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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전후부터 한국전쟁까지, 극단의 길과 선택만이 용납됐던 시대에서 상식을 찾고자 노력한 유태림이라는 사내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이라고 이 작품을 표현할 수 있겠음ㅇㅇ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한다는 이들에겐 매국노로, 친일파들에겐 불순한 사상을 가진 불령선인으로 의심 받았던 조선인.

해방 후 조국에서 좌익에게는 반동으로, 우익에게는 빨갱이로 취급받았던 회색분자.

그냥 자기 위치와 처지에서 열심히 산 거 뿐인데 자기들 편 안들어준다고 양쪽에서 욕만 처먹은 불쌍한 태림좌....ㅜ 그런 의미에서 난 유태림이란 인물이 이 소설에 나온 그 누구보다 진실한 휴머니스트라고 본다.

극단주의자들의 아가리 배틀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멘탈이 갈리는 유태림을 보고 있으면 참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작품 속 유일한 상식인이자 원칙주의자가 답도 없는 정치병자들에게 공격 받으면서 상처 받고, 끝내는 비극적으로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참 씁쓸함.
(물론 결말은 열린 결말이라 유태림의 최후에 대해선 다른 가능성의 여지가 좀 있을듯)

사실 전개 자체는 원패턴에다가, 우리가 모두 아는 역사적 사실을 따라 쭉 벌어지기 때문에 이야기로 뭐 이렇다, 저렇다 말할만한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함. 유태림의 생애를 따라 그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면서 작품을 읽는다면 120프로 만족할 독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독붕이들에게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