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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나는 행복한 유년을 보냈다'로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글들을 마주하면 언제나 생각에 빠지게 된다.
P.57~59
[…] 이 글이 어떠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아무렇지 않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가 “좋으면 좋은 거지, 같은 건 뭐냐. 좋은지 아닌지 네 생각도 똑바로 말 못 하냐.”라는 추궁으로 눈가가 촉촉해지게 면박을 당한다거나, “사람들이 그걸 많이 좋아하더라고요”라고 했다가 “이랬더라고요, 저랬더라고요, 하지 말고 이랬어요, 저랬어요, 하고 말하란 말이다”라는 말과 함께 번개의 섬광과 같은 아버지의 눈초리를 마주하게 된다거나, […] 한동안 아버지를 피해 다니게 된다. 그러면 또 이 아버지는 서운해진다. “요즘 수상한데. 윤경이가 왜 이렇게 슬슬 아빠를 피해 다니는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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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8
“평생을 괴로워해도 다 알 수 없었는데.”
“그게 괴로우셨어요, 평생?”
“지금도 괴로워, 제일.”
“뭐가요?”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가. 그게 제일, 괴롭지.”
‘제일’
이라고. 아버지는 괴롭고 어려운 말을 한다. 거실 빈 구석으로 돌리는 아버지의 시선이 가여웠다. 자식으로서 부모가 가여워질 때 그 사이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 아버지는 어쩌자고 지금도 그게 제일 괴로운 평생을 살아온 걸까. 지금도 괴롭다는 아버지의 외로운 말은 이후로 나를 여러 날과 밤 동안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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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에에에이! 거 무슨 바보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사는 건데! 살아 있는 사람이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 받나!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의사가 시골에서 요양할 것을 처방했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소리를 지르며 크게 화를 냈다. 나는 화내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내가 뭘 크게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아버지가 화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짐작은 간다. […] 당신의 어린 딸에게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과 스트레스가 그 정도로 심하다는 것과 그것이 몸의 증상으로까지 나타난다는 것, 의사에게서 나온 대처법이라는 게 시골 목장의 요양밖에는 제시된 바 없다는 상황에 대해 불안하고 속이 상했던 것이다. 불안하고 속이 너무나 상한 나머지 그만 화가 나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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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ㅡ 그저


빛 인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