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클레스 비극 ‘안티고네’ – 개인이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중 ‘안티고네’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오이디푸스는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는데, 두명의 형제는 서로 골육상잔 끝에 동귀어진하고, 뒤를 이어 즉위한 크레온 왕은 차남 에테오클레스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름과 동시에 외세의 힘을 끌어들인 장남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들판에 버리고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금지령을 내린다. 안티고네는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혈육의 정에 이끌려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러주다 잡히게 되고, 결국 석굴에서 목을 매 자살한다.
테바이 비극인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3개의 작품은 모두 인간에 관하여 묻고 있지만 안티고네는 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에 관해 질문한다.
이 작품에서 발견한 주제는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국가 권력 속 개인’ 이었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크레온이 차분하고 총명한 것으로 묘사되던 것과 달리, ‘안티고네’의 크레온은 독불적인 느낌의 폭군으로 묘사된다. 이는 인간의 가변성과 함께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국가 권력을 상징한다 볼 수 있다. 안티고네는 장례를 치러주지 않는 것은 신들의 불문율 – 신들의 법을 어기는 행위라며 홀로 금지령에 맞선다. 크레온이 권력을 상징한다면 그에 맞서는 안티고네는 개인을 상징한다.
권력 앞 개인은 한없이 무력하고 안티고네는 결국 자살로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그러나 안티고네가 미친 영향력은 얕볼 수 없다. 개인을 상징하는 안티고네에 의하여 권력을 상징하던 크레온 일가는 파멸을 맞이한다. 안티고네의 약혼자이자 크레온의 아들이던 하이몬과 어머니 에우뤼디케는 자살하고, 크레온은 자신의 잘못된 결정에 후회한다. 이는 개인이 권력 앞에 무력한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개인이 권력에게 영향을 끼칠 힘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흔히 플롯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플롯이 갈등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갈등은 대게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사회와 사회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티고네는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 가진다. 개인과 사회 갈등의 특징은 약자와 강자, 소수와 다수의 갈등이라는 점이 있다. 다수가 질서를 이루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가진 발언력은 한계가 있고, 사회는 질서를 앞세워 개인의 의견을 묵살한다. 이것은 특히 근대에 자주 나타났던 현상이다. 근대는 발전이 가속화되기 시작한 중심이었고, 과학을 맹신했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행복은 무시당하던 시대였고 결국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그 값을 치루었다. 그렇지만 사회를 이루는 것은 결국 개인이다. 그 뜻은, 개인이 없으면 사회도 없다. 안티고네라고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신부의 침대도 축혼가도 없이, 결혼의 행복도 아이를 기르는 재미도 모른 채 죽은 이들의 무덤으로 내려간다는 안티고네의 한탄은 그녀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크레온에 맞섰는지 보여준다. 안티고네 또한 한 명의 여성으로서 평온한 삶을 희망했지만, 금지령이라는 불합리한 권력에 반발했다. 안티고네는 단지 자신이 정의라고 믿는 행위를 실천했을 뿐이다.
정의라는 말은 간단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렵다. 각자 정의의 기준이 다를 뿐만 아니라, 대게 정의는 불합리한 사회에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강자들과 대립해야 한다. 안티고네의 여동생 이스메네와 같이 불합리한 금지령에 불만은 가지지만, 안티고네처럼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어디서나 신념을 가지고 실천에 행하는 이들은 있기 마련이다. 작품에서는 안티고네가 그러하였고, 현실에서는 간디와 전태일 같은 사람들이 그랬다. 정의와 신념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몸을 불사지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권력에 저항한 이들의 희생이 의미가 없었는가? 영국 식민 통치에 저항한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은 인도의 독립을 쟁취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전태일의 희생은 대한민국 노동 환경에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정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사회에 확실한 영향을 끼친다. 소포클레스가 안티고네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도 이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개인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개인이란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며 약하면서도 강력한 존재다. 불합리한 권력 앞의 개인은 한없이 약하면서도 때론 권력을 흔들 정도의 강대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개인이 힘을 어떻게 발휘하느냐는 개인이 가진 신념과 정의에 비롯된다. 안티고네는 자신이 믿는 정의 -혈육의 장례-를 실천하며 권력을 상징하던 크레온을 파멸시켰다. 그 누구도 개인을 무시할 수는 없으리라.
