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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돈이 이상우 소설은 자크 타티의 영화와 함께 보며 읽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책과 영화를 동시에 본다니 이게 실제로 가능한가 싶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책과 영화는 분명히 다른 매체이고, 작가와 감독이 세계관을 공유하거나 공동작업이 아닌 이상 연관성이 없지 않을까. 

 

 이상우와 거스 반 산트는 취향이나 추구하는 작품 경향만 봐도 상이하지 않을까.


 오히려 정신이 산만해져 몰입도를 해치지는 않을까. 사실 나는 영화도 책도 귀찮아 진 게 아닐까.


 하는 염려과 생각들이 이상우의 『두 사람이 걸어가』와 거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를 동시에 읽고 보면서 사라졌다.


 이상우 소설에 등장하는 화자와 인물들의 불명확성이 거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의 여러 인물들로 하여금


 각각의 개인이 동일한 물체를 체험하더라도 인식은 다르다는 의미를 나타낸다는 것. 동일한 물체를 느끼는 개인의 인식은


 그에게 있어서 진실이겠지만, 타인에게는 그와는 다른 종류의 진실이라는 것.


 나의 이상우와 너의 이상우는 똑같은 소설가 이상우지만 결국에는 다르다는 것.


 고사성어 중에 '맹인모상(象)'과도 충돌되는 지점들도 있다.


 또한. '영화보면서 책읽기'처럼 구별되는 매체를 혼용하는 방식이 서로 분리되어 상관없어 보이는 두 존재를 이어준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다만, 이는 거스 반 산트보다는 언어의 분절화를 역설적으로 해체함으로써 연결하는 이상우의 소설집 『프리즘』의 특징이기도 하다.

 

 추신) 이미 기존에 봤던 영화와 책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 플레이어를 멈추고 책을 읽는다든지 혹은 그 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