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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따로 하려다가, 이건 그만큼의 필요성도 못 느끼고 또 그만큼의 감상도 없어서 그냥 한 번에 써. 하나하나 스포일러 오지니까 조심해.
순서는
上편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
증명된 사실
지옥구더기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하여
햄스터는 천천히 쳇바퀴를 돌린다
한 줌 먼지 속
-
中편
무서운 도마뱀
연약한 두 오목면
우는 물에서 먹을거리를 잡아 돌아오는 잠수부
카르멘 엘렉트라, 그녀가 내게 키스를
-
下편
희박한 환각
2억 년 전에 무리 짓다
공자가 성스러운 새에 대해 말하다
이산화 총평
이렇게 진행돼.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
only작품 3.0/5.0, 작품+작품후기 2.0/5.0
작품+작품후기 포함 평점이 왜 저런지는 이산화 총평 때 말할게...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는 청소년 소설로 추리물에 해당 돼. 연못을 폭파시킨 '텔러'에 대해 '오펜하이머'인 '나'가 그 진의와 목적을 조사하고, 끝끝내 알아내는 것이야. 뭐 결과적으론 고등학교 폭파시키려는 테러리스트에 주인공이 가담한 밷엔딩이지만, 주인공은 테러리스트에게 아주 공감하고 이해하고 그러니 그렇게 배드엔딩처럼 느껴지지도 않아.
이 작품의 장점은 두 가지가 있어. 첫째는 이과다운 재치와 센스, 고증과 묘사가 작품의 재미를 살렸단 점이야. 앞서 읽었던 듀나, 김초엽과는 차원이 달라. 지식의 활용도가 높은 건 이산화가 확실히 좋아. 심지어 이건 SF소설도 아닌데도(...) 더 과학소설다워. 하여튼 고등학교 이과생들이 나와서 이과스런 지식, 이과다운 인물성, 농담, 묘사는 제법 읽을만 했어. 내가 문과라서 가끔 "그게 뭔데 씹덕아"를 외칠 때도 있지만, 그건 내 한계이니 어쩔 수 없고.
둘째는 나름 흥미를 끄는 사건과 배후 추적에 있어. 학교 연못이 폭발한 뒤, 한 학생이 나트륨을 던져서 그랬다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이 돼. 그런데 주인공이 그게 정말일까? 하면서 의심하고 따져보니 나트륨 던진 걸로는 불가능하단 결론이 나왔어. 그래서 이 폭발 사건의 진의와 배후가 뭔지 나름대로 추적하는 게 이과답고 또 추리물다워.
더불어 이 두 가지의 장점 사이에 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생기부 몰아주기' '입시특화반' 같은 걸 만들어서 입시명문으로 만드는 고등학교의 꼼수들도 제법 잘 표현하고 드러내고 있어. 나름대로 간접적인 비판이랄까? 근데 이게 마냥 좋게 보이진 않는 게, 바로 단점으로 이어져.
단점 첫 번째, 안 그래도 뭔가 불쾌했는데, 작품 후기에 대놓고 '화풀이'라고 적었네? 이산화 자신이 미션스쿨 다닐 때 안 좋은 추억이 있다고, 그래서 그 화풀이라면서 미션스쿨 까는 내용을 곳곳에 다 집어넣었어. 평범하게 입시명문 고등학교의 실태를 까도 됐는데(좀 더 일반화시켜도 문제가 없다는 말이야), 굳이 미션스쿨 설정에 창조과학 믿는 화학선생, 동성애는 질병이라는 말, 예배당이나 기도시간, 여기에 반발하는 몇 학생들...... 솔직히 본 내용인 "고등학생 추리물"과 주제의식인 "입시명문 고등학교의 실태와 그 당사자(고등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이런 내용은 진짜 하등 쓸모도 없고 왜 있는지도 모르겠거든. 그냥 작가 일생 반영이었어.
