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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 시리즈 중 5번째 책인 『왜 칸트인가』는 칸트의 3대 비판저서인 『순수이성비판』(1부), 『실천이성비판』(2부), 『판단력비판』(3, 4부)를 해설하며 칸트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입문서이다. 원래 전체를 읽고 서평을 쓰려고 생각했지만 내용이 워낙 어려워서 나누어 쓰기로 했다.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원서 제목에 대하여


비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뜻은 '묻고 따져 옳고 그름을 밝히는 것'이다. 이런 뜻만 알고 원서의 제목을 보면 이성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 책의 서문에서 밝히는 '비판'의 뜻은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비판(critique)이란 말은 본래 그리스어 크리네인(krinein)에서 유래한다. 이는 자른다, 특히 음식의 썩은 부분과 썩지 않은 부분을 가른다는 뜻을 지닌다. (37p)


즉, 여기서의 비판은 현대의 '구분'과 가장 유사한 뜻을 지닌다. 그러므로 '순수이성비판'은 이성을 여러 부분으로 구분한다는 뜻이 된다.




위 사진은 본문 37p에 수록된 그림이다. 칸트는 우리의 마음(=의식)을 감성, 상상, 지성, 이성의 네 부분으로 구분하고, 구분된 네 영역을 다시 각각의 기준에 맞게 쪼개어 설명한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순수이성비판이라는 단어는 이 원서의 내용을 잘 나타내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지성, 감성, 상상력, 이성


『순수이성비판』을 설명하며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지성, 감성, 상상력, 그리고 이성이다. 이는 위에서 소개된 마음의 네 가지 영역인데, 칸트는 비록 상황에 따라 각 영역이 사용되는 비율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이러한 개념들의 조화를 통해 세계를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지성은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인식영역이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 불변하는 이 두 성질은 필수적이고 불가결하지만, 오히려 그 불변성 때문에 발전할 수 없으며 따라서 항상 동일한 말을 반복한다. 또한 이론의 영역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실증할 수 없어 다른 인식영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지성의 성격 때문에 칸트는 감성 없는 지성은 공허하다고 하였다.


감성은 우리의 직관에 해당하는 인식영역이다. 감성은 지성과는 반대로 실증할 수 있고 가변적이며, 따라서 필요하다면 살을 붙여가며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불변하는 보편성과 필연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오류의 가능성 아래 놓여 있다. 따라서 지성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지성과 감성의 적절한 협업을 통해 세계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다.


지성과 감성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이지만, 칸트는 이 두 인식영역이 물과 기름처럼 상호배타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두 영역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영역이 바로 상상력이다. 상상력을 통해서만 지성과 감성이 섞여들 수 있으며 이는 올바른 인식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


이성은 지성이나 감성처럼 주도적인 역할이 아니다. 이성은 지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길잡이다. 이론적 배경에 불과한 지성을 바탕으로 올바른 사유를 하는 것이 이성의 역할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좀 난이도가 있어 초독에서는 그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했다.


전체적인 느낌


칸트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입문하라는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렵긴 했다. 읽다가 잠깐 딴생각에 빠지면 같은 문장을 5번이나 읽는 경우도 있었으며 읽고 나서도 그 뜻을 해석하지 못해 몇 번이고 되돌아가 읽었다. 하지만 책의 저자가 중요한 내용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계단식 설명을 하기 때문에 집중만 하고 읽으면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다. 다만 읽고 나서도 전체적인 상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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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용도 요약하고 내 생각도 넣어서 쓰려고 했는데 넘 어려워서 찍쌌다


이게 칸트 입문서 중에 그나마 젤 순한맛이라는데 존나 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