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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편(링크 달림)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
증명된 사실
지옥구더기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하여
햄스터는 천천히 쳇바퀴를 돌린다
한 줌 먼지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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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편
무서운 도마뱀
연약한 두 오목면
우는 물에서 먹을거리를 잡아 돌아오는 잠수부
카르멘 엘렉트라, 그녀가 내게 키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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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편
희박한 환각
2억 년 전에 무리 짓다
공자가 성스러운 새에 대해 말하다
이산화 총평
이렇게 진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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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도마뱀
only작품 2.5/5.0, 작품+작품후기 2.5/5.0
내용은 그냥 중세시대 만들어진 스테인글라스에 깃털공룡과 꼬리와 세 손가락의 소녀가 있는 것에 대해 해명을 해달라고 신부가 고생물학자 주인공을 초대했고, 주인공은 거기에 대해 개노잼 가설 하나랑 유잼 가설 하나를 세우는 걸로 끝나. 개노잼 가설은 그냥 이야기꾼이 지어낸 이야기(성 게오르기우스 설화 변형)를 스테인글라스로 기록한 것이라고 하고, 유잼 가설 하나는 진짜로 멸종한 줄 알았던 공룡이 깃털을 더 늘리고 사냥 기술을 배워 멸종해가지만 살아남은 한 종과, 인간과 닮은 방향으로 진화한 공룡 한 종이 있었고, 이게 각각 깃털공룡과 소녀의 정체인 셈이라는 거야.
그리고 이 단편의 핵심은 사실 이 유잼 가설에 대한 썰풀이인데, 이 이후로 다른 단편들에서도 '어느 가설'이나 '상상력' 따위를 발휘해 이야기를 짓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이산화가 즐겨 사용해. 이런 식으로 썰 푸는 걸 참 좋아하나 봐. 소설이니까 그나마 재밌지, 그냥 썰 풀면 재미없던데.
어쨌건 그 유잼 가설의 내용은 중세시대에 소년이 어쩌다가 소녀를 발견했고 중세시대이니 악마인줄 알았지만 아닌 듯하고 친해졌는데 소녀가 두려워하는 게 있었고 그게 용(깃털공룡)이었고, 그 사이 교회에선 소녀를 악마라고 잡아가서 소년은 소녀를 구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용(깃털공룡)의 심기를 건드려서 마을로 유인한 다음 성당 종탑에서 뛰어내려 용에게 헤드샷 때려서 퇴치한 다음 소녀는 죄가 없다고 결백을 주장해 사람들은 용 때려잡은 놈의 말을 듣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어낸 거야. 신부는 이 유잼 가설을 마음에 들어했고.
솔직히 초반에 창조과학만 언급 안 했으면 그냥저냥한 이야기였고, 굳이 그쪽으로 까지만 않았어도 "공룡이 중세시대까지도 살아있었을지 모른다" 같은 if 망상을 채워주기 나쁘지 않은 단편이었을 거야. 근데 까서 곱게 보이진 않더라. 이산화의 반기독교정서가 작품에 불쾌하게 남아있는 거 보면서, 사상검열은 이딴 데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닐까? 같은 생각도 들더라. 아니 뭔 까지 못해서 안 달이야;; 책 뒤편엔 기독교적 신화를 끌어오니뭐니 하는데, 그거 다 개소리고, "반기독교 정서의 정수!" 따위어야 맞는 말이야.
연약한 두 오목면
only작품 2.0/5.0, 작품+작품후기 2.0/5.0
이산화 피셜 '숨어 사는 생물들(은서동물학)'과 '정상성 규범의 허구성'이라는 두 테마를 한 단편에 구겨 넣어 쓴 단편. 그러니까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 시점에서 대기 중에, 그리고 구름 속에 사는 지성체의 한 연구소에서 15살짜리 애를 데려다가 보존시켜놓고 말을 거는 내용이야. 그 15살짜리 애의 시점으로 말을 거는 연구원의 말이 내용의 전부이고, '나'로 여겨지는 애의 말이나 반응, 그런 게 하나도 나오지 않아. 그냥 녹음된 한 사람의 일방적인 대화를 듣는 느낌.
인류가 세자릿수까지 떨어지니까 각종 연구소에서 표본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모식표본'을 얻어 연구소 위상을 높여야 하는데 '나'가 잡혔어. 나름 이상적인 모식표본이라 다른 연구소에서 압박을 가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나'를 보존시킨 연구소와 연구원은 나름 윤리적인 곳이야. 그래서 대충 대화를 하다가 보조개가 핀 것을 보고 이게 유전적 결함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알고 모식표본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내놔서 큰 고비는 넘기는 것으로 끝나. 분량이 없어서 내용도 별 거 없어.
