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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한 퇴역탐정이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 주인공인 기 롤랑은 과거의 기억을 통째로 상실하고, 위트라는 사람에게 거두어져 탐정사무소에서 일을 한다. '기 롤랑'이라는 이름 역시 위트가 지어준 이름이다


- 위트가 탐정사무소를 그만두고 떠나면서 기는 그동안 미뤄왔던 일인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 그러나 그들의 기억은 애매하고 단편적이다. 기억을 잃은 시점에서 이미 1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대부분이 죽거나 기억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 소설의 중간중간 보고서, 편지 형식의 글이 나온다. 화자의 과거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로, 객관적인 문체로 화자의 과거 친구들에 대해 알려준다


- 후반부에 가서는 화자의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가며 묘사된다 (정황 상 일부 기억을 되찾은 것으로 보임)


- 그러나 그 기억조차 파편화되어 화자의 전체 과거를 알 수는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화자가 어떤 일을 하다가 기억을 잃었는지에 관한 약간의 정보뿐이다


- 솔직히 전체적인 서사가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떤 서사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래도 중반부까지는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으나 중반부에서 나타나는 보고서, 단편적인 과거, 1인칭 ↔ 3인칭의 묘사 시점의 변화 등으로 인해 읽는 내내 혼란에 빠졌다


- 그렇지만 그러한 혼란이나 무질서, 서사의 붕괴에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소설도 괜찮네”라고 생각했다. 등장인물들이 말할 때 하나같이 말줄임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을 더 받았던 것 같다


- 작중 화자는 “과거보다는 현재가 중요하다”라는 말을 위트에게 하는데, 과연 그런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과거는 현재 여기 존재하는 자신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과거를 잃어버린 기 롤랑이 과연 제대로 된 현재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위와 같은 말을 하는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 이것은 내 개인적인 해석이고, 아마 작가가 하고팠던 말은 나와는 달랐던 것 같다. 단편적으로 묘사되는 기억에서 화자는 전쟁을 피해 피신하다가 기억을 잃었는데,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혹성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 여러모로 신기한 소설이었다. 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것 같은데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 읽고 나서 불쾌함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 다만 호불호는 매우 갈릴 것 같다. 다행히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를 싫어하지 않아서 몰두해서 읽었지만, 솔직히 재미는 없기 때문에 안 맞는 사람은 중반부에서 중도하차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