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그냥 독서하고, 소설책 딱 읽으면 그걸로 끝인데

독갤 하면서 작가, 문단, 문학적 세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함.


지극히 주관적인 건데 내가 문학과 문단 그리고 그 이모저모에 대해

관심 가지면서 생각한 것은


1. 문단 작가들은 '자기들만의 패밀리'가 있는 것 같다.


오버래퍼 VS 언더래퍼, 구조도 아니고

이상하게 엔솔로지 보면, 기존 TV에 종종 나왔던 '대중 소설가'들과


대형 문예지, 문단에서 자기들끼리 활동하는 소설가들은, 물론 그 사람들 물밑 사정이야 모르지만

그렇게 교류라든가 그런 게 없는 것 같더라.

(예를 들어 책 안 읽는 일반 시민도 아는 그런 작가들과 독붕이들이 힙스터라고 좋아하는 그런 작가들 사이)


자기 패밀리들끼리는 서로 언급 잘 해주는데, 문단 작가(대형 문예지에서 유명한)와 대중 작가(TV에도 종종 나오는) 사이에는

국경의 철책선이 있는 것 같더라.


2. 남자 작가들에 대한 논란은 가혹하다. 일단 미투 같은 비도덕적 행동은 당연히 엄벌받아 마땅한데


의외로 문학뿐만 아니라 웹툰, 웹소설 컨텐츠 세계에서 어떠한 '시민의 검열'적 부분에 대해

남자 작가라서 철퇴 맞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해 안되는 게 가령 웹소설 판에서 로맨스 소설 잘 읽던 독자들이, '어? 작가 남자였어?' 하고 갑자기 별점 테러, 악플 다는 경우.


요즘 문학판도 보면, 페미니즘이라는 큰 트렌드 하에 남자작가들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여자 작가들이 하나씩 부상하며

동료 여자 작가들끼리의 연대 같은 게 강해지는 모습이 보이더라. (동료 여작가끼리 작품에 서평 써주고 그런 거)


여자 독자가 여자 소설책 사며, 여성 문학 시장이 커지는 것도 이러한 풍조.


3. 대중들은 점점 '예민해져' 있다. 무슨 말이냐면, 기억에 남는 블로그 글 중


사람들은 이제 예민해져서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고 웃다기보다는

그가 불쌍해 웃을 수 없는 신경이 예민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


코미디에 대한 도덕적 스탠다드도 높아지고 있고, 사는 게 점점 팍팍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웃음에 대해 인색해지는 것 같은 풍조.


오히려 한 주인공이 대놓고 나, 이렇게 힘들어요. 여러분들도 힘들죠? 우울하죠? 하며 위안을 갈구하는 그런 것들에

사람들은 더 목말라 하고 있다.


4. 독붕이들 같은 독서 마니아들 말고, 일반 대중들은 '욕망'을 위해 소설을 읽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신의 존재, 선과 악에 대한 성찰, 휴머니즘, 뭐 이런 거창한 거대담론 그런 거 별 관심 없고


자기가 영웅이 돼서 세상을 구원하고, 어떤 뭐 여자 상대, 남자 상대와 멋있는 로맨스도 하고.

이런 욕망을 달콤한 콜라처럼 마시고 싶어서 소설책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5. 문단 권력이 존재하나?


나는 예전에 이해가 안 되던 게, 소설가, 시인 이런 사람들은 내는 세금으로 분류하자면 '3.3% 사업세' 내는 거 아닌가?


개인사업자. 그러니까 프리랜서. 굳이 사기업처럼 부장님, 과장님 눈치 보며 인사고과 걱정해야 될 필요 없는.


그런데 의외로 요 근래 문학 커뮤니티에서 올라오는 '미투 당사자' 글들 보면 선배 시인, 선배 소설가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마음대로 술 자리로 부르고, 술도 따르게 하고 그런 것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게 좀 너무 안타까운 게 "소설가, 시인,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는 꿈"을 이용해 한 개인을 갈취하는

폭력성을 보며


문득 '근데 선배 시인이, 선배 소설가가 대신 시, 소설 써주나?'


도대체 이 사람들한테 굽신거려야 될 필요성을 못 느낄 것 같은데, 문단 안에서 의외로 선배 문인들의 갑질이

의외로 종종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물론 마치 '언론에서만 터지는 큰 사건처럼' 대다수의 작가들이야 별 문제 없이 살지만, 일부 작가들이 꼭 큰 사건을 터뜨려

그런 거겠지만)


안 그러면 이런 사람들이 출판 권력자들에 손써서 "야, 걔 건방지더라. 걔 작품 내지 마!" 이런 식으로

밥줄을 끊어놓을지도...;;


6. 출판 권력에 대해


보통 내가 문학 세계에 대해 큰 관심을 갖기 전에는


드라마나 영화 보면, 출판사 실무진이 원로 작가한테 찾아와

담배 한 대 꼬나무는 작가님한테


"제발 글 좀 써주십시오." 쌰바쌰바하는 그런 그림들이 통상적으로 떠오르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무명 작가들의 인세를 떼먹는다든지

아니면 신인 여작가들을 술자리로 불러


마치, "내가 너의 작품을 세상 밖으로 출간해주는데 나한테 잘 보여야지!!"


이런 권위주의적인 마인드로 술자리에서 (출판사 권력자 - 선배 시인) 등에 강요에 의해 술 따르고

몸을 만져도 제대로 저항 못하는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근데 나는 이해가 안 되는 게 출판사를 운영하는 것과 문학 작품을 쓰는 것은 완전 별개의 일인데

왜 자기가 윗사람처럼 군림하려 하지? (서로 하는 일 자체가 아예 다른데. 도서 사업을 하는 것과 작품 쓰는 건)


보통 다른 사업 내버려두고, 출판사 차릴 정도면, 책을 좋아하는 것이고 출판사 대표 자신도

대개 젊은 시절 문학가를 꿈꾸던 문청이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젊은 예술가 희롱하면서 비뚤어진 욕망을 채우는 것인가.


7. 대부분 사람들은 자전소설 의외로 안 좋아한다.


소설 재밋게 읽다가도

'아, 뭐야? 자전 소설이었어?' 이러면 약간 김 빠진 콜라 마신 것처럼


뭐랄까, 사람들은 소설을 자신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되길 바란다.


자기가 주인공 안으로 들어가서, 무언가 대리만족을 즐겨야 하는데

자전소설이라고 하면


마치 술자리에서 "아, 이놈 또 자기 얘기야!" 이런 식으로

피로도 몰려오는 걸 받는 느낌?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자전소설을 허구적 이야기 아니라 어느 정도 실제하는 이야기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음. 나 같은 경우도 자전적 색채 짙은 작품들 좋아함.


8. 소설이 망해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소설이 망해가고 있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소설이란 건 상업성의 바퀴로 굴러가는 것도 있지만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의 바퀴로도 굴러가기에

아무래도 사람들이 점점 책을 안 사고, 안 읽는다 하더라도


소설가, 시인, 극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계속 나올 것이기에

소설, 문학이라는 시장이 작아지더라도 '소설의 종말'이라든가


가끔 거대 담론에서 나오는 이런 거창한 파국적 상황은 안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P.S :  책 이야기, 임동헌의 별, 아일 러브 토일럿 읽는 중. 마트에서 파는 휴지 개수와 주유소에서 파는 휴지 개수를 세는 장면이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