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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기타노 다케시의 소설 <아날로그>를 들고 왔다.
전문 보컬이 아닌 사람의 노래를 좋아하듯, 직업 작가가 아닌 사람의 글을 좋아하는데(대신 졸라 잘써야함)
기타노 다케시 하면 영화 감독이자 이것저것 다하는 그야말로 일본의 종합예술인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의 글은 어떨까 궁금했던 것. 근데 기타노 다케시는 지은 책도 많아서 그냥 작가라고 불러도 될듯.
한국에서 종합예술인하면 어쩐지 홍서범이 떠오르지만,
기타노 다케시는 확실히 홍서범보다 여러 방면에서 재능이 뛰어난 것 같다.
글도 잘쓰네.
소설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기타노 다케시 하면 90년대 쯤엔 실제 야쿠자가 아니냐 뭐 그런 루머도 있었던 거 같은데 일단 생긴 게 살벌하다.
뭐 진짜 야쿠자라고 해도 믿을 만한 그런 얼굴.
기타노 다케시에겐 '기타노 쇼코' 라는 딸이 하나 있는데 90년대 후반 기타노 쇼코는 데뷔 싱글을 내게 된다.
데뷔 싱글의 프로듀서는 다름아닌 엑스재팬의 요시키.
요시키가 이 싱글에 어떤 사연으로 참여한지는 몰라도 기타노 다케시가 무서운 얼굴로 협박한 것은 아니었을까...싶기도 하다.
아님 말고.
암튼 90년대 후반은 일본 음악이 국내 수입되기 전이었고,
목동에서는 누군가 매장을 열어 불법으로 일본 정품 음악을 팔기도 했다.
한 두곡 들어간 싱글의 가격은 대략 만 원 정도.
학생이던 나는 한동안 그곳에서 용돈 많이 뜯겼다.
어느날 기타노 쇼코의 싱글도 목동 매장에 등장했고, 나는 음악도 안들어보고 샀다.
왜냐면 이 당시 막 엑스재팬이 해체하고, 요시키의 해체 후 첫 외부 프로듀싱이라는 점에서 기타노 쇼코의 싱글은 발매 전부터 화제였기 때문에.
그리고 싱글 자켓 얼굴도 어쩐지 예뻐 보였고.
무엇보다 일본의 종합 예술인 기타노 다케시의 딸이니 분명 예술적인 감각이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
이런 연유로 나는 일본 싱글이 많이 없는데 그중 하나가 기타노 쇼코의 싱글이라는 점.
근데 몇년 전 이사하면서 없어졌다는 점. ㅠㅠ.
암튼 기타노 쇼코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하나비>에도 출연하고 요시키 프로듀싱으로 음악 싱글도 냈지만
영화, 음악 둘다 큰 히트는 못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듯 하다.
그냥 나한테는 기타노 다케시를 볼 때마다, 아 이 얼굴 무서운 영감님 딸이 하나 있었지...하는 정도의 추억이 되었달까.
소설 이야기 하자면 주인공 사토루는 건설회사 디자이너.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셔놓고, 가끔 친한 친구 둘과 어울려 노는 뭐 그런 평범한 직장인.
'피아노'라는 카페에서 목요일에 한 여성을 우연히 만나고
서로의 연락처나 정보도 없이 그저 매주 목요일에 '피아노'에서 보기로 하고,
그녀는 사토루에게 목요일 그녀가 되어가는데...
재밌다. 재밌는데 중대장이 쓴 소설 같다.
중대장이 가끔 1인칭 문장을 3인칭으로 쓰지 않나.
"나는 니들에게 실망했다." 라고 쓰면 될 것을
"중대장은 여러분께 실망했다." 하듯이.
이게 분명 3인칭 전지적 시점인데 가끔 주인공 사토루 시점에서는 1인칭으로 떠들어댄다.
일본어가 원래 이따구로 생겨먹은 건지, 번역이 잘못된 건지,
아니면 기타노 다케시의 의도적인 이중 시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거 하나 좀 걸리고 나머지는 좋다.
시점이 뒤죽박죽으로 읽히면서 중간에 때려치울까 잠깐 생각함. ㅋ
그 외엔 유머도 좋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다.
기타노 다케시의 글은 누굴 울리는 재능보단 웃기는 재능이 더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주인공 사토루와 친구 둘의 이야기가 아주 저질이고 재밌다.
아, 또 재미난 건 소설 속에 엑스재팬의 히데 이야기도 한줄 나온다는 점.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기타노 다케시 영감님의 글,
나에게는 기타노 쇼코의 기억까지 떠오르는 글이랄까. 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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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른 갤러리에서 가끔 글 쓰던 사람인데, 책 좋아해서 떠들어봅니다.
책 보다가 재미난 책 있으면 가끔 와서 떠들어볼까, 어쩔까 싶은데.
글쓰기 전에 독갤 공지를 보니까 '창작글 금지'라고 되어 있어서...
음 창작글이 무언가 싶지만, 책관련 글은 뭐든 괜찮겠지영?
시, 습작 이런거 올리지 말라는 뜻 책 읽고 하는 얘기는 환영이지
아! 그렇군요! 네네, 가끔 와서 재미난 책 있으면 떠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