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제목만 보면 볼테르나 쇼펜하우어처럼 말 싸움 잘하는 법에 관한 소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토론법의 탈을 쓴 삼국지 팬픽이다



현교수가 웃음을 흘리며 반문했다. “먼저, 장판파 싸움에서 조운의 역할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사이의 이견이 어떤 건지 알고, 그것을 조율해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흠칫 놀랐다. 현교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교활한 인물이었다. 그는 방금 저 고전적인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사용한 것이다. 지적 논쟁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혐오의 대상이다. 문답법을 사용할 때는 알려주기를 간청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예의이므로, 그 예의 뒤에 숨어 자신의 무지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속해서 질문만 퍼부어대는 문답법은 무식한 선생이 존경받으며 살아남을 수 있는 절호의 처세술이기도 하다.

문답법이 혐오의 대상인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 문답법은 상대의 지식 정도를 사전에 테스트하는 무례한 기술이다. 상대가 대답하는 과정에서 무심코 ‘변증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자. 그러면 질문자는 제논과 헤겔, 마르크스 등 변증법과 관련된 모든 인물을 들먹이며 상세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다―자기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와는 상관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질문하는 자와 대답하는 자의 신분은 검사와 피의자의 관계처럼 일률적인 상하구조로 나뉘게 된다.


이렇게 대충 주인공과 현교수가 이런 식으로 삼국지에 관한 토론이 소설의 주 내용인데,



소설의 결말에 논쟁을 벌일 때 쓸 수 있는 기술 중 가장 실효성 있고 가장 난이도가 높은 최고봉의 기술이 나온다



말싸움 잘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삼국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