잘 읽었습니다
내 생각엔 크레온은 단순히 불의한 폭력이 아님. 크레온의 명령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음. 왕으로서 국가 질서를 지킬 의무가 있으므로 반역자 폴리네이케스를 그렇게 취급할 수밖에 없었음(결과는 정반대였지만). 더군다나 오이디푸스의 일로 나라가 어지러웠으니까. 즉 크레온도 자신의 정의를 실천한 것. 물론 안티고네의 주장도 정당함. 반역자라도 자기 혈육이니까. 이렇게 두 가지 정당성이 충돌을 하니까 비극인 거고. 그냥 그렇다고 ㅎ
ㄴ 크레온에게 왕의 의무가 있었는건 사실이지만, 개인을 무시하고 철저히 법치주의로 가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함. 대표적으로 진시황이 그러했고. 크레온으로서는 나름의 이유였지만 결론적으로는 융통성을 배제한 독선적인 행위였고 크레온은 자신의 행동의 결실을 받은 것 뿐이라 생각함.
물론 내가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크레온의 이유는 단순한 변명에 불과하다 생각함. 융통성과 개인을 배제한 결과를 받은 것 뿐.
가끔 중딩이나 고딩이라고 자처하는 글들이 보이는데 우리 귀여운 물머기처럼.... 진짜인지 가짜인진 몰라도 그걸 굳이 밝혀넣는 자의식은 뭔지 종종 궁금하긴 하군..... 논외로 글은 잘봄 ㅊㅊ
문창과 희망하고 있어서 넣은건지 저도 제 자의식은 잘 모르겠음 그냥 아무생각 없이 자연스레 들어간 듯
크레온의 이유가 변병이라...그럼 크레온이 금지령을 내린 이유는 단순히 그가 악해서?
악해서가 아니라 법에 복종시키기 위해서. 내 눈에 크레온은 진시황과 같은 존재임. 크레온 입장에서 금지령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옳은 행위였겠지만 개인을 무시하는 행위는 옳지 못한 행위고 크레온은 그 대가를 치룬 것이라 생각할 뿐
법에 복종시키려는 이유가 뭐지? 국가 질서를 유지하려고 하는 거 아닐까? 예외를 허용하면 법질서는 무너지거든. 왕부터 반역자를 추방한다는 법을 지키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내 말은, 개인을 짓밟는 게 옳다는 건 아니고, 개인 존중과 질서 유지 그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한다는 거야. 개인이 무시당하는 사회는 옳지 못하지. 그러면 법질서가 무너진 사회는 옳을까?
네가 틀렸다는 건 아니라 너무 선악구도로 보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면 무시해도 좋음 ㅎㅎ
맞는 말이긴 한데, 결국 두가지가 잘 융화되는게 옳은 방향인데 크레온의 경우는 질서 유지를 위해 친족의 정까지 버리게 한 것으로 너무 한쪽에 치우ㅈ진 경우라 생각함. 의도는 이해하나 선택 자체가 악이라 보는거지. 크레온 자체가 악이란건 아님.
어떻게보면 크레온도 불쌍한 인물이긴 하나 선택으로 하여금 개인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국가권력이 되는거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거니까 뭐..
내 고딩시절 떠오른다.그때 음악사이트에서 리뷰쓴거 메인에 올려주고 그랬는데. 요샌 저렇게못쓰겠음
근데 고딩이 대단하넹 ㄷㄷ 난 고딩 때 방학되면 맨날 피씨방이나 갔는데 암튼 글 잘 읽었어 즐독
되도 않는 정의드립 ㅋㅋ 아무데나 정의 붙이는거 아니다. 한때 정의가 유행어였는데 정의의 몇몇 특성 가지고 비슷 하다고 아무데나 갖다 붙이지 말고 그 본의미가 맞아야 쓰는거지.
정의는 상대적인건데 본의미는 무슨..?
애초에 안티고네 이야기할때 정의는 한번씩 언급되는 주젠데 책 읽어는 보고 말씀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