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존재한다. 소박하지만 순간 다가오는 행복의 순간이. 고개를 들어보니 밤하늘 정경이 좋을 때라던가, 공부 열심히 하고 새벽에 도서관을 나올 때 드는 상쾌함, 운동하고 나서 느껴지는 즐거움 뭐 기타 등등.

하지만 소확행이라고 하며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5천원어치 떡볶이를 달라고 하면서 10만원어치 떡볶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일단 무엇인가를 돈으로 소비하고, 그걸 또 인스타에 올리며 자랑을 한다. 솔직해지자면, 거지근성보다도 못하다. 첫째로, 행복한 사람은 그런 식으로는 자랑하지 않는다. 둘째로, 인간이 양심이 있으면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포장하고, 지금 하는 일이 바랬지만 하지 못하는 일보다 더 좋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결과적으로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자랑하는 또라이같은 행태이다. 거지근성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도끼가 자신의 저서에서 까는 입진보들이 바로 이렇다. 도끼는 흉악한 죄수라도 최소한 자신이 저지른 죄는 인정을 하는데, 요새 잡것들은 자신의 죄를 죄로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깐다.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은 걸 받아들이고 행복을 위해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억지로 행복하다고 최면을 걸고 타인의 인정을 구걸하면서 보기 좋을 거라고 생각하면 좀 곤란하다. 좀 곤란한 정도가 아니라, ‘난 행복해지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행복론이라고 하는 것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것은 절대로 행복이 될 수 없다. 아q정전이 괜히 유명해졌겠는가.

소확행이라는 용어 자체는 돌아볼만한 가치가 있으나, 그것을 뜯어고쳐서 자신의 인정욕구를 위해 소모하고 있으면 정확히 말해 그것은 거창하고 확실하지 않은 행복을 바라지만 그것을 추구할 용기조차 없으니 소소한 소비를 통해 확인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이런 비겁함을 혐오한다. 아마 소확행이라는 용어에서 독갤럼들이 느끼는 혐오도 비슷한 거라 생각하고.

동시에, 이러한 패션형 소확행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 어쨌든 삶을 환기시켜주는 정도는 되니까, 또한 남들에게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얻어터지고 교정할 기회도 되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참 시끄럽지만 바르게 나아갈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가장 확실한 독은 자신이 중독된 것을 알지 못하는 독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유대를 강박스럽게 추구하는 경향은, 행복과는 동떨어져있을지 몰라도(난 동떨어져있지 않다고 생각) 아큐정전의 주인공처럼 안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하나는 정말 충실히 따른다는 생각이 든다. 소거법으로 확실하지 않은 행복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