 시체가 발견된 이후부터 소설이 재밌어지려는 듯하다.
어린 소녀에게 인육을 요리해 대접하는 의사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육을 먹으면 그 육신의 주인의 기억까지 얻는다니. 참신한 설정이다. 이 소설에도 한계가 없어 보인다.
밀실 살인 얘기가 나오는 걸 보니 이제야 추리물의 요소가 엿보여서 다행이다.
아야카가 이 소설에서 탐정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래야 미스터리 소설답지! 허나 아마추어 여고생들의 추리보단 밀실 살인 전문인 우타노 쇼고의 작품 속 인물들이 훨씬 나아 보인다. 우타노 상, 그립습니다!
소설이 진행될수록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하나둘씩 모이는 느낌이다.
그나저나 작가의 덕력을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 아니, 의외로 내가 아는 것들도 종종 나와서 은근히 슬퍼진다. 차라리 2D에 관한 정보는 전부 다 몰랐으면 좋겠다. 엉엉.
야마모토가 타자와를 죽이는 장면은 흥미진진했다.
분량 문제로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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