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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개인적인 체험을 읽고 쓴 후기에서 만엔원년의 풋볼을 추천하는 댓글을 접했다.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이라길래 평이 어떠한가하고 검색을 해보니 문체가 상당히 읽기 힘들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래서 지레 겁먹고 읽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 장부터 이게 무슨 얘기인지 잘 가늠이 안 갔다. 개인적인 체험에서도 경험한, 몽롱하고 환상적이면서도 다분히 현실적인 장면이 급작스레 등장하는 식의 서술이었다. 그래도 이게 첫 장이니라는 마음가짐으로 쭉 읽어나갔다. 이틀에 걸쳐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예상보다 그리 읽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오히려 매우 재미있게, 첫장 이후로는 딱히 막히는 부분도 없이 읽어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 미쓰사부로와 그의 동생 다카시가 10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 넘어 그들의 증조부와 증조부의 동생의 행적을 좆아가며 골짜기 마을이 변해가는 모습, 그와 동시에 100년 전의 진실, 그리고 오늘날의 진실이 한데 얽혀 풀어나가는 이야기, 그 장면들 사이사이 인물들의 입체적인 대화와 행동들로 인해 계속되어 흥미가 유발될 수밖에 없었다. 미쓰사부로와 다카시의 대립을 중심으로 하여 골짜기 마을, 더 나아가 일본 사회 전체를 아울러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반전이라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올 수 없었다.
유명한 책인 만큼 여러가지 서평들이 있었다. 언어의 비겁함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미쓰사부로와 다카시를 각각 일본 민족 내의 수치심과 폭력성을 의미한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일리있는 유의미한 서평이었다. 그럼에도 일군의 서평들을 한데로 묶어주는 핵심은 바로 진실이라 여긴다. 극단적으로 이 소설을 축약하자면 진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진실은 증조부의 동생이나 S형처럼 종종 왜곡되거나 때로는 미쓰사부로의 여동생처럼 은폐되지만 그것은 소멸되지 않은 채 한 개인에게 있어서든 사회 전체에 있어서든 잔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진실을 마주할 때 인간 개인의 모습은, 인간 개인이 모인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이와 관련해 작품에는 여러 양상이 나온다. 그 중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는 건 온전히 개인의 영역이다. 그러나 생각이 행동으로 행해질 때 그것은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집단, 즉 공동체의 영역으로 확대된다.
만엔원년의 봉기와 다카시의 풋볼 팀은 얼핏 보기에 분신과도 같아 보이지만 보이지만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전자가 진실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근본적이자 생존적 저항이었다면 후자는 그보다는 훨씬 덜 절박할 뿐더러 부조리의 본질은 커녕 조선인이라는 다른 집단을 향한 혐오에 기반한 폭력에 불과할 따름이다. 종국에 전자와 후자의 봉기자는 전혀 다른 형태로 삶의 마지막을 맞이했다. 그것은 적어도 전자는 일말의 진실성을 내포한 반면 후자에게 있어서 진실이란 그저 왜곡되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각색해 이용하는 도구에 불과했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진실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공동체의 향방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중 내내 진실에 침묵해 온 미쓰사부로는 마지막에 가서는 유일하게 모든 진실은 아는 자로 거듭났고 '풀의 집'을 찾아간다. 우리의 공동체는 '풀의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작중 등장한 공동체인 골짜기 마을은 어떨까. 다카시에 의해 부활한 염불춤에서 증조부의 동생에 이어 다카시가 가장 인기 있는 혼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결국 공동체가 진실에 소홀히 했을 때 똑같은 폭력이 반복될 것이라는 암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카시의 자살이 곧 참회로써 기능해 구원받았음을 뜻하는 것인가. 내가 전자 쪽의 해석의 기우는 이유는 역시 내가 비뚤어진 성정을 가져서는 아닐까.
되도 않는 솜씨로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이 소설은 아무래도 두 세번은 더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 안에 한 번 더 정독하고 좀 더 정리된 후기를 써봐야 겠다.
평점 5점 만점의 4.9점
이유; 근친상간 시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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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가 없진 않으니...
저게 그렇게 쩜?
뭐 모든 책이 그렇듯 개인취향에 따라 다르겠지
첫장 이후로 막힘 없이 읽었다니 대단하네 0.1점은 근친 땜에 까인 거임? ㅋㅋ
Yes
우와 근친 아니었음 5점 만점에 5점인 거네.. 난 아직 개인적인 체험만 읽어봤는데 역시 만엔원년도 읽어야 하는 건가봐
이거 1년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