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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로가 펼쳐진 초원에 소년 하나
와서 놀곤 했어. 초원에는 맨발로
즐겁게 뛰노는 개구쟁이들이 있었지.
그들과 풀밭에서 맨발이 되는 건 즐거운 일.
멀리 불빛이 켜지던 어느 날 저녁 도시에서는
총소리가 메아리쳤고, 바람결에 무서운 난리 소리가
간간이 실려 왔었어. 모두들 침묵했어.
언덕 기슭에선 바람결에 실려 온 불빛들이
점점이 흩어졌지. 밤이 깊어지자
모든 건 빛을 잃었고, 졸리움 속에
신선한 바람만이 남아 있었어.

(내일 아침 소년들은 또다시 돌아다니고
아무도 난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감옥 안에는
말없는 노동자들이 있고, 누군가는 이미 죽었다.
길거리엔 핏자국들이 얼룩져 있다.
멀리 도시는 태양과 함께 잠이 깨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다. 서로 얼굴만 바라본다.)
소년들은 초원의 어둠을 생각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어. 여자들마저
아무 말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어.
소년들은 이따금 계집애들이 놀러 오던
초원의 어둠을 생각하고 있었어. 어둠 속에서 계집애들을
울리는 건 재미있는 일이었어. 장난꾸러기들이었지.
도시는 낮에는 즐거웠어. 저녁이 되면 말없이
멀리 불빛들을 바라보며 난리 소리를 들었어.

지금도 도로가 만나는 초원으로 소년들은
놀러 가곤 하지. 밤에도 마찬가지이다.
그곳을 지나가면 풀 냄새가 난다. 감옥 안에는
여전히 똑같은 사람들이 있고, 그때처럼 여자들은
아이들을 낳고 아무 말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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