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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해머
Lucifer's Hammer / 래리 니븐, 제리 포르넬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소개 및 특징

루시퍼의 해머는 77년 출간되었고, 이듬해 휴고상 후보에 오른 sf 소설이다. 혜성이 떨어져 좆된 미국인들의 이야기다.
길다. 영어로 500페이지, 한국어로는 3권, 1200페이지다.
완결난 미드 밤새 몰아보는 거 좋아하는데, 체감상 미드 두시즌 달린 느낌이다. 미드와 다르게 질질 끄는게 없다.
등장인물이 많다. 크게 다섯 그룹, 그룹별로 넷 정도의 인물이 중요하니 얼추 스무명, 그 이상의 생존기가 나온다. 덕분에 인물이 초반에 헷갈릴 수는 있어도 지루하지는 않다.
이야기가 잘 짜여졌다. 발단-전개-절정-결말 이라는 플롯에 충실하다. 일부러 긴장감을 만들어 다음 장을 보게 하는 작위적인 테크닉이 없다. 서스펜스,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


줄거리

아마추어 천문학자 팀 해머가 혜성을 처음 발견하고 그의 이름을 따 해머 혜성이 된다. 베테랑 프로듀서인 하비는 해머 혜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이는 흥행한다.
나사의 관측소 소장인 스파크는 혜성을 통해 시민들이 우주에 관심이 갖기를 희망한다. 하비와 스파크는 지역 상원 의원인 젤리슨을 설득해, 미국 정부가 우주선을 발사해 혜성을 관측하도록 한다.
한편, 지역에는 완공을 앞둔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혜성을 통해 종말을 예언하는 사이비 교주가 있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우주 비행사가 있다. 사람들이 혜성 관측하러 떠난 틈을 노려 한탕 하려는 갱이 있다.
혜성은 교주의 말처럼 세계의 종말을 부를 대재앙인가? 혹은 하비나 스파크처럼 사람들의 관심과 돈을 모을 기회인가?
혜성이 지구에 근접할수록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 속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감상

이 책을 보기 직전에 1초후를 봤다. 1초후가 진라면 순한맛 이라면 루시퍼의 해머는 부대찌개 정도 된다.
1초후는 루시퍼의 오마주라고 할 정도로 서로 전개가 유사하다. 차이는 전자는 우리는 이미 좆됐지만 앞으로 더 좆될거고 꿈도 희망도 없어... 라면, 후자는 좆대따 얼른 움직이자! 어쩌면... 어쩌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다. 재난 상황의 끔찍함을 절감하는데는 1초후가, 재난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의 인과를 보는데는 루시퍼의 해머가 낫다.
루시퍼는 방대하고 충실하다. 한 때 책을 안보고 미드만 본 적이 있는데, 미드는 용두사미가 많고 시청율 따라 내용에 장난치는 게 많아 지금은 안 본다. 루시퍼를 보는 동안 아주 잘 만든 완결된 미드를 보는 것 같아 좋았다.
인물들이 다양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충실하게 설득력 있게 다뤄진다. 뻔한 캐릭터, 뻔한 선악의 구도가 없다. 특히 루시퍼는 남녀노소, 흑백을 균형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좋았다. 아포칼립스 속에서 성인 남성과 어린 여성의 차이는 미미할지도 모른다.
PC적이다.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은, 전형적인 마초 백인 남성이 아니다. 당뇨를 앓는 배 나온 중년 과학자, 심장 질환을 앓는 노년의 상원의원, 열세살 난 목장의 소녀, 운전을 잘하는 여자 회계사, 재수없지만 침착하고 이성적인 상류층 부인 등. 물론 주인공스러운 남자들도 많지만 그들 모두 약점이 있다. 많은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서로 균형이 맞아서 작가가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요새 비가 많이 오는데 일주일 정도 책을 읽는 비오는 밤이 참 좋았다.


추천&비추천

미드 로스트나 워킹 데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책은 미드와는 다르게 용두사미가 아니다. 대신 긴 호흡이 필요하다.
고전적인, 잘 짜여진 소설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많은 인물들이 저마다 약점 강점을 보이며 사건에 대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쓴 재난물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게 그 책이다.

주인공 위주로 사건이 전개되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인물이 많이 나오고 초반부가 지루할 수 있다.
흥미롭고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고전적인 발단-전개-절정-결말이라는 플롯에 충실했다. 스릴러나 서스펜스는 부족하다. 극한의 상황으로 인물을 몰아넣고 이를 타개하는 식으로 재미를 주지 않는다. 반전이나 아이러니 같은 것도 없다.
작가의 고유한 목소리를 중시하는 사람한테 추천 안한다. 작가는 철저히 활자 밖에 있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선이나 고유한 세계관 이런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