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땡겨서 그냥 집어서 빌리고 봤는데


김삿갓의 생애를 픽션으로 다룬 거더라.




이문열은 늘 그렇듯


미친듯한 글빨 하나는 무지막지한 작가인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소설에서 그렇게 강조되는 동양적 교양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좀 들었다.


어떤 의구심이냐면




수준이 너무 낮다.


하지만, 그런 내 평가와는 별개로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당시에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은, 30년 전에 쓰여진 책이니 그 시절의 일반인들에겐 이것이 아마 높은 교양의 수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 시절엔 찾아보기가 좀 힘들었나, 의식도 비판하는 거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반감이 무척 강할 때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높게 생각하나보다, 라고 내맘대로 생각해본다.



하지만 잘 쓰여진 소설이라 생각한다.


특히 삿갓이 찐시인과 만나서 처음 시를 지었을 때 대담은, 다시 봐도 감탄이 나고 또 다시 봐도 감탄이 난다.


서양의 예술과 지성의 역사는 '여백'을 인정하지 않으나 동양은 인정한다.


이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아드니

(松松栢栢岩岩廻)

산과 산, 물과 물 가는 곳마다 기이하구나.

(山山水水處處奇)



이것에 대해서 찐시인이 칭송하는 이야기다.


'어르신 이것에 대해서 3구와 4구를 읊어주십시오'


'이것으로 족하니...더 할말이 없네.'


'네?'


'....젊은이가 어찌 시경의 묘를 깨우쳤을꼬? 이 두 구절로 금강산이 그려지니 나는 할 말이 없네.'




각색해서 말하자면 대충 이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