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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만약 한 사람이 해변가를 5분정도 산책하는 장면을 주제로 작가가 글을 쓴다면 얼마나 많은 분량을 쓸 수 있을지 우리는 모른다. 해변가를 산책하는 장면도 작가by작가로 무슨 글이 쓰여질지 모른다. '그는 해변가를 5분정도 산책했다.'라는 문장으로만 서술되어질수도 있는것이고 '해변가.바다.오오 킬케니의 젊은이들!'이라는 문장으로도 쓸수도있으면서 이를 30장정도의 분량으로 쓰는것도 역시 가능하다. 또한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의 의식의 강의 한 물방울을 잡아채서 글을 채우는것이 가능하고 그것을 모아놓은것이 '율리시스'이다.





책에는 조이스가 말했듯이 퍼즐아닌 퍼즐들로 가득하다. 소설을 읽다가 뜬금없이 내용과 상관없는 문장이나 단어들이 튀어나오는데 실은 그게 다른 책이나 민요나 격언들의 인용이거나 전 챕터에 나왔던 문장중하나이거나하다. 이렇게 의식에 등장하는 단어나 문장에는  작은 실타래같은 공통점들로 연결되어있는데 때로는 그것이 너무나 사소해서 알아채기 힘든경우도있고 바로 생각나는경우도있다.

어려운가?

율리시스자체가 아직도 추측뿐인 곳도 많고 학자들도 의견이 나뉘는 부분도 있는만큼 주석으로 모든것이 설명되지않기때문에 소설에 있어서 내가 율리시스가 평이하다 아니다를 말하기는 아직 1회독에 모르는것도 너무 많아서 섣불리 기다 아니다를 구분할 수는 없다. 내가 바라본 단편적인 수수께끼들과 내용만 봐라보자면, 챕터에 따라서 일반소설만큼 쉬운 내용도있고(10장,12장) 내가 생각했던것만큼 또는 그 이상 어려웠던 내용도있다.(3장,9장)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용이 어렵나 아니냐를 결정짓는 아주 쉬운 기준이있었다. '스티븐이 등장하냐 아니냐'에 따라서 말이다. 주인공 블룸은 의식에서도 대체로 쉬운내용인 민요,정치,가수,친구관계등을 떠올리지만 스티븐은 모두가 내가 모르고 싫어하는 주제인 '철학,시,신학,'을 비롯한 '현현','정신적 방랑'의 주제를 다루는데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토마스 아퀴나스,아일랜드의 시, 미사,셰익스피어'등이 있다. 결국 블룸의 의식같은 쉬운 내용들이 수수께끼들로 나타나면 제법 쉽고 때로는 재밌기까지했다. 하지만 스티븐은 의식의 흐름 기법은 제쳐두고서라도 그냥 주제자체만으로 내용이 어렵다는것을 상기시켰다... 한줄로 말해보자면 문학쪽에서는 확실히 엄청 어려운 문학에 속하는것같고 철학과 율리시스를 비교해본다면 대부분의 철학저서들이 율리시스보다 어렵다.

