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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한 문장이 아프다.

독서라는 추상적 체험이 아닌 몸의 여기저기 멍이 든 듯한 물리적인 체험을 한 기분이다.

책 뒤편에 실린 신형철의 평론까지 훌륭하다. 그의 표현대로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감행한 작품이다.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

예전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한강 작가가 나온 적이 있다. 희미하고 아련하고 매가리 없는 목소리였다. 
그런 사람이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같은 책을 써낸다. 
인간이라는 '암흑의 핵심'에서 글과 이야기를 길어내는 작업을 해낸다.

한강은 가끔 불판 위에 익어가는 고기조차 제대로 못 본다는 얘길 들었다. 
그런 사람이, 피와 창자와 고름으로 범벅된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리고 그걸 쓴다.

80년 5월의 광주를 책으로 접한 나는 문장이 '아프다'라고 썼다. 경솔하고 무심하게.
80년 5월의 광주를 살았던 이들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도 있다.
소년은 그날 이후로 계속 우리에게 오고 있다.
결국 이 책을 접한 모든 이들에게 '소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