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조현병 걸린 사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글이나
전봇대나 담벼락에 붙어있는 피해망상적인 고발문 같은 것(제일 유명한 게 그놈의 베리칩) 들을 찾아보곤 했는데
그런 것들 보면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성향의 소설들과 닮아 보임
음모론이 뒤편에 깔린 것이라든가, 편집증적인 정보들의 열거라든가,
서로 다른 것들에서 희박한 유사점, 접점들을 찾아내 사건을 전개시키는 방식이라든가,
애초에 페스티쉬 방법론의 혼성모방이 정신분열적인 요소가 있기도 하고
이런 쪽의 소설을 대단히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핀천이나 후장사실주의자들의 소설을 읽다보면
세련된 버전의 조현병 환자의 글 같기도 하고... 특히 후장사실주의자들은 갈수록 집단적인 조현병이 심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농담)
반대로 이런 조현병적 양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모던한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정보들과 그것들 간의 느슨하고 미약한 접점들 속에 둘러 싸여서
분열된 자아와 자본주의가 불어넣는 망상과 환청들 속에서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뭐 독극물 조심 이런 거 붙어있는데 우리 동네는 ㅋㅋㅋㅋ 저런 거 쓰고 뿌리는 사람들은 뭔 생각을 하면서 살까
그들이야말로 진짜 포스트모던한 세계를 살고 있는 걸수도..
전혀.. 포스트모던은 아예 카오스고. 정신분열이나 망상장애 이런 사람들은 어떤 체계가 있음. 단지 그 체계가 끝없는 자기합리화와 자기최면으로 인해 깊은 강박에 빠져있거나, 뇌이상으로 인해 자극에 초극도로 예민해져서 스스로 그렇다고 믿음에 믿음이 겹쳐져서 일어나는 혼동일 뿐이지. 진정한 무질서는 정신이 오히려 말짱해야 할수있는 거임..
내가 지켜본 바로는 조현병 환자들의 피해망상월드도 시간이 지나고 조현병이 심화되면 점점 세계가 확장되고 카오스에 가까워짐. 반대로 포스트모던이 완전한 카오스라고는 생각 안 함. 단편적으로는 혼돈이어도 그것들 사이의 최소공약수 같은 접점이 구심점이 되니까 무언가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
뭐 그렇게 볼수도 있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건 피아노에 당장 앉아서 피아노 무식자에게 연주를 시켜보면 마구잡이로 연주를 하더라도 그 중간에 화성에 맞는 코드가 나온다는 거임. 진짜로 오로지 불협화음으로만 연주할수 있는건 전문 음악인만이 할수 있는 영역임.. 그게 문학으로 치면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이 하는 짓이라는거고. 앞뒤가 안맞으면서도 직조된 이야기를 짤수 있다는건 온전히 제정신이여야 되는 거고, 그게 정신분열증환자의 글과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