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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송 / 로버트 매캐먼
Swan song / Robert R. McCammon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판타지 모험 소설


소개 및 특징

스완 송은 미국의 소설가인 로버트 매캐먼이 1987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스완 송은 스티븐 킹의 미저리와 같이 브램스토커 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완 송, 즉 백조의 노래는 평소에는 울지 않던 백조가 죽기 직전에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관용어다.
죽거나 은퇴 직전에 보이는 퍼포먼스, 몸짓을 뜻한다.
은퇴 연도에 최고 성적을 낸 선수에게, 스완 송 시즌을 보냈다고 한다.
한국어에서는 회광반조, 마지막 춤사위라는 비슷한 말이 있다.

책에서 스완 송은 관용어의 의미와 스완의 노래라는 두 뜻으로 드러난다.
죽은 대지의 신음이기도 하고 황무지를 가로지르는 스완의 모험이기도 하다.
스완은 등장인물인 수 완다 Sue Wanda의 애칭이다.

핵전쟁 이후의 황무지를 배경으로 둔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소설의 전개 양식은 sf 보다는 모험 판타지에 가깝다.
이는 등장인물의 모티브가 되는 설정에서도 알 수 있다. 등장 인물들은 타로 카드를 모티브로 한다.
타로 카드의 내용을 대충이라도 알고 보면 좋다.


추천&비추천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재미있다. 자못 유치한 설정을 필력으로 덮는다.

개별 인물들은 평면적이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묘사가 사실적이다. 인물들간의 큰 대립의 구도가 생기는 과정이 설득력이 있다.
긴 호흡의 장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라오어1을 재밌게 한 사람에게 추천
소년 만화 같은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
황무지에서 펼쳐지는 사실적인 생존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비현실적일 수 있다. 이건 모험 소설이다.

유치함과 사실적임 사이의 선이 아슬아슬하다.
기독교 모티브가 많아서 이에 거부감 있는 사람에게는 비추
소년 만화 싫어하는 사람에게 비추


비슷한 컨텐츠

반지의 제왕, 라스트 오브 어스1(게임)


줄거리

지난 몇 달간 뉴스는 핵전쟁의 위협을 경고했다. 마침내 미국 전역에 핵폭탄이 떨어진다.

프로레슬러 조쉬 더 블랙 프랑켄슈타인은 캔자스의 광활한 옥수수밭 옆 휴게소에 잠깐 멈춘 중이었다. 거기서 눈이 맑은 소녀를 만나는데 갑자기 빛이 번쩍인다.
조쉬는 소녀와 엄마, 가게 주인을 들쳐매고 지하실로 대피한다. 가까스로 지하로 대피했지만 폭발은 엄청난 양의 흙더미로 지하실 입구에 고분을 세워 버린다.
빛 한점 들지 않는 칠흑의 어둠 속에서 공기마저 시시각각 떨어지고 조쉬는 화상까지 입어서 삶의 미련을 버리려고 한다.
그런데 어둠과 탁한 공기 아래 흙더미에서 무언가가 조쉬의 손에 걸린다.

시스터는 맨하탄 뒷골목의 미친년이다. 폭탄이 떨어졌을 때 그녀는 열심히 뒷골목을 배회 중이었다.
강도를 만났지만 불알을 걷어차고 그녀는 목에 걸린 십자가를 들추며 예수를 믿으라고 한다. 빛이 번쩍이고 그녀는 안식처인 맨하탄의 하수도 아래로 나른다.
한차례 굉음이 지나가고 쑥대밭이 된 지상으로 나오자 그녀는 세상이 이전과는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더이상 복음을 전파 할 상대가 없다.
그녀는 부서진 상점의 거리를 지나간다. 보석점 앞에서 그녀는 보석 파편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는 걸 발견한다. 폭탄의 고열로 보석들은 엉겨 붙어있다.
흩어진 보석 사이에 시스터의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런 시스터를 멀리서 바라보는 빨간 눈이 있다.

