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질베르트와의 몸싸움 장면


가) 민음사판

  "저기."하고 그녀가 덧붙였다. "네 편지를 놓고 가지 마. 애들이 날 찾지 못하니 내가 애들 쪽으로 가 봐야 해."

  나의 진심 어린 편지에도 설득되지 않다니 참 지각없는 분이라고 느꼈던 스완이 만약 내가 그 편지를 가져가기 전에 이 곳에 왔다면, 필시 자신이 옳았다고 여겼을 것이다. 의자에 기대어 몸을 젖힌 채 편지를 받으라고 하면서도 편지를 주지 않는 질베르트에게 가까이 다가간 나는 그녀 몸에 이끌리는 자신을 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편지를 잡지 못하게 해 봐, 누가 더 힘이 센지 보게."

  그녀가 등 쪽에 편지를 숨기자 나는 그녀 목덜미 뒤로 손을 내밀어 어깨에 늘어뜨린 땋은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 머리가 아직도 그 나이에 어울리는 건지 아니면 그녀 어머니가 젊어 보이려고 딸을 더 오래 아이처럼 보이게 하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서로의 몸에 기대어 버티면서 싸웠다. 난 그녀를 끌어당기려 했다. 그녀는 저항했다. 힘을 너무 써서 달아오른 그녀의 두 볼은 버찌처럼 빨갛고 동그랬다. 그녀는 내가 간지럼이라도 태운 양 그냥 웃어 댔다. 나는 마치 작은 관목을 기어오르듯 그녀를 두 다리 사이에 조였다. 그리고 이런 체조를 하며 근육 운동과 놀이의 열기로 숨이 막 가빠 오려는 순간, 마치 애를 쓴 탓에 떨어지는 몇 방울의 땀처럼, 쾌락이 발산되는 걸 느꼈다. 하지만 이 쾌락의 맛을 알기 위해 지체할 수는 없었다. 나는 곧 편지를 낚아챘다. 그러자 질베르트가 상냥하게 말했다.


 "원한다면 좀 더 싸워도 돼."

  아마도 그녀는 그 놀이에 내가 고백한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 목적을 달성한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민음사판 3권 123~124P)


나) 펭귄판

 "보세요, 당신이 쓴 편지를 나에게 맡겨두지 말아요. 다른 아이들이 나를 찾아내지 못하였으니, 이제 다시 그들에게로 돌아가야 해요."

  그가 하도 몰상식하여 그 진정성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내가 생각하던 그 편지를 내가 다시 돌려받기 직전에 만약 스완이 그곳에 나타났다면, 그는 아마 자기가 옳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의자에 상체를 뒤로 젖히고 앉아서 편지를 나에게 내밀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받으라고 하던 질베르뜨에게로 다가가던 중, 내가 그녀의 몸뚱이에 의해 어찌나 강하게 이끌림을 느꼈는지, 내가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으니 말이다.


  "내가 편지를 앗아가지 못하도록 나를 막아보아요. 우리 두 사람 중 누가 더 센지 봅시다."

  그녀가 편지를 자기의 등 뒤로 감추었고, 나는 그녀의 어깨 위에 얹혀 있던 땋은 머리 가닥들을 쳐들면서 두 손으로 그녀의 목을 감아 잡았다. 아직도 그럴 나이였는지, 혹은 자신이 더 젊어 보이기 위하여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어리게 보이도록 하려고 그랬는지, 그녀의 머리는 땋아 늘어져 있었다. 홍석에 잇대어진 홍예문의 양쪽 지주처럼 두 몸뚱이가 쐐기로 조여진 듯한 상태로, 우리가 힘을 겨루었다. 내가 그녀를 끌어당기려 하였고 그녀는 버티었다. 힘을 쓰는 바람에 타오르는 듯해진 그녀의 광대뼈 부분 볼이 버찌처럼 둥글고 붉었다. 내가 자기를 간질이기라도 하는 듯 그녀가 웃었다. 나는 그녀를, 내가 기어오르려는 나무인 양, 나의 두 다리로 조였다. 하지만 내가 펼치던 그 곡예와 같은 동작이 한창인데, 근육 운동과 놀이의 열기에 나의 숨이 겨우 가빠지려는 찰라, 애를 쓰는 마음에 흘린 몇 방울 땀처럼, 내가 나의 쾌락을 쏟았고, 그 쾌락을 음미할 시간 동안만큼도 나는 그것에 멈추지 못하였으며, 이내 편지를 수중에 넣었다. 그러자 질베르뜨가 호의 가득한 어조로 나에게 말하였다.

 

  "아시겠어요? 당신이 원하시면 우리가 아직 조금 더 겨룰 수 있어요."

  내가 제안하였던 놀이에, 표명되었던 것 이외의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그녀가 아마 희미하게나마 느꼈을 것이나, 내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하였음은 간파하지 못한 것 같았다.

(펭귄판 3권 104~105p)


2) 앙드레와 알베르틴의 춤추는 장면


가) 민음사판

  "그렇다네. 하지만 저런 습관을 취하도록 딸들을 내버려 둔 부모들도 참으로 신중하지 못하군. 나라면 물론 내 딸들을 이런 곳에 오지 못하도록 할 걸세. 어쨌든 여자아이들이 예쁘기는 한가? 나는 저 아이들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하겠네. 저런, 저걸 보게나." 하고 그는 서로를 껴안고 천천히 왈츠를 추는 앙드레와 알베르틴을 가리키면서 덧붙였다. "코안경을 잊어버리고 와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아이들은 틀림없이 쾌락의 절정에 있을 걸세. 여자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젖가슴을 통해 쾌락을 맛본다는 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네. 저 아이들의 젖가슴이 완전히 붙어 있는 걸 보게나." 실제로 앙드레와 알베르틴 사이에서 젖가슴의 접촉은 멈추지 않았다. 코타르의 지적을 들었는지 아니면 짐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은 가볍게 몸을 뗀 채 왈츠를 계속 추었다.

(민음사판 7권 345p)


나) 펭귄판

  "그래요, 하지만 딸들이 저러한 습성을 갖도록 내버려두는 부모들은 매우 경솔합니다. 저라면 저의 딸들이 이곳에 오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들이 적어도 예쁘기나 한가요? 제가 그녀들의 모습을 분별할 수 없습니다. 저것 좀 보세요," 서로의 몸을 밀착시킨 채 천천히 왈츠를 추고 있던 알베르띤느와 앙드레를 가리키면서 그가 덧붙였다. "제가 코안경을 잊고 가지고 오지 않아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두 아가씨가 지금 틀림없이 쾌락의 절정에 도달해 있습니다. 여인들이 특히 젖가슴을 통해 쾌락을 느낀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보세요, 저 두 아가씨들의 젖가슴이 완전히 맞닿아 있습니다." 정말 앙드레의 겆가슴과 알베르띤느의 젖가슴이 끊임없이 접촉하고 있었다. 그녀들이 꼬따르가 하는 말을 들었는지 혹은 짐작하였을 뿐이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왈츠를 계속하면서도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은 약간이나마 멀어졌다.

(펭귄판 7권 304~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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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문을 읽지 못하는 이상 번역의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일단 읽기엔 민음사판이 잘 읽히는 것 같긴 해. 다만 직역에 가까운 게 펭귄판 같음.


나는 프랑스어를 못 하고 원문을 읽어본 것도 아니니 선택은 갤러들의 몫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