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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아는 세계


우상의 눈물은 간단히 말해 기표의 물리적 횡포와 그에 대항하는 형우와 담임의 기만적위선적 폭력에 대한 기록이며 몰락하는 기표의 모습을 통해 형우와 담임의 위선적 폭력이 단순한 물리적 폭력보다 더 지독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기표의 폭력은 알기쉽다기표의 눈에 거슬리게 메시꺼운 행동을 하면 린치를 당해야 하고 감히 그에게 함부로 말을 놓으면 영락없이 얻어터진다말 그대로 비위를 상하게 하면 줘터진다는 소리다일의 특징을 따지지 않는 것이 기표가 행하는 악의 특징이다그 사실은 너무 명쾌해서 오히려 상쾌하기 까지 하다.

그렇다면 담임의 지도와 형우의 리더쉽은 어떨까그들의 행동은 음흉하다담임은 자율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실제론 학생들이 담임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유대를 자신의 간자로 삼으려 하기도 했다또 기표의 폭력을 전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흉스럽게 모른 체 시치미를 떼기도 했다.

형우는 아이들의 인심을 살 줄 안다천성적으로 호감이 가게 생겼고 성실하고 의협심 까지 있다하지만 형우의 그런 모습은 가식이다기표가 계획되지 않은 지극히 우발적인 순수 악이라면 형우는 계획되어 만들어진 완벽한 위선이다.

그런 형우가 기표에게 부정행위를 권유하는 과정은 조금 소름끼치기 까지 하다형우는 유대를 포함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모아놓고 기표가 답을 컨닝할 수 있게 도와 구제하자고 말한다이야기의 흐름상 그것이 진정 기표의 구제를 위한 것이 아님은 쉽게 읽어낼 수 있다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평판을 높이려는 수작이 아니다기표의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도발인 것이다임형우가 얼마나 교활한 인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담임과 형우는 일련의 사건을 거쳐 기표의 치부를 폭로해 기표를 무너트렸다기표의 불행을 동정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으로 명분도 쉽게 얻어가며 말이다그렇게 모두에게 군림하던 기표는 부지불식간에 담임과 형우에 의해 불쌍한 벌레로 가공된다이것은 명백한 정신적 폭행이다물론 기표가 형우를 물리적으로 폭행했던 것도 불의한 것이었다그래서 인물들은 기표를 마음껏 비난할 수 있었다하지만 형우가 기표에게 가한 정신적 폭행은 칭송받을 것으로 여겨진다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이것은 마지막에 기표가 남긴 말대로 정말 무서운 일이다.

나는 예전엔 위선이 왜 나쁜지 이해하지 못했다어차피 선을 낳는다면 거짓인지 진심인지 중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위선은 이토록 무섭다.


인상 깊은 점은 우상의 눈물 속 인물은 어느 누구도 선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최기표나 담임임형우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서술자인 이유대 마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대한 가치판단만을 계속하는 인물이다담임과 최기표의 대립을 예견하며 자신은 멀찍이 떨어져 제 3자의 입장으로 그네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 있다는 사실을 즐거워하거나 임형우의 위선을 모두 꿰뚫어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은 모습이 그 사실을 나타낸다.

하지만 어떤 행동을 나서서 하지는 않지만 이유대의 서술은 명백히 나의 판단을 유도하고 있다이유대의 서술을 읽다보면 악임이 명백한 최기표의 편으로 자연스럽게 기울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유대가 최기표에 대해서는 건조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반면에 임형우와 담임의 경우엔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최기표와 임형우 둘 중 어떤 악이 더 나쁘다 말하며 결론짓는 것은 무의미할뿐더러 재미도 없다다만 작품상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보자면 원시적이고 순수한 악보다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위선이 더 지독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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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는데 독후감은 안써요 그래서 옛날에 쓴 거 올림 독갤럼들은 앵무새 주기기 좋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