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깄는 사람들 대부분 그렇겠지만

학교 다닐 때 남들보단 독서를 많이 했지

물론 독서말고도 재밌는 거 많아서 이것저것 다 했다

여자애들도 만나고 노래 좋아해서 노래방도 많이 가고

여자얘기 쪼금만 꺼내도 기만이라하니까 잘 안하지만

암튼 많이 놀았어 공부 존나 안 하고 근데 또 책은 보고

그만큼 책이 재밌어서 읽었음 어릴때부터 그냥 유희로



몰래 오토바이 타고 친구들 술 훔쳐마실때

학교나 카페에서 책보고 그랬음

애들이 헐뭐해 이런 반응이었고

지금 무슨 짓 하는 거냐는 식으로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데.. 암튼 난 몰려다니는 것도 싫어했고


내가 문학입문이 일문학이었고

그때도 인간실격 설국 하루키 이런 걸 주로 읽었음

애들 다 읽는 장르문학은 죽어도 싫고

그런 소설들이 후벼주는 중2감성이 있어서

지금도 그런 근본때문에 일문학이 가장 끌리는데


그땐 더 심했고 책상에 늘 일본소설 한 권씩 비치하고 지냈음

그러다 어느날 자리를 바꿨는데 거의 얘기 안해본 애랑 짝이 됐어

남자애였는데 그냥 조용하고 공부 하고 머리는 씹덕같고..


근데 얘가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열심히 하길래

한 번 그걸 구경했는데 그게 학교공부가 아니라 일본어인거여

그래서 오 일본어 잘해? 이거 읽어봐

하면서 내 책 보여주고 그런 식으로 말을 텄음 



알고보니까 미친놈이 공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일본어 공부하느라 정신 팔려서 나랑 비슷한 거야 

자기는 일본의 문화가 좋대 그래서 가서 살고싶대

애들이 친일파라고 놀리면 그건 또 아니래

정치와 문화는 따로고 자기는 한국에서 태어난거 좋은데

다만 일본의 문화가 자기랑 잘 맞는것같대

그런 식으로 자주 말했고..

혼모노새끼 안경 벗고 머리 잘 빗으면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친해지고 나니까 코스프레한 사진도 보여주고 열쇠고리 자랑하고

라노벨 숨어보고 그때 참 그런 거 많이 배웠음


대신 나는 걔한테 순문학 많이 알려줌

나도 잘 모르지만 내가 재밌게 읽었던 책 빌려주고

근데 그 감성이 그 감성인지

의외로 되게 금방 좋아했음 

나중엔 자기는 원서 사보고싶다고 그러고..



암튼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걔는 두 사람 이상 대하는 걸 어려워했음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짝 되고 나서부터 내가 밥 같이 먹자해서 

반 남자애들 최대한 모아서 같이 밥도 먹고 축구도 하고 그랬음

운동신경은 또 좋아서 씹덕주제에 축구농구 잘 하고;;

전체적으로 다 같이 노는 분위기가 되니까

또 섞여서 잘 놀고 부담없어 하더라


뭐 조잡한 에피소드는 많은데 그러고 걔는 수도권 일문과 갔음

스무살 이후에 술 몇번 마시고 군대가고 

나는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걔는 뭐 편입했다는 소식도 있고 유학 갔다는 소식도 있고

그러다 얼마전에 친구결혼식때문에 다른 친구한테 들었는데

아예 일본에서 번듯하게 직장도 구하고 잘 살고있는 것 같더라고


그런 결과를 보니까 

왠지 나에 대해서 더 생각이 많아진다

걔는 지금 어떨까 행복할까 

뭐 딱히 연락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아닌데..

그렇게 남들 좆까라하고 지맘대로 살면서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음

그래야 나도 좀 그럴 수 있을 거 같고..

출근하니까 책상위에 가지이 모토지로가 보이네

어유 일뽕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