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독서 갤러리에 입갤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간실격>이니 뭐 다자이의 기타 등등 책들 얘기가 많아서 반가운 마음과 함께 퇴근 전에 다자이 양반 책 이야기나 좀 하고 갈까 싶어 글쓰기 버튼을 눌러보았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다자이의 <인간실격>이라함은 아마도 민음사에서 나온 책이 아닌가 싶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소와다리'출판사에서 나온 다자이 오사무의 책들을 아주 애정하고, 추천합니다.
아, 그러니까 저는 일본어는 쓰지도 읽지도 못하여, 원서를 본다한들 까만 것은 글이요, 하얀 것은 백지일 텐데, 다자이 오사무의 문체가 사정없이 쉼표를 남발, 그리하여 흔히 '요설체'라고 부르기도 한다던데, 그래선지 다자이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아 답답하다, 아 갑갑하다, 하는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유쾌한 기분까지 들어서 자꾸만 뭐랄까, 아아, 제기랄, 중독된달까, 저도 모르게 쉼표를 남발, 하며 다자이의 문체를 따라하게 된다, 뭐 그렇게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소와다리는 출판사는 대표가 살짝 제정신이 아니어서 예전에 윤동주나 김소월, 백석의 책을 초판본 표지로 내어 소위 대박을 터트린바 있는데, 이런 예스러움이 독자에게 큰 호응을 끌었는지, 소와다리 출판사의 작업방식을 흉내내는 이른바 아류 출판사들도 하나둘 튀어나왔습니다만, 그 후로도 소와다리 출판사는 아류 출판사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아아, 이것 참 좆같구나, 하는 기세로 역시나 보통의 출판사들이 시도하지 않는 책들도 많이 내어왔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제 일본책을 세로쓰기로다가 낸 것이지요.
한 5년 전인가, 소와다리에서는 <인간실격> 1948년 초판 표지로 책을 내었는데, 하필이면 글씨를 세로쓰기로 내어서 독자들의 원성이 자자, 하지만 또 원서에 충실하게 쉼표를 가득 담아 책을 내었습니다만, 그게 잘 팔렸는지 어쩐지는 제가 관계자가 아니라서 알 바가 없고, 어쨌든 그 후로 소와다리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수필 <이십 엔 놓고 꺼져>를 세로쓰기로, 또 단편 <비용의 아내>를 가로쓰기로, 또 얼마 전에는 <인간실격>을 가로쓰기로(드디어) 내었습니다.
저는 <인간실격>을 아주 좋아하지만서도, <인간실격>이란 게 어차피 다자이의 자전적인 자소설인바 수필은 어떨까 하여 궁금하였는데, 아, 이게 보통 꿀잼, 개잼, 허니잼이 아닙니다. 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도 아주 좋아하는데, <이십 엔 놓고 꺼져>를 보면 다자이 오사무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보내는 편지 글이 있습니다. 그건 뭐랄까, 하나의 항의랄까, 징징거림이랄까, 그걸 보면서 저는 박장대소할 수밖에 없었으니, 가와바타 야스나리든, 다자이 오사무든,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글은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유합니다. 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책은 세로쓰기로 되어있어서, 가독성 따위 개나 줘버려, 하는 방식의 책이니 눈알이 빠질 각오는 어느 정도 해야 하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다자이 오사무의 책은 지금으로서는 소와다리 출판사만 믿고 간다, 뭐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지경이라, 소와다리에서 작업하고 있는 책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와다리에서는 이후로 다자이 오사무의 <도련님>을 작업하려고 했다고 하던데, 어찌된 영문인지 갑자기 <사양>을 낸다고 하여, 저는 그 책이 출간되기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달까요. 제가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고 말은 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사양>은 읽어보질 못하여서,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태풍이 올라오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와중, 퇴근 시간이 이미 훌쩍 넘어 갔으니, 저는 이만 퇴근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서갤에 입갤하고 공지글을 읽었을 때 창작글을 쓰면 조져버리겠어, 라고 하였지만, 이 글은 창작글이라기 보다는 엄연히 다자이 오사무의 책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니 삭제된다거나 뭐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저는 소와다리 출판사에서 나온 <이십 엔 놓고 꺼져>, <비용의 아내>, <인간실격>을 추천하며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총총.
아, 물론 민음사 버젼의 <인간실격>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소와다리에서 나온 다자이의 책을 읽어보면, 아, 다자이의 문체가 원래 이러하구나, 하고, 큰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그럼 이만 진짜로. 총총.
광기가 느껴진다 - dc App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근데 소와다리 세로쓰기는 ㄹㅇ 왜하는지 모르겠음 ㅋㅋㅋㅋㅋ 그냥 좀 편하게 내주지...
소와다리 대표님이 지치셨는지, 요즘 나오는 책은 가로쓰기로 내시더라고요. ㅎㅎ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다자이를, 읽다 보면, 아아, 뭐, 이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