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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아재의 신작.

큰 틀은 미니 고대 중국사 느낌이다. 북방의 유목국가와 남방의 농경국가가 싸우고 허물어지고 그 속에서 인간도 동물도 생로병사를 겪으며 사라진다...

캐릭터도, 문장도, 표현방식도 김훈 유니버스(?)에서 자주 만나본 것이다. 이것저것 자기복제된 느낌. 판타지는 첫 시도이지만 크게 새로운 느낌이 없다.

작품 전반에 무상감, 비애감이 짙게 배어있다. 어딘가 이야기가 헐겁고 흐릿하다. 스스로 실컷 썼다가 슬쩍 지우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완독했다. 그의 오랜 독자로서 나까지 헛헛했다.

그의 전작인 <연필로 쓰기>에선 슬슬 삶의 막바지를 받아들이는 70대 노인의 내면이 비친다.
앞으로 김훈 아재의 신작이 몇 권이나 나올까,
3권? 4권?
나온다 해도 아마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오긴 힘들 것이다.
김훈의 삶과 작품이력은 마치 초나라의 늙은 왕처럼(이번 작의 등장인물) 스러져가는 듯 보인다.

70대의 소설가는 자신의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감정을 투사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끝내 자진하는 늙은 왕인지, 자연인이 되어버리는 왕자 '연'인지는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는 허무하고 맥빠지는 인간세상을 초월한, 자유롭게 초원을 달리는 말을 바라보는 지도 모르겠다.
노년의 작가는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을 꿈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