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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피어스는 1789년 런던에 이발소를 차렸다. 피어스는 이발소에서 자신이 개발한 크림과 파우더를 팔았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에 화장품은 납과 비소가 첨가되어 많은 사람들이 피부 질환으로 고생했다.피어스의 제품은 이런 문제가 없었고 미백 효과와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탁월했기에 당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친김에 그는 생산단가가 낮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비누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세계최초의 투명한 제형의 비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907년 부터 런던에서 팔리기 시작한 피어스 비누는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피어스 사의 광고다.
광고는 흑인이 피어스 비누를 쓰면 하얗게 변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어처구니 없는 광고였지만 그 효과는 탁월했다. 깨끗함, 백색은 문명으로 더러움 흑색은 비문명으로 구분되어졌고 양자를 대조함으로써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기꺼이 받아들여졌다.
그것은 제국주의 전령을 자처하는 광고이기도 했다. 비누는 제국주의의 전령으로 아프리카로 영토를 넓힌다. 아프리카에서 비누는 단순한 하나의 상품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이념을 실현하는 도구였다. 아프리카의 교과서에는 " 청결은 의무이다. 왜냐하면 네 몸은 쉽게 망가질 수 있고, 이 일에 쓸모없어질 수도 있으니......"란 레토릭이 만연했다. 요약하자면 너넨 더러우니까 비누를 써야된다는 얘기였다.
'너넨 더러워 그리고 청결은 의무야'라는 레토릭을 해소하기 위해서 비누는 필수였다. 아프리카에서 비누가 팔린다는 것은 식민지에 상품을 팔아먹는것으로 식민지 지배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었다. 비누를 위시해 치약과 칫솔 등의 상품들은 '청결 = 의무' 레토릭을 동력삼아 아프리카를 침탈했다. 비누의 역사는 곧 제국주의의 역사이기도 했던 것이다.
소비의 역사란 거대한 담론이다. 거대한 담론을 다룬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자칫 경계없는 담론의 바다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설혜심 교수는 이 위험한 항해를 훌륭히 끝마쳤다. 이런 책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양의 파도와의 싸움일 지언데, 그 자료의 파도와 어떤 싸움을 해온 것인지 나 같은 범인은 상상하기 어렵다.
독자라는 건 참 편안한 위치이다. 이처럼 위험한 항해를 끝마친 선장에게 항해하면서 있었던 일들 중 진짜배기만을 편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장실 변기에서, 때론 침대에 누워서, 커피를 마시면서 독자의 특권을 누릴 수가 있다. 단돈 2만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말이다. 몇번이고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국내도서론 몇년만인지 모르겠다. 고 남경태 교수의 '개념어 사전' 이후 처음이다. 실로 오랜만이다.
오 청소년 권장도서로 쓰면 진짜 좋겠는데. 이걸 이론화시켜버린 건 너무 어렵고, 재밌는 이야기로 중요한 지점을 건드리네.
이걸 이론화시켜버린 건 너무 어렵고=이걸 이론화해서 다룬 책들은 너무 어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