간혹 인물의 의식이 무작위적이라 너무 난잡하고 이러한 의식의 흐름이 왜  율리시스의 모더니즘적 가치,명작이라 칭송받는 이유중 하나인지 의문인 사람들도 많을것이고 나도 그랬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잘 아는 일상적인 소설은 독자가 읽을 수 있게 잘 다듬어진 문장들이다.  어떤 행위를 할때 그 행위만을 설명하는 것은 그냥 행위의 설명일뿐이다. 하지만 그 행위를 할면서 생각하는 의식들을 서술하는것이 인물의 행동들 인물의 인생관,가치관들을 훨씬 더 잘 보여주지 않을까? 그리고 의식이 난잡하다는것은 결국 행동을 더 잘 보여준다는것의 증거가 아닌가? 당장 내가 산책을 하더라도 산책을 한것만을 생각하지않는다. 나의 의식을 적시고 있는 여러가지 의식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식들은 다른 사람에게 읽혀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생각을할때 글을 쓰는것처럼 문장형식으로 생각을 할까? 아니다. 여러가지 단어들의 조합 문장들의 조합들을 무작위로 생각하는것이다. 사과를 보면서 저번에 빨았던 빨간색 이불이 생각날 수도 있고 그러한 생각을 '아 맞아. 저번에 빨간색 이불을 빨았었어'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빨간색.이불'또는'빨간색'또는'red'아니면 저번에 이불을 빨았던 빨간색 여인이 생각날 수 도있다. 그러면 우리는 '사과'를 보면서 '빨간색 여인'이 생각 날 수 있는것이고 그것이 율리시스가 어려운 이유가 아닐까싶다. 사실 율리시스는 어렵게 쓴다고 어렵게 쓴 책이 아니라 우리 현실을 잘 고증했기에 어려운것 같다. 앞서말한것처럼 '사과'로인해 떠오르는 '빨간색 여인'을 나는 알 수 있지만 두 단어의 관계를 다른사람은 모르는것처럼 말이다.
abc의 소재가 있다면 보통 책은 a와b와c를 이어 설명하지만 율리시스는 b하나를 엄청 자세히게 설명하고 a와 c는 설명을 안하거나 독자가 알아보게 남겨주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좀 편하게 씀)



율리시스를 읽기전에 다른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


율리시스를 읽기전에 읽어야할 책들이 많이 있었는데 일리아스 오딧세이는 너무 두꺼워서 못 읽었고 그냥 조이스의 전작 2권하고 햄릿정도만 읽었는데 하나 확실한건, 물론 읽으면 도움이 되긴하겠지만 나처럼 호기심으로 읽어보는 사람들한테는 크게 도움이 되는건 아닌거같음. 그도 그럴 것이, 주석에 햄릿이야기가 아주 가끔씩 나오는데 그냥 대사의 인용이라서 더 잘 이해가 된다기 보다는 단순히'안다','모른다' 또는 '이거 아는 내용이네??'라는 생각뿐이 안들었다. 전체 분량을 생각하면 아주 드문드문 있는거고 햄릿에 대한 얘기가 나와도 등장인물들의 생각중 하나로 그냥 흘러가는, 떠오르는 생각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이스의 젊예초는 그렇다쳐도 더블린사람들하고 햄릿이나 그외의 책은 읽어야 할 필요성을 조금 못 느꼈다.(일리아스 오딧세이는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안 읽어봐서 모르겠음. 그래도 이 책의 구조를 본 따서 만든건데 중요하지않을까..)


또 하나 기억에 남는게 한 작품 내에서도 한 챕터가 다른 챕터에 연관을 주는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생활할때의 의식들을 그대로 서술해주는거같다. 기억에 남는게 4장에서 블룸이 화장실에서 신문을 읽고 8장에서 자신의 전 연인한테 화제를 돌릴려고 아침신문에서 읽었던 단편소설의 필립 뷰포이를 아냐고 물어보는데 (전 연인이 다른사람으로 착각하는 과정속에서) 블룸의 의식에 '내가 사슬(손잡이)을 잡아당겼던가?' 즉 '변기물을 내렸나?'하고 생각한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 아주 사소하고 중요하지않고 쓸모없는 부분이라는것이다. 변기물을 내렸느나 아니냐는 이야기를 진행하는데에 전혀 중요하지않아서 '아! 이게 정말로 모더니즘이구나, 하루동안의 일을 그대로 표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것들은 유심히 책을 읽지 않으면 찾기어려운 부분이라서(물론 주석이 있지만) 그러므로 가치가 있고 그러므로 더블린의 하루가 아닐까싶다.