아, 물론 작가가 자기 경험 살려서 쓰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근데 자기 입으로 '화풀이'라고 적어놓았듯, 실제로 읽다보면 이게 한두 번 거슬리는 게 아냐. 창조과학이 유사과학이고 동성애는 질병이라는 혐오발언이 잘못된 거고 이런 수준의 문제가 아냐. 그냥 그런 걸 나오면서 이산화가 뭘 말하고 싶은지 대놓고 느껴지는 게 기분이 나쁘다고. 그래도 난 이게 뭔가 쓰이는 줄 알았고, 제대로 비판하나 싶더니 그런 것도 아냐. 그냥 까려고 넣은 거야. 그것도 작품과는 거의 별개로. 작품만 읽었을 땐 그냥 중간중간 똥 밟았다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작품 후기에서 아주 떡하니 밝혀주니 진짜 급속도로 불쾌해지더라.
단점 두 번째, 결말이 물똥이야. 주인공이 윤리적이고 정의로워서 정29현하고 테러 막고 그런 엔딩을 기대한 건 아냐. 범인이 연못 폭발시킨 건 우스울 정도로 폭탄 재료들을 구비해놓고 어쩌려고 했는지 직접 묘사는 한 번도 안 했지만 작품 후기로 말해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어. 근데 진상이 밝혀지고 난 뒤 너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넘어가. 뭐랄까,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덜 된 느낌? 짝짜쿵 잘 맞는 건 알겠는데 내겐 좀 당혹스러웠거든. 쉽게 넘어가더니 독자한테도 말 안 하고 졸업식날 눈빛 교환하는 걸로 끝내. 아니 그래서 학교 폭파시킨 거야 안 시킨 거야?
그냥 막줄에 "존나 시밤 쾅 했다" 한 줄만 적었어도 주인공과 친구(범인)의 혐성에 대해 웃으면서 봐줄 자신 있었는데, 독자에게 엔딩을 맡긴 것 치고는 이미 다 정해진 결말 아니었나 싶다. 여태 일면식만 있던 친구를 몇 십분~몇 시간의 진솔한 대화로 짱친 먹고 서로의 심정을 토로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건 뭐라 안 하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는 추리물답게 깔끔하게 끝내줬으면 좋았을 거란 얘기. 아니면 오픈엔딩을 낼 거면 좀 똑바로 내던가. 이건 누가봐도 터트렸을 것 같은 결말인데 찝찝하게 안 알려주잖아ㅋㅋㅋ
여담으로 작품 후기는 진짜 찡찡거리는 거라서 얘기도 하기 싫다.
증명된 사실
only작품 3.5/5.0, 작품+작품후기 3.5/5.0
한국SF어워드 우수상 수상작이자 표제작, 작가피셜 SF호러물 '증명된 사실'은 아주 간단한 내용이야. 주인공(입자물리학자)이 비밀스런 연구소에 초빙됐고, 거긴 사후세계를 연구하던 연구소였으며, 거기서 영혼을 볼 줄 아는 여고생이랑 짝짜쿵해서 사후세계의 비밀을 파헤쳤다!-라는 게 끝이거든. 결과적으론 여기 실린 12개의 작품 중에선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야. 역시 상은 괜히 받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이게 왜 상 받았는지 이해 안 가다가 다른 거 다 읽고 납득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혼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따라서 사후세계 또한 이미 '증명된 사실'이었던 게 드러나는 것으로 끝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 자전+공전으로 영혼은 그대로 우주에 남아버릴 테니까. 사후세계는 드넓은 우주였던 것이지. 이 사실이 밝혀지자 연구소는 폐쇄되고. 주인공은 물리학자라서 이렇게 증명된 사실을 거부할 수도 없어서 납득해버리고 말아.
사실 읽어보면 "이게 왜 SF호러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나도 다 읽고 나서 이게 SF호러인 줄 깨달았는데, 그 이유는 작가 오피셜이야. '많은 독자들'이 코즈믹 호러로 읽어주셨다고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우주에 혼자 남는 고독감'을 엄청 크게 어필한 것도 아니고,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주인공이 막 미치거나 절망한 것도 아니고(그냥 납득하고 끝이야), 그냥 여기서 공포를 느낄 만한 요소는 딱 "사후세계는 드넓은 우주다"라는 증명된 사실이 드러날 때 한 순간인데, 그냥 솔직히...... 분위기 쌓는 것부터가 너무 못해. 이산화의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분위기 빌드업을 못해. 차라리 이것보단 "우는 물에서 먹을거리를 잡아오는 잠수부"가 훨씬 더 기괴하고 공포스러워...... 물론 그것도 분위기는 똥쌌지만.
