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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미국 교수는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고위직에 많은 이유는 사회 구조적인 원인 때문이 아니라


원래 '자연적'으로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의 비율이 남자쪽이 여자쪽보다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근데 자명한 것은 사회구조적인 차별이 현존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결과만 두고 '자연'과 '사회구조' 중에 무엇이 이 결과의 원인인지를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사회 상태에 비추어볼 때, "남성과 여성은 어떤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른가?" 하는 지극히 어려운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정확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 사실 환경이 사람의 성격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분석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사이의 도덕적, 지적 차이가 너무 커서 그 간격을 도저히 메울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천성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교육 또는 외부 환경의 탓이라고 설명될 수 있는 것을 모두 빼고 남은 것만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연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굵은 글씨 표시 인용자) (John Stuart Mill, <The Subjection of Women>, 서병훈 옮김, <여성의 종속>, 책세상, 2006, 50-51면.)



여기서 존 스튜어트 밀이 말하는 것은 실제 우리가 지금 사회에서 바라볼 때,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해도 그것을 근거로 여성과 남성이 원래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라고 추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환경이 또한 남녀에게 큰 영향을 주는데 우리는 환경을 전적으로 배제한 결과를 지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저 위의 짤방에서 미국 교수가 "지금 현재" 직장에서 성공하고 미치도록 일하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는 점을 내세워서,


"일에 미친 사람"의 남녀 격차가 지금 이 정도까지 벌어지는 게 원래 "자연적"인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원인을 결정하려고 한다면,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통제를 해야만 한다는 실험 설계의 기본적인 상식이다. 



"(...) 여성이 남성보다 더 낫다고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듣게 되었다. 그러나 그 말은 '병 주고 약 주는' 격의 고약한 반어에 지나지 않는다. (...) 여성이 남성보다 나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그런 자기 희생을 위해 태어났고 또 그렇게 창조되었다고 교육을 받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나는 이 점에 대해서는 별로 강조하고 싶지 않다. 남녀평등이 실현되면, 오늘날 여성이 이상적인 성격이라고 인위적으로 각인되고 있는 그 과장된 자기 부정이 누그러질 것이고, 훌륭한 여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최선의 남성보다 더 자기희생적인 면모를 보여주지도 않을 것이다. 반면에, 남성들은 현재보다 훨씬 덜 이기적이고 보다 희생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위의 책 87면)


밀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가정적이고 희생적이라고 칭송하는 것은 마치 '병주고 약주는 식'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을 그런 식의 편견을 가지고 교육을 시켜놓은 결과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밀이 거듭해서 얘기하는 것은 지금 현재의 결과를 가지고 섣불리 본성을 얘기하고 단정을 짓는 것(저 위의 미국교수처럼)이 남녀평등의 실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성을 따질려면 일단 더 사회구조가 평등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


밀턴 프리드만과 같은 경제학자들이 말했듯이, '자본주의'는 불합리한 미신적인 고용 차별을 철폐하도록 하는 힘이 있다. 


가령 여성과 남성의 능력이 동일한데 일부러 여성을 고용하지 않는 자본가는


그와 달리 합리적으로 능력만을 보고 고용을 하는 다른 자본가와의 경쟁에서 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여성차별이 존재한다. 


왜 그럴까?


실제로 여성을 차별하는 게 자본가 입장에서 합리적인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이윤이 생긴다면 원숭이도 고용하고 남을 사람들인데, 여성하고 남성이 동일한 능력이 있는데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적다면 여성만 고용하면 이득이 될 텐데, 왜 그렇게 안 하냐!!" 라는 말이 있는데. 그래, 여성 뽑는 거보다 남성 뽑는 게 회사에서 더 이득인 거 맞다. 그래서 더 선호를 하니까 남성 임금이 여성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여성의 임신, 육아에 대해서 배려를 해주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 이미 남성 위주의 회사에서 남성을 계속 더 뽑으면 여러가지 갈등이 생길 여지도 더 적다.


그래서 쉽게 말해 자본가는 남성을 여성보다 싸게 부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도덕적인 관점에서는 회사가 무한정 이윤만을 추구하도록 냅두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흑인을 차별하는 문화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회에서는 알바생 하나라도 같은 값이면 백인을 고용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서


여러모로 더 이득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윤 추구라는 '합리적' 목적을 갖고 피부색으로 차별을 하는 것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인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임신을 하고 육아를 한다는 점과 이미 회사 문화가 남성 위주로 조직되어 있다는 점은 여성을 차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정부는 더 엄격하게 회사의 차별을 감시하고, 여성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