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트겐슈타인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무리 봐도 글이 너무 어려운 거 같았다

다시 써보자고, 이번에는 쉽게 쓰려고 해봤다


쉽게 쓰기 위해서 먼저 "가족유사성"을 설명하는 게 필요한 거 같았다

비트겐슈타인의 아주 유명한 용어라서 설명하기 쉬울 줄 알았다

시발 무려 A4 3페이지가 나왔다

처음 프롤로그 주석에 3페이지나 쓴 정보글을 사람들이 읽을 리가 없다

어떻게든 줄이려고 했다

아무리 해도 글을 줄일 수가 없었다


포기하고, 가족유사성 버린 뒤에 글만 쉽게 써서 퇴고하면 되겠지 싶었다

시발 쉽게 써지지가 않는다

한 줄에 쓸 단어를 여덟 줄로 늘려야만 뭔가가 나온다

아무리 봐도 너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러면 사람들이 눈길도 안쳐다볼 거 같았다


포기하고, 정말 어려운 부분 하나를 부록처럼 남겨두기만 하고 다른 글을 쉽게 쓰면 어떨까 싶었다

시발 이거도 안된다

아무리 해도 쉽게 써지지가 않는다

그 부록 부분을 쓴 이유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려워도 어떻게든 썼기 때문이었다

그걸 까먹고 다른 글로만 연결하자고 하니 글이 잘 나올 리가 없었다

이때쯤 나는 코딩 안될 때 하는 증상이 발현되었다. 잘 안써지면 내 뺨을 때리면서 글쓰기를 하기 시작했다


포기하고, 글에 옭아매지 않고 완전 다른 글을 써보자고 생각했다

기존 글과는 30% 정도의 연관만 있는 글을 써서

안 읽는 사람을 위한 짧은 글을 주기로 결심했다

제목은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거짓된 명료성"이다

글에는 비트겐슈타인의 글이 왜 그렇게 모호하게 쓰여졌는지,

어떻게 두 가지 명료성이 있고 그것이 구분되는지,

거짓된 명료성을 받아들이면 어떤 나쁜 점들이 나타나는지,

거짓된 명료성을 원하는 지금 사회는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인지를 쓸 것이었다


시발 근데 못 쓰겠더라

내 뺨을 계속 때려도 뭐가 나오지를 않는다


이때쯤 되니 비트겐슈타인을 다룬 책을 펼치는 게 두려워지게 되었다

시발

도저히 이 자학을 진행할 염두가 나질 않는다

이걸 왜 취미로 읽고 있었지 하는 생각

대체 왜 철스퍼거 짓을 하고 있는거지 같은 생각


이것을 하면서 뭔가 하나는 확실하게 깨닫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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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말... 진짜 뭔가 잘못되어도 쎄게 잘못되었다...





p.s. 진짜 여기서 정보글 쓰는 사람들 대단하다고 느낀다... 특히 한 사람 앞에선 눈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