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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본인이 예전에 썼던 글. 월간 북한의 내용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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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베스트셀러, КОРЕЯ

북한은 정권 수립부터 대외 선전물을 적극적으로 출판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선'이다. 이 선전물은 브레즈네프 시절의 소련에서 'КОРЕЯ(카레야)'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의외인 건 이 '카레야'가 소련 사람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이 잡지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카레야'가 소련 사람들이 보기에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개꿀잼블랙코미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소련 사람들도 사회주의식 선전물이야 익히 봐왔으나 북한의 선전물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당시 소련에서도 브레즈네프를 가끔 '친애하는 서기장 동지'로 호칭했지만 문장마다 '위대한 수령'이나 '경애하는 수령'으로 부르는 김일성과는 비교가 불가했다.

예컨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은총으로 000동지는 김일성상을 받게 되었다"라거나 "박정희의 제국주의 정책 탓에 남조선에 3년 동안 비가 안 내린다"같은 '카레야'의 내용들은 소련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나도 웃긴 내용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떻게 버스의 모델명이 '피바다'고 뮤지컬의 제목이 '경애하는 수령의 영도를 받는 세금없는 내 나라'일 수가 있는가? 이런 극단적인 찬양이 소련 사람들에겐 전체주의를 조롱하는 패러디물로 읽혔고 그 결과 '카레야'는 여느 농담집보다 훨씬 더 잘 팔렸다. 심지어는 친구들과 '카레야' 독서 모임을 진행한 경우까지 있었다.  

'카레야'가 인기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소비품 부족과 정치 검열에 시달리는 소련 사람들이 '카레야'를 읽으면서 '그래도 우리가 얘내보다는 낫구나'라고 안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레야'를 통해 소련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애국심(?)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소련에서 대외 선전물은 북한뿐 아니라 동독, 중국, 몽골 등 다른 사회주의 나라들도 출판했다. 하지만 대중적 인기를 끈 건 오직 '카레야'뿐이었다. 심지어 '카레야'는 1988년에 발표한 소련 락밴드 '민병대'의 '모든 것은 계획대로'라는 노래에도 등장한다. 노래는 소련 말기 페레스트로이카에 충격받아 정신착란에 걸린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소련 말기의 혼란을 보여준다. 밑은 노래의 가사 중 일부다.

"레닌할아버지만 좋은 수령이래,
나머지 놈들 다 똥이라고 했네,
나머지 놈들도 다 적이고 이런 바보들이래.

사랑하는 나의 조국에서 악마 같은 눈이 내린다.

난 '카레야' 잡지를 샀고,
어, 그쪽에 다 좋다고 하고,
김일성 동지도 계신다고,
우리와 같네
역시
계획대로"

우리도 지금처럼 북한 선전물을 검열하기보다는 차라리 만인이 볼 수 있게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공산당 치하의 소련 국민들도 개그물로 받아들여 졌는데 하물며 지금의 한국에서는 오죽하겠는가. 분명 최고의 개그소재일텐데 말이다.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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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링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