근데 노잼이야. 연구원의 일방적인 썰풀이인데, '인간을 관찰하는 타 지성체'를...... 그 역할을 소화해내려고 애쓰는 게 보여서 노잼이었어. 거기에 '나'로 설정된 인물의 어떤 말이나 감상도 들리지 않으니까 연구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거든. 나름대로 '정상성 규범의 허구성'이라는 걸 지적하려고 막 예쁜 얼굴이라고 엄청 칭찬하고, 보조개 핀 게 엄청 이쁘다고 칭찬하고 그러는데...... 전반적으로 노잼이다 보니까 좀 오글거리기까지 하더라. 입을 잘 털면 차라리 로맨틱하게 들렸을 텐데, 그것도 아니라서......
진짜 그런 거 있잖아. 쑥맥 티 내는 그런 거. 풋풋한 연애 감정 들게 하는? 그걸 차라리 재미 요소로 끌고 가야 할 만큼 단편 분위기가 하나도 안 잡혀있고, 재미가 없어...... '정상성 규범의 허구성' 같은 건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이지만, 딱히 단편 내에선 똑바로 다뤄진다기보다는...... 얼렁뚱땅 보조개 하나로 해결되는 느낌이 더 강해서 별 느낌도 안 들더라.
우는 물에서 먹을거리를 잡아 돌아오는 잠수부
only작품 2.0/5.0, 작품+작품후기 2.0/5.0
이산화는 제목을 참 길게 짓기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작품 이름 말할 때마다 좀 짜증남. 관내분실과 인지공간의 김초엽 승이다!
내용은 어느 남자 주인공이 허름한 동네 바에서 만난 매력적인 여성이랑 눈맞아서 차 타고 가다가 졸았는데, 깨어나고 보니 설원 한복판이고 주위엔 손가락 세 개인 검은 털의 짐승들이 목까진 사람, 그 아랜 검붉은 줄무늬가 난 짧고 흰 털이 융단처럼 덮인 괴물들이 둘러싸여 있고, 알고보니 여자가 남자를 '사냥'한 것이고, 그렇게 잡아먹힐 뻔하다가 남자가 도망쳤는데 결국 힘에 부쳐 다시 붙잡히고...... 에서 끝났으면 참 좋았겠지만 갑자기 여자쪽 사정으로 넘어가서 유조선 침몰로 사냥을 못하게 됐는데 인간을 사냥할 수 있는 건 여자(아델리)뿐이라 아델리에게 온갖 책무와 무게가 지워져서 참 피곤하다는 걸로 끝나.
이산화 피셜 이 종족은 "공룡인간" 종족으로 펭귄을 조상 토템으로 숭배하며 고립된 전사 문화를 유지해온, 피할 수 없는 쇠퇴를 맞이하는 맹수들이라는데, 솔직히 별 관심 없는 내용이었고, 이건 작가 후기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느꼈어. 솔직히 이 소설의 분위기가 3개 씩이나 돼서 작품 분위기가 붕 떠버렸거든. 여자쪽 사정은 대체 왜 넣은 거야?
남자가 도망치다가 한계를 맞이했고, 그 이름 모를 족속들에게 덮쳐지는 걸로 끝났으면 럽크를 따라한 호러소설의 일환, 또는 럽크+베르베르 정도로 읽었을지도 몰라. 진짜 거기까진 꽤 나쁘지 않았어. 뭔가 무난하게 흐르는 듯하다가 확 반전돼서 공포감도 꽤 조성했고, 긴박하기도 했고. 근데 결과적으로 여자 사정이 후술되면서 분위기가 또 바껴. 물론 공포감 조성 도중에도 럭비선수 같다는 감상을 지껄이면서 분위기를 깨는 게 있는데...... 이게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못 써서 그런 건지 좀 헷갈려......
공포를 느끼라고 쓴 건 아닐 텐데, '무서운 도마뱀'과 같은 세계관(독자적으로 진화해 살아남은 종족이 있는)이라고는 하는데 무서운 도마뱀은 차라리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는 거라도 있지, 이건 대체 뭘 의도한 건가 싶고...... 그렇다고 순수하게 재미가 있다기엔 분위기가 난잡하고...... 그리고 초장에 리눅스 마스코트가 왜 펭귄인지 얘기하면서 사실 60cm짜리가 아니라 1.3m짜리 고대 펭귄에게 물리면 마스코트를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따위의 잡지식과 은근한 암시를 주는데, 다 읽고나면 이거 왜 있는지 이해가 안 가...... 되게 어쩌라고 싶어......
