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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읽은 나브코프의 작품은 롤리타, 창백한 불꽃 밖에 없었다. 아무 생각없이 알라딘을 구경하다가 절망이 보여서 사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나브코프의 특징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다. 로리콘이라던가 정신이 나간 교수 같은 그런 사람들. 하지만 절망의 초반부에선 그런걸 잘 느끼지 못했다. 초콜릿 사업을 하는, 본인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중산층이란 느낌이 들었다.

게르만은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도플갱어인 팰릭스를 만난다. 그저 잠시의 만남으로 끝났지만 게르만은 혼돈에 빠진다. 그리고 한편 게르만은 자신의 아내와 아내의 친척에게 혐오감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게르만의 사업도 망해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 게르만은 팰릭스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계획을 세운다.

절망을 읽을때 초반부에서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중반부, 정확히 말하자면 팰릭스와 게르만이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 몰입감은 결말까지 계속 이어졌다.

결말까지 읽고 결국 게르만도 험버트처럼 광인이고, 믿을 수 없는 화자라 생각했다. 게르만은 신의 부재를 믿었고, 본인은 굉장히 뛰어난, 초인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게르만은 그 자만심 때문에 파멸하고 만다.

나브코프가 이 소설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걸 모르더라도 굉장히 재밌는 소설이었고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었다.



독후감 쓰기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