나에겐 무난한 SF소설로 읽혔어. 흔하디 흔한 귀신과 사후세계에 관한 썰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풀어쓴. 작가 본인은 즐겨 읽는 괴담들의 클리셰를 직접적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영혼의 존재"는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고 어물쩍 넘겨버리면서 이와 관련된 장비도 그냥 장비라고 하고, 어떤 이론이나 실험도 그냥 이론과 실험이라 하고, 뭣 하나 제대로 설명해주는 게 없어서 실감이 잘 안 나. 귀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약간 현실을 배경으로 살짝 비튼 소설에 불과한데 되게 동 떨어진 느낌이 많이 나지. 계속 납득하면서 봐야 하니까.
기억에 남는 건 "사후세계는 우주다"랑 "물리학자랑 커신 보는 여고생 케미"말고 잘 없어. 무난하게 읽히고,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게 별로 없고, 클리셰 가져왔다고 하더니 좀 세계관 기반이 빈약해보인다는 점 정도?
작품 후기로 이산화가 "사후세계는 우주다"를 상상할 때 너무 두려운 상상이라서 희망적인 후일담을 막 공개하고 그러는데, 뇌절 쌉 오져서 그냥 안 보는 거 추천. 내가 상상력과 공감과 감수성이 부족한 건지 몰라도 작품으로 읽을 때 딱히 두려울 만큼 와 닿지도 않더라. 그래도 이산화의 몇 없는...... 감상 안 해치는 작품 후기임......
지옥구더기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하여
only작품 3.0/5.0, 작품+작품후기 1.5/5.0
12개의 이산화 작품 후기 중 가장 쓰레기라고 불려도 좋은 작품 후기. 대놓고 기독교를 향한 비꼼이 넘쳐나다 못해 불쾌하기 짝이 없다. 반기독교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깔깔 웃으며 읽을지 몰라도, 난 아니라서 첫 번째 단편 읽을 때만큼, 아니 그보다 더한 불쾌감을 느꼈음. 작품이 멀쩡한데 작가가 지랄해서 감상이 폭망한 그런 경우. 기독교 싫은 티 작작 냈으면 좋겠음.
작품을 말하자면, 여성 곤충학자가 어떤 구더기에 대한 분류학적 위치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메일을 받고, 동료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해가며 그 정체를 나름대로 밝히고 답장을 하는 내용이야. 구더기는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도 굉장히 특이했고, 산소 대신 황으로 호흡, 고온에 지나칠 정도로 익숙하고, 극한 환경 중에서도 극한에 적응된 생물이라는 결론에 다다라. 그래서 우리 주인공이 지옥이라면 환경이 비슷하지 않나?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말도 안 된다고 하고, 동료 과학자 중의 한 명은 지하 깊숙한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고.
그걸 보내고 질문한 질문자와 학회에 대해선 더 알고 싶었으나 께름칙해서 모르는 채 두는 걸로 끝나는 게 내용의 전부야. 구더기가 진짜 지옥에 사는지 안 사는지 밝혀지지 않아. 결국 한줄 요약하면 '이상한 구더기를 동료들과 함께 분석하는' 게 전부인데, 이 과정이 나름 재밌어. 작품 후기만 아니었다면. 그냥 무난하게 재밌게 읽혔고, 지옥에 대입해서 상상하는 것도 흥미롭긴 했는데, 바로 이 지옥에 대입해서 상상한 부분을 가지고 이산화가 작품 후기에다가 가지가지 비꼬면서 농담하고 회개똥꼬쇼까지 펼치니까 진짜 혐오감이 올라오더라.
솔직히 작품 후기가 감상 다 망쳐서 작품에 대해 말할 게 없어진 것도 사실이야. 여기서 난 직감적으로 작품 후기가 작품 감상을 망치는 지름길이란 걸 깨달았지만...... 결국 12개 다 읽었음ㅋㅋㅋㅋ...... 작품 후기 중에선 이게 제일 엿 같고, 그 다음이 바로 다음 작품의 작품 후기야. 아니 작품은 제법 멀쩡하게 쓰면서 작품 후기로 말아먹는 건 또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주둥아리가 제일 문제인 듯. 근데 이산화 진성 트위터리안이잖아? 젠장.