그냥 결말부 여자 종족의 뒷사정이 소설을 이해불가능으로 만들어버렸어. 뭔가 가볍게 가다가 공포로 전환된 건 받아들일 수 있었어. 적절한 반전도 있었고, 분위기도 환기되고 집중력도 살고. 근데 그 공포가 종족의 뒷사정으로 바뀌면 어쩌라는 거야? 진짜 읽다가 뭐...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멸종되라고 해;;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라. 이산화는 이런 거 더 쓴다고 하는데, 쓸 거면 제발 어줍잖게 이것저것 건들지 말고 한 가지 테마 혹은 분위기를 밀고 가라고 하고 싶어. 이도저도 아닌 게 진짜 최악이거든.
카르멘 엘렉트라, 그녀가 내게 키스를
only작품 2.5/5.0, 작품+작품후기 2.0/5.0
작품 후기는 거의 팬픽으로 썼다고 말하는 것 같던데...... 모티브에 가깝다는 뜻인 것 같다. 모티브는 영화 저주받은 도시의 1996년 리메이크 버전이고......
내용 이전의 뒷배경처럼 얘기하는 게 있는데(작품 첫장에 TMI는 솔직히 다른 단편들에서도 다 무시해도 됨. '제목을 여기서 따왔습니다' 말고 의미가 없음), 어느 남미 연구소에서 복제인간을 연구했다가 발각됐는데, 9명의 성공작을 남겨두는 바람에 폐쇄는 됐지만 어찌 처리해야하나 싶다가 입양 희망자에게 모조리 입양시켜서 미드위치의 9자매로 불린다는 얘기야.
실제 내용은 기자인 주인공이 도시에서 이 아홉 명의 똑같은 자매가 누군갈 샅샅히 찾는 것을 보고 뭔가 싶었더니, 어느 소년이 떨고 있는 걸 보고 사정을 대강 들어. 다른 도시에서 온 소년인데, 거기서 아홉 자매 중 한 명이랑 사귀다가 초대 받아서 왔더니 복제인간인 줄 모르고 다른 자매랑 키스했다가 발각 당해서 쫓기고 있는 처지였던 거야. 대충 아홉 자매랑 얘기해보니 아홉 자매는 유전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완전히 똑같아서 서로 구분되고자 했고, 그중에 소년이랑 사귄 애도 그런 소망의 일환이었던 거야.
근데 소년에게 반한 게 한 명으로 끝난 게 아니었고, 소년에게 키스한 다른 자매도 반했던 것인 게 밝혀지고, 서로 싸우다가 소년이 자기랑 사귀던 애에게 진심고백 다시 하면서 서로 화해하고, 다른 자매들은 서로 같은 줄 알았더니 서로의 마음도 몰라서 서로 다르단 걸 증명하고 끝나. 그냥 소소한 단편이야. 그냥저냥 무난했던 정도? 도입부가 노잼이어서 의심했다가 반성했는데, 작품 후기 첫장 들어가자마자 그 반성한 걸 후회시키더라. 작품 후기마저 재밌으라곤 안 했고, 그럴 기대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좀...... 트위터 말투가 너무 부담스러워...... 30대 넘은 아죠씨가 "이것부터 확실히 하고 시작하죠."같은 문장으로 지 소설의 정보의 사실 정정을 하는 건 재미가 없다고......
말투도 되게 스노비즘...같은 구석이 있어서 좀 재수없는 것도 있음. 지식 활용 잘하는 건 인정하는데 후기에서 그만 나대면 좋겠다. 그리고 제발 작품 첫장에 별 큰 연관도 없는 잡지식 끼워팔지 말고...... 작품이랑 큰 관련 있으면 모를까, 거의 제목 기원이랑 작품 소재 수준의 TMI라서 읽을 때마다 "독붕아, 또 속냐~" 같은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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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게 있다면, 이산화 필력은 나쁘지 않음. 무난함~쫌 씀 정도? 난 서사 좋아하다보니까, 서사 없는 것보단 서사 있는 이산화가 더 나음. 물론 작가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고. 진짜 작품은 괜찮게 쓰면서 거기에 대한 뒷말은 그렇게 재미가 없고 작품 감상을 망치는 수준으로 쓰는지 신기하더라. 이산화는 자기 입 때문에 자기 작품 평가가 깎이는 걸 알긴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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