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어제 김승옥의 건인가 하는 소설이 여혐이라는 비판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건의 내용은 대충 여자 하나 강간하고 남자 화자만 성장하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형식인 거 같다.(건 안 읽음)
요컨대 여자를 노리개 취급했으므로 김승옥은 여혐이다, 라는 거 같은 말인데
그럼 사람을 노리개 취급하는 인물은 소설에 나오면 안되는건가? 그건 아무리 봐도 아닌 거 같으니까
아마 혐오라는 의미가 좀 심층적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여자의 인격을 짓밟는 인물을 통해 일반 사람들이 그것을 학습할까봐 두려운걸까? 오지랖이 심한 거 같긴 한데
어쨌든 건의 화자가 일반적인 여자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으니 김승옥 여혐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 화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반대로 이렇게 말해도 될 법하다.
'역겨운 남성 주체를 내세워 남자에 대한 부당한 이미지를 씌운 남혐 김승옥 out'
1.
어제 그 글을 읽고 든 생각은, 소위 작가라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태도가 타당하거나 바람직하다거나 이런 차원을 떠나서 효용이 의심된다.
요컨대 가르치거나 말거나 혐오를 할 사람은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혐오를 누가 하는 것인가?
2.
건을 읽고(나는 안 읽음) 남성주체에게 호감을 가질 인물, 혹은 여자를 막 다루는 인물이 있다면
그건 그 친구가 좀 하자가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가 깊거나, 정신승리를 하고 싶거나.
인간관계에서 상처가 깊은 경우는 사람이 고장난 케이스고(00년쯤 일본의 sm클럽 종사자 중 대다수는 부모에게서 받은 학대로 인해 정상적인 성관계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었다고 함 in 자살보다 섹스), 정신승리는... 글쎄 그냥 답정너를 시도하고파서 뭐든지 자신의 잣대로 곡해해서 보는 케이스고.
상처받은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문제는 후자의 케이스다.
3.
나는 도끼가 보수주의자라는 말에 약간 의구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
그냥 진보를 혐오한다기보다는 진보를 패션으로 삼아서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임.
그렇다면 어떤 사상이나 사실을 곡해해서 남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자존감을 채우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을 깐 거 아닌가?
마찬가지로 남혐 여혐 문제의 근원에는 그들이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4.
남혐 여혐의 문제가 아니라, 패션으로 세상사는 것 좀 관두고
사람들에게 좀 생각을 하며 살자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김승옥의 건이라는 소설을 통해
여혐을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혐을 안하게 될 것 같은데??
그리고 그들의 논리에 맞추어 생각하기에 따라서 김승옥의 소설은 오히려 남혐이라고 봐야될 것도 같은데??
따라서 그들이 까고 싶은 사람은 사실 도끼와 마찬가지로 적당한 패션주의자라는 게 내 결론이다.
뭔가 까고 싶은 거랑 까는 대상의 간극이 너무나 큰 거 같아서 잠깐 생각을 해봤음.
허수아비 조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소설을 어떻게 봤길래 그런 논란이 일지?? 오히려 건은 한국 전쟁 이후 야생적인 폭력이 횡포할 수 밖게 없었던 시대를 살아야만 했던 한국의 우울한 시기를 회고하는 소설 아닌가. 윤간모의도 폭력의 일환으로 제시되는거지, 여혐이네 뭐네 하는 식으로 까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응~ 피해당사자인 여자가 그렇게 느꼈다면 여성혐오야~ 태생적 차이로 인하여 공감하지 못한다면 감수성이라도 길러 맨스플레인하지 말고 ^^
까일 대상이 잘못되었다는 게 내 말의 논지임.. 비판이야 뭐 남들한테 그거 읽지말자고 강요하는 수준만 아니라면 나올 수도 있겠지. 똥글이면 옹호받지 못하고 일리 있으면 옹호받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