햄스터는 천천히 쳇바퀴를 돌린다
only작품 1.5/5.0, 작품+작품후기 1.0/5.0
내가 이 단편에서 뭘 겹쳐봤는지 알아? 김초엽 단편 중에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가 떠오르더라고. 그거에 비하면 솔직히 좀 양반......이긴 한데, 작품 후기가...... 진짜 너무 트위터리안이라...... 지옥구더기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면, 햄스터는 다른 쪽으로 불쾌했다. 아니 진짜 책 서두에 독자 꼬라보는 사나운 인상의 사진이 떡하니 걸린 채 "못생겨도 귀여워 보이는 건 약간 치사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안 그렇잖아요." 같은 얘기를 하는데, 지도 안 귀여워보이는 건 알까? 안 귀여운 사람이 "한편 최근 몇 년 동안의 정치 뉴스는 별로 귀엽지 않았습니다." 같은 얘기를 하면 읽는 독자 입장에선 얼마나 엿 같은지 알긴 알까? 그냥 지 햄스터 좋아하는 걸 어떻게든 티내고 합리화시키고 보여줄려고 안달난 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국정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간첩 블로그나 뒤적거리다가 딴 짓의 일환으로 햄스터 블로그 뒤지는데, 평균 2~3년 수명을 가진 햄스터가 8년 동안 모습이 안 바뀐 채 포스팅되고 있으니까 주인공이 지 키우는 햄스터 생각나서 수명의 비밀을 알고자 신상 털고 직접 찾아갔더니, 알고보니 그 햄스터 주인은 시공간왜곡장치를 개발하던 연구자의 조수였는데 지 햄스터 죽어간다고 장치를 쌔벼가서 수명 연장시키는데 썼다가 결국 죽어서 다시 새로 키워다가 장치를 통해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린(흐르는 시간을 느리게 함) 걸 보고, 그런 뒤 정권이 바뀌면서 국정원 탈탈 털리고 주인공은 잠적하면서 어느새 장치를 또 쌔볐는지 새로 햄스터 정지사진 올리는 걸로 끝나는 내용이야.
솔직히 국정원에 일하는 찌든 직장인이라는 컨셉은 비슷한 클리셰도 접해서 받아들일 수 있었어. 주인공이 혼자 살고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설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어. 그게 햄스터건 말건 그게 너무 소중해서 남의 신상이나 털고 직접 찾아가는 것까지도 나름 이해하고 받아들였어. ㅅㅂ근데 왜 그 상대방까지 똑같은 꼴인데. 그것도 시공간왜곡장치라는 개쩌는 장치의 개발 도중에 지 햄스터 죽는다고 쌔벼가서는ㅋㅋㅋㅋㅋ 심지어 그걸 주인공이 공감하고 앉아있더라...... 진짜 외계인 둘 보는 줄 알았다. 햄스터에 정신이 나가버린 미친 놈년 둘이거나.
진짜 트위터리안, 동물애호가, 햄스터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내용도, 인물도, 사건도, 전개도 다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야. 그걸 작가는 "햄스터의 귀여움은 국가안보와 세계평화보다도 훨씬 공감할 수 있는 신념이고, 그 어떤 거창한 이상보다도 납득 가능한 동기니까요!"라고 외치는데, 난 작가가 이해가 안 돼...... 그거 그냥 합리화잖아...... 햄스터가 귀엽건 말건 거기에 과몰입하지 마...... 시공간왜곡장치를 왜 지 햄스터 죽는다고 개발 도중에 훔치는데...... 차라리 연구원 조수가 병환에 누운 어머니 살리려고 훔쳤지만 결국 죽어가는 과정을 천천히 만든 것에 불과해 슬픔의 연장밖에 더 되지 않았다고 하면 훨씬 감동적이고 의미있는 단편이 됐잖아...... 소시민적 직장인 캐릭터도 좀 더 인간적인 고민을 하면서 소시민 캐릭터를 살릴 수 있었을 거고......
소설이 전반적으로 허접해보이고 어수룩해보이다가(80%는 주인공 때문임), 뭔가 딱 각 잡고 진지하게 파고들 듯 싶더니, 나오는 게 고작 햄스터애호가가 희대의 병크 터트린 것밖에 안 나오는데 안 빡치고 배길 수가 없더라.