벙커는 핵폭탄의 낙진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지 직접적인 충격을 막기 위한 용도는 아니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맥클린은 핵전쟁의 위협을 막기 위한 벙커의 책임자였다.
시민들은 회원권을 사서 정기적으로 벙커 아래 모였다. 폭탄이 떨어졌을 때 마침 정기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폭탄이 떨어지자 산 밑의 벙커는 산줄기를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흔들렸다.
정신을 차리자 맥클린은 찢어진 벙커의 바닥 틈에 끼어있었다. 그는 올라가려고 했지만 손목이 틈사이에 단단하게 끼어 움직일 수가 없다.
고통 속에서 정신을 잃을 무렵 그는 비쩍 마른 청소년이 틈으로 내려오는 걸 본다. 그의 마지막 희망이다.


감상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 중에 하나가 스완 송이다. 스티븐 킹의 더 스탠드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킹의 소설을 보지는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보지 않을 건데 스티븐 킹의 스타일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판타지의 장치로 극을 끌고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튼 스완 송은 그런 미스터리의 요소가 있다. 극에서 핵심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 악마다.

악마가 나왔을 때 약간 몰입이 깨졌다. 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라지 판타지를 바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띵작은 띵작인 이유가 있었다.
악마가 나오고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고 선-악의 대립과 그 이후의 희망을 그리는 주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비중은 작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기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치킨은 기름에 튀기지만 어디까지나 닭이 주재료다. 맛있는 튀김인줄 알고 베어물었는데 기름옷만 있다던가 하는 배신감이 없다.

소설을 보면 악마를 등장시키지 않더라도 작가의 필력은 충분히 선-악의 구도로 인물들을 이끌어 나갈 힘이 있다. 근데 왜 악마를 굳이 등장시켰을까?
작가는 황무지의 인간을 두 부류로 그린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돕는 인간들과 남의 것을 뺏는 인간들. 나의 생존을 위해 남의 것을 뺏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가?
등 따순 소파에 앉아 책 보는 상황에서 이 놈은 나쁜 놈 저 놈은 착한 놈 하지만 혼란한 사회에 있다고 상상해보면, 어떤 부류의 삶이 옳은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는 이쪽의 인물들과 저쪽의 인물들을 대등한 비중으로 다룬다. 옳고 그름 이전에 황무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있다.
선의 인물들의 대립과 악의 인물들의 대립이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선의 인물들과 악마의 대립으로 점진적으로 바뀐다. 악의 인물들은 악마의 존재를 의심한다.
선의 인물들은 악의 인물들을 처단한게 아니라 악마를 처단한게 된다.
작가는 인물들의 생존 전략에 도덕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
악의 상징인 악마가 등장함으로써 사람의 선악은 바뀔 수 있음을 죄는 회개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게 악마가 필요한 이유다.

소설의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나쁜 마음'이 외면으로 드러난다는 게 보여진다.
종기가 얼굴을 뒤덮고 평소에 그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느냐에 따라 결국 다른 얼굴이 된다는 건데, 이런 설정은 좀 유치하다.

스완이 찐소녀에서 성녀로, 왕이 되는 설정도 참 아슬아슬하다. 그 선을 대놓고 넘으면 만화 같아지고 유치해지는 건데, 음... 선 좀 넘었는데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무시한다.
인물들이 평면적인 건 아쉽다. 하지만 인물들이 각기 개성이 아주 뚜렷하고,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만큼 대등하게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뤄서, 평면적인 인물로 인한 지루함은 없다.

곳곳에 유치한 설정들이 있지만 그런 걸 모두 상쇄할 만큼 이야기를 잘 쓴다. 원서 기준 900 페이지, 번역본으로는 1500페이지 가량의 장편 소설인데, 지루할 틈이 없다.
인물들의 생존기에서 시작해서 환상을 보고 모험을 하고 공동체를 이룬다. 세 그룹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다들 재미있다.

모험 소설로는 수작이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전반적인 황폐하고 혼란스러운 배경은 현실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다.  
전반부는 현대의 세계라는 현실적인 느낌이 나지만, 중반부 넘어갈 수록 세계는 현실이 아니라 환상의 세계, 현실과 동떨어진 황무지 같다.
폴아웃 뉴베가스의 카지노처럼, 황무지 안에서 현대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배경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