솔직히 번역면에서는 웬만한거 전부를 다 설명해줬다. 주석칸이 본문의 4분의 1정도가 되는거면 말 다한거다. 물론 오타도 몇개 있었지만 한국에수 율리시스 번역을 이정도까지 할 사람이 더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문장에서 서술이 갑자기 확 바껴서 집중이 힘든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했지.~~~~~~~했어요.'이런게 많다. 의도하신건진 모르겠으나 의식의 흐름의 한 줄기속에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문체가 바뀌면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없다..(물론 최고의 번역이다)

젊예초에서도 느꼈는데 이해하기 힘든거도 많지만 대체로 문장들이 유려하고 세련되있다. 문장이 아름답다라는건 이럴때 써야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재밌는 부분이 있는데 그중하나는 퍼즐 맞추는것처럼 생각하는 재미다. 작중에서 장례식이 치뤄졌던 패디 디그넘의 사인이나오는데 12장에서 과장법으로 패디디그넘이 접신론자들이 생각하는것처럼 지상계에 내려오게된다. 그중 말하는 부분에서 '자신의 친애하는 자식 팻시에게 그가 항상 찾고 있던 다른 한 짝의 구두가 골방의 옷장 밑에 현재 감 춰져 있는지라 아직 뒤축이 성하기에 두짝을 모두 컬런 구둣방으로 가져가 밑창을 대도록 일러둘 것을 요구했나니라.'라고 말한다. 여기서 아까말한 디그넘의 사인과 방금 말이 연결되는것이다. 그리고 몇챕터단위로 떡밥들이 숨겨져있기때문에 까먹기 쉬운데 이게 생각나면 퍼즐맞추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러한것들도 우리가 쉽게 지나가는것들도 나중에 다 언급이되고 그러니깐 읽히기위한 글이아닌 인생,생활고증을 잘한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이유중 하나인것같다. 현실고증을 잘한 퍼즐중 하나를 말해주자면 윌리 머레이와 패디 디그넘이 같이 있다는것을 본 술주정뱅이가 '누가 예수가 선량하다는거야. 불쌍하고 가엾은 윌리 디그넘을 빼앗아 가다니?'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윌리는 죽은사람이 아니고 디그넘이 죽은건데 술에 취해서 성을 혼동해서 '윌리 머레이'하고'패디 디그넘'이 합쳐져서 '윌리 디그넘'이라고 말한것이다.



소설 읽으면서 가장 웃겼던 장은 12장인거같다. 여기서 술집에 한 방랑자를 과장되게 서술하는데 대충 50줄정도 서술한다. 예를 들어보자면 '그의 콧구멍은 너무나 널찍한 지라 그들의 동굴과 같은 암영속에 들판 종다리가 그의 둥지를 쉽사리 숙박할 정도였나니.'이런식으로 20줄정도 과장설명하고 나머지 40줄은 민족주의자인 그를 아일랜드의 역사적 영웅들,성인들,문인들과 대조적으로 묘사하는데 읽다가 '언제까지 나열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문단을 한번 훑어봤는데 아래 사진처럼 되어있어서 조이스가 진짜 모더니즘 작가인걸 다시금 깨달았다.그리고 내가 책 읽으면서 현웃 터진적이 없는데 황당해서 처음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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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조이스가 찐따같이 보인적도 있었다. 소설속에서 사형집행인 자원서를 읽는 와중에 본문에 '저는 조 건을 교수형에 처했으며'라는 대목이 있다. 여기서 '조 건'이라는 사람은 조이스가 연극 의상을 빌릴때 시비가 붙은 사람이 모델이다. 거기다가 이 자원서의 자원자는 연극 의상때문에 고소를당한 조이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가 모델이다.이거보고 그시대때나 찐따스러운 행동의 양상은 별로 달라지지않았던것같음을 느꼈다.









(소감)


읽은 시간보다 안 읽은 시간이 훨씬 많았다. 실질적으로는 3달정도 읽은듯하다. 내용이 노잼이라 던지고 시험기간이라 못 읽은적도 있었는데 하나 확실한건 다 읽으니깐 뿌듯하고 속이 후련하다. 귀신의 여한이 풀리면 이런 기분일거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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