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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람』은 미국의 SF 작가 커트 보니것이 『제5도살장』과 함께 스스로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과학과 기술의 가치중립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보니것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제로 하면서, 보니것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들어가 쓴웃음이 난다.
작중 시점에서는 이미 고인이 된 필릭스 호니커 박사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과학자다. 그는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터졌을 때, 옆에 있던 과학자에게 과학의 비윤리성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그는 그에 대해 무관심했으며, 이 일화는 그의 삼남매 중 막내 뉴트의 글로 전해진다.
폭탄이 터진 후에, 그러니까 미국이 폭탄 하나로 도시를 통째로 쓸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진 후에, 어떤 과학자가 아버지를 돌아다보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제 과학이 죄악을 알게 되었군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죄악이 뭐요?”
원자폭탄을 완성하고 나서, 호니커 박사는 심심풀이 삼아 '아이스-나인'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아 아이스-나인은 물과 접촉하면 그 즉시 물을 얼려버리는 극히 위험한 물질이다. 그는 사후 직전 이런 물질을 아무런 조심성 없이 부엌에서 연구하고 실험했다. 그는 잠깐 벤치에 앉아 쉬려고 했으나 숨을 거두었고, 그의 세 남매가 아이스-나인을 나누어 가졌다. 이를 알게 된 화자는 과학자들의 무책임함에 절망한다.
이러한 태도는 호니커 박사의 세 남매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들은 아이스-나인을 자신의 관계자에게 주거나 돈을 받고 팔았으며, 그 결과 아이스-나인은 여러 국가에 퍼지게 되었다. 이 결정이 바다나 생물에게 닿았을 때 일어나는 비극은 그들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아이스-나인을 주거나 팔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눈 앞의 행복이었다. 이러한 태도를 화자는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한다.
호니커의 자녀들은 아이스-나인을 사유재산으로 나누어 가지면서, 누가 어떤 식으로 그 이유를 정당화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들은 아버지의 뇌 늘리기를 떠올리며 아이스-나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했지만, 윤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인간들만큼이나 근시안적인 제 자식들에게 아이스-나인 같은 장난감을 건네주는 필릭스 호니커 같은 사람이 있는데, 대체 인류에게 어떤 희망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고양이 요람"은 실뜨기 놀이 중 하나를 말한다. 두 손으로 실을 X자 모양으로 만든 것을 고양이 요람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그냥 실로 X자를 만든 것 뿐이다. 이것을 고양이 요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실뭉치를 고양이 요람이라고 믿어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포착하여 작가는 '고양이 요람'이라는 단어를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에서는 눈을 돌리는' 과학자들을 비판한다.
“아이들이 서서히 미쳐간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죠. 고양이 요람이라는 게 두 손 사이에 있는 X자 다발에 불과한데도, 꼬맹이들은 그 X자를 보고, 보고, 또 보고…… 그런데, 빌어먹을 고양이도 없고, 빌어먹을 요람도 없죠.”
“고양이가 보이세요? 요람이 보이세요?”
『제5도살장』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다. 『제5도살장』의 경우, 드레스덴 폭격을 묘사하여 전쟁의 끔찍함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알았지만 내용이 다소 난잡하게 느껴져 그다지 몰입하지 못했다. 반면 이 책은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은연 중에 반복적으로 노출하여 읽을 때 방향을 잡기 편했다. 작가는 두 작품 모두 A+를 주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책을 읽는 대중의 입장에서 『제5도살장』보다는 『고양이 요람』을 더 높게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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