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토박이인 그는 텍사스 토박이답게 모음을 빼며 느리게, 말하는 것이 몹시 귀찮지만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말만 한다는 식으로 한 마디를 한 후 다음 말을 이어갔는데, 그렇게 해서 할 말은 다 했다. 이미 취한 그는 어떤 얘기 끝에 자신의 농장이 있다는 얘기를 했고, 내가 궁금해하자 자신의 농장에 초대하겠다고 했고, 내가 기꺼이 가고 싶다고 하자 그의 농장을 제대로 보려면 말을 타고 봐야 하는데, 내가 말을 탈 줄 아는지 물었고, 내가 탈 줄 안다고 하자, 말을 타고는 충분히 볼 수 없다고 말을 바꿨는데, 경비행기를 타고 봐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따지듯이 텍사스에서는 누군가의 농장의 크기를 묻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했는데, 나는 그에게 그의 농장의 크기를 물은 적이 없었다. 그는 그의 농장에 무엇무엇이 있는지 말했고, 그것들을 다 보고 싶냐고 물었고, 내가 가능하면 다 보고 싶다고 하자, 그것들을 다 볼 필요는 없다고 했고, 또다시 말을 바꾸며, 내게 총을 쏘아본 적이 있냐고 했고, 내가 있다고 하자, 그건 농장을 둘러보는 일과는 상관이 없다고 했고, 내가 어이없어 하자 자신의 집에는 온갖 종류의 총들이 다 있다고 했다.





아마 강물에 떠내려가는... 이 어작세랑 제일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이 지점이 아닐까 싶음



어작세에도 저런 부정화법은 나오긴 나오는데



강물에서는 부정화법이 아예 전면적으로 나오고, 아예 소설 일부분에는 이런저런 사실만 늘어놓는 '재래식 소설'에 대한 반감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음



강물..의 진행방식은 앞서 말한 사실을 부정하면서 그것에 의미를 지워나가는 식인데



사실 이런 실험소설이 다 그렇듯이 독자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헤, 그렇구나'뿐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어작세 봤으면 이거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긴 함



그러니까 어작세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