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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적자면 독서라는 것은 해당 책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함. 그리고 그 이해라는 건, 그 시대를 살아왔거나, 그 시대에 대한 공부를 하거나 둘중 하나일텐데

홍길동전에서 나오는 서얼의 서러움을 비록 공감은 할수있겠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당시의 서얼보다 진정으로 느낄 수 있겠음? 


그렇지만 


나같이 콜콜 졸았어도 어쨌든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을 마쳤다면, 한국사에 대한 설명은 지겹도록 들었을 것이고 정감록이라는 개념조차도 어디서 한번 쯤은 들어 봤을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가 지겹도록 강요되는 요즘 시대의 사람이야 말로 오히려 더욱 더 보편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함. 


뭐 단순히 생각하면 극의 전개가 그런거지만, 


황제의 운과 말빨이 재미있었음.


초반부의 황제의 운은, 그저 흰돌마을이라는 곳이 순박하고, 산골 구석에 쳐박혀있어 한국사의 격류를 피해갈 수 있었다고 나오지만,


그 중반부터 나오는 황제의 운은 황제 그 스스로 만들어 나간 인연의 끈들이고(만주의 척씨도 결국 황제가 도적들에게 괴상한 공명심으로 나서면서 생긴 인연이고, 황제의 아들들도 황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진즉에 망했겠지만 그 주변의 도움 조차도 스스로 만들어나간 것이고


극의 중반에 나온 김광국의 하늘의 나라를 세우라니, 뭐니 하는 말들도 굉장희 인상깊었고


책의 초판에선 어느 시점에서 황제 또한 이것이 망상이란걸 잘 알고있었고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서 연기하고 있던 것이었다고 하던데(내가 읽은건 개정된 부분)


아마 그 부분의 잔재겠지만 황제가 김광국과 헤어질때는 이 부분이 반영된것 같아서 황제의 총기가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그랬고,



책 중반중반에 찬양하는 듯 하면서 신랄하게 디스하는데, 쓸모없는 고전 사상을 활요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 말빨 솜씨가 존나 웃겼음. 중간에 공산주의자 이현욱을 잡아놓고 설전하던 부분은 캬....그냥 그렇게 이겼다고 하면 그저 그런 소설이었겠지만 끝에 굳이 


'....누구는 왕의 위엄에 눌린게 아니라 이현욱이 되도않는 망상과 상대하기 지쳐 어이없는 웃음을 지은채로 침묵했다고 하는데 터무니 없는 소리이다.'


이런 부분을 넣어서 상상의 여지를 넓히는게 참 좋았음


여튼 진짜 최고의 코메디 소설이었음. 진짜 이문열 전성기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작품 독갤러들에게 모두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