총평 때 다시 한 번 말하겠지만, 이산화는 진짜 자기 성향 팍 죽이고 써야 잘 쓸 것 같단 생각이야. 자기 성향 반영할 때마다 작품이 안 좋아져. 그것도 아주 많이. 작품 후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한 줌 먼지 속
only작품 2.5/5.0, 작품+작품후기 2.0/5.0
한 줄 요약하면 "고등학교 입시제도 비판"쯤이고, 이게 과고, 특목고 따윌 향한 것인지, 입시학원을 향한 것인지 애매해서 입시제도 자체를 비판하려 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아련하게 회상하느라 딱히 뭐 내용도 재미도 흥미도 없는 프리퀄 단편"이라고 하고 싶지만. 프리퀄인 이유는 첫 번째 단편인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의 프리퀄이라고 작가가 밝혔어.
이건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독백회상이야. 그것도 약간 아련하고 애틋하게. 읽다보면 괜히 주인공 목소리를 막 울먹이면서 회상하는 것 같이 읽게 되더라. 살짝 찐따 느낌? 내용 자체도 별 거 없어. 어느 시점인지 몰라도 주인공이 중3 입시학원에서 만난 친구를 그리워하고, 친구가 갑자기 꿈을 바꾸고 떠난 이유에 대해 알고자 예전부터 읽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정독하며 추억을 회상하는 형식이야. 회상하면서 자기 멋대로 보정 넣은 게 나오다가 수정하고 싸운 것도 나오고 알고보니 걔는 고등학교 입시에 지쳐서 우주비행사가 되기보단 다 끝장내버린 운석이 되고 싶단 걸 이해하고 나는 어떻게든 널 붙들고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싶단 걸로 마무리해.
결론은 지 혼자 친구는 왜 그랬을까 끙끙 앓다가 해답을 찾고 친구야 내가 꼭 도와줄게...! 하면서 끝난다는 거야. 이걸 약 40페이지 가량 떠들어. 지루함 원탑이야. 청소년 소설인데, 이것도 아니나 다를까, 이산화가 자기 경험 살려서 썼다더라. 근데 문제는...... 좀 자기 경험 살려서 쓸 거면 살리지만 말고 뭔가를 덧대면 좋겠다는 거야. 자기 경험을 뼈대 삼은 건 잘 알겠는데, 너무 잘 알겠어. 너무 보여. 그리고 그거 보일 때마다 재미가 없어......
약간 그런 거야. 포장이 덜 된 상품을 보는데, 상품만 볼 땐 "이게 의도된 건가?" 하면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해석해보려고 했는데, 판매자가 "아 그거 포장 덜 된 거예요ㅎ"라고 말해버리는 느낌. 작품 후기가 딱 그런 느낌이야. 자기 못 썼다는 걸 대놓고 보여주는 느낌. 썰 푸는 실력도 없어서 더 재미없어지는 건 덤이고. 새삼 읽으면서 김초엽 단편집에 있는 김초엽의 작품 후기는 정말 순하고 재밌게 썼다는 걸 깨달았어. 이산화는 재미는커녕 불쾌함과 노잼과 작가 인성의 덜되먹음과 합리화 따위를 보게 돼...... 만약 이산화 단편집 사면 작품 후기는 절대 읽지 마.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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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한꺼번에 다 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너무 스압이고, 이미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너무 긴 감상글은 댓글이 안 달린다는 걸 깨달아서 이렇게 나눠서 올려. 이산화는 그냥...... 작가가 너무 정 떨어지다 못해 진짜...... 작가 등판할까봐 함부로 말도 못하겠고, 어쨌든 진짜 별로야. 작품은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쓰는 편인데, 작가가 뭐 이래...... 김초엽 듀나 이산화 셋 중에선 작품으로는 이산화가 제일 낫지만, 작가 인성까지 포함하면 차라리 김초엽이 훨씬 낫다. 거기에 김초엽은 아직 신생이라 더 발전할 것도 같거든.
와! 독갤이 또 작가 한명 보냅니다!
않이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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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걸? 트위터 하난 엄청 열심히 하는 작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