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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680/ 20200929

그들만의 공정


1. 편집국장의 편지

이번주 머리말은 680호에 실린 글들의 프리뷰 같네.

X번 글인 방역농단운운하는 우파코인 유튜버들로 글의 운을 띄움. 그들이 자유에 대한 침범이라고 부르짖는 그 말들의 근간이 현대 시스템의 핵심인 자유주의에서 온다는 것. 자유주의 시스템 하에서 우리는 객관적인 법률이라는 규범 이외의 전근대적인 온갖 악폐습에서 벗어났고, ‘배고프지 않을 자유라는 인류사에서는 낯선 주제가 사회적 논의로 등장하는 시대에 도달했다는 것. 하지만 그 시스템이 현대 사회의 각종 문제점들의 온상이 되어가는 시대가 찾아왔음. X번 글 비건관련 기사에서 언급한 바처럼 개인의 자유가 기후 온난화, 미국 서부의 대형산불, 판데믹과 같은 환경 재앙의 원인으로까지 부상하게 됨. 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보장되고 권장되었던 개인의 무제한적 욕망 추구를 이제는 절제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닌가. 당장 공장식으로 도축되는 고기를 소비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그 공장식 가축생육의 문제점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닌데도 나 자신의 이득에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자유주의 이후의 세상을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인류의 미래까지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조직원리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내용.

이번주 머리말이 각종 주제를 다루고 있는 680호의 핵심을 정확히 엮어내주었음.


REVIEW IN

독자와의 수다·기사 후~폭풍·퀴즈

말말말

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생략


포토 IN

2. 학생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자취방으로 간다

네 사진에 담긴 다섯 대학생들의 자취방 사진, 코로나 이후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대학생들의 일상으로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보여줌.


COVER STORY IN

3. 계층 사다리에 올라탄 그들만의 공정 투쟁

도대체 왜 의대생들은 공정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반발하는가, 에 대한 고찰.

의료정책연구소가 올렸던 카드뉴스로 운을 띄움. “만약 두 학생이 나중에 의사가 되어 각각 다른 진단을 여러분께 내렸다면 다음 중 누구의 의견을 따르시겠습니까? A.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 B. 시민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

왜 수능 점수에 그렇게 집착하는가? 최근 한국 대학입시 전형에서 수능의 비중은 날로 줄어가는데, 의대 입시만은 여전히 수능 점수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의사 국가시험의 합격률은 90%를 넘는다. , 의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대 입학 그 자체라는 것.

수능 성적이 높은 것이 좋은 의사의 자질을 보장하는가? 그렇지 않다. 의과대학 훈련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지적 능력은 필요하지만, 대입 과정의 지적 능력만으로 의사를 선발하는 과정으로는 한국 사회에 객관적으로 필요한 의료 인력을 공급할 수가 없다. 서울과 지방의 의사 공급 격차는 심각하고, 인기 전공과 기피 전공이 확연하게 갈려 비인기과의 의사 공급도 부족하다.

지난 기사에서 분석한 대로 국가는 의료 서비스의 공급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현재 한국이 직면한 의료 문제가 여기에 있다. 의료 취약지역과 필수의료 부문에 의사를 공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공공의료 양성을 위한 ‘3대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학습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에 헌신할 자세를 갖추고, 해당지역에서 충분한 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

그런 의미에서 대입 필기시험에서 1등인 의사를 뽑으라는 요구는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게 뽑은 의사가 실제로 지역에 살며 필수의료를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근거가 없기 때문. 다른 조건이 같다면, 수년 동안 해당 지역의 주민으로 거주한 경험(지역 밀착성)이야말로 계속해서 지역에 근무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근거 있는 요소다.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대 선발 방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지역 밀착성이었다. 공공의대 정원의 수배 정도 후보군을 해당 지역 출신자로 뽑는 1단계 전형에 시도지사 등 지방정부 수장의 추천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부분이 문제를 일으켰다. 의대생+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선발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발생했다. 추천 대상이 된다고 해도 그게 곧 입학으로 이어질 수가 없고, 어떤 전형도 그렇게 운영되지 못하는 법인데 젊은 의사들은 이를 신뢰하지 못했다.

처음 단체 행동의 동기는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데 대한 분노였다. 그런데 공공의대 게이트(권력자/시민단체 친인척을 공공의대로 보내려는 음모가 있다는 주장)’가 제시된 뒤 의대 증원 자체보다 공공의대에 대한 반감이 더 커졌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중요하게 반대해야 하는 정책 중 78.38%가 공공의대를 꼽았고,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견은 47.07%에 불과했다.

어째서 의대 정원 확대보다 공공의대가 문제가 되는가?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마지막 남은 계층 사다리.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낸 학생만이 의대에 갈 자격이 있다. 그런데 시도지사나 시민단체 추천이 개입되면 주관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 연줄 있는 학생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시민단체 자녀들을 의대에 보내기 위한 정책이 아닌가 싶다. 공공의대를 굳이 만든다면 다른 의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뽑는 게 맞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역시 수능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수능 점수가 가장 객관적이고 깔끔한 지표다. 요즘은 인강도 잘 돼 있고 학생은 교재 풀고 공부만 하면 된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마지막 남은 계층 사다리이고 그 정점에 의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의사들은 평균적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4.6, 비정규직 노동자의 8.7배를 번다. 그리고 이런 의대의 입장권을 결정짓는 게 수능이다. 따라서 다른 이들이 수능 이외의 요소로 공공의대에 들어가는 것은 무임승차라는 것이다.

이렇게 반발이 커진 데에 대해선 의학전문대학원과 관련된 조국 논란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의전원 출신 의사들이 이번 파업에 적극 동참한 것도 의사 사회에 대한 충성 경쟁 때문이다. 그만큼 의사 사회에서는 의대에 들어올 자격의사로 일할 자격보다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 자격을 가르는 진정한 기준은 시험이다. 그런데 그 시험은 의사 국가고시가 아니라 수능이다. 그 예시가 이번 의사국가고시에서 드러난 선발대/후발대 논란이다. 진짜 자격시험엔 엄격한 공정성이 제시되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이다. 공개채용을 거치지 않는 고용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다. 보안검색 요원들은 장기간 근무와 각종 교육, 인증 평가, 연내 평가를 거치며 자격/전문성이 검증된 자들이다. 직원의 평가 기준이 해당 업무 수행능력과 고객 만족도라면, 직장에서 문제없이 일해왔다는 것이 곧 자격의 증거가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인천공항 정규직의 입사경쟁률은 156:1이고, 수많은 경쟁을 거쳐야 겨우 정규직이 되며, 그 결과 인천공항 정규직은 공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인 79417000원보다 월등히 높은 91298000원을 받게 된다. 즉 대우가 좋기 때문에 입사과정이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하려면 경력이나 업무 능력으로 인천공항 정규직이 되선 안 된다.’ 기업과 소비자에게 이로운 방향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관에 좌우되지 않는 시험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게 공정하기 때문이다. 공정의 논리에 비약이 크다.

인천공항이 노동자들에게 고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수익은 회사의 효율적인 경영과 노동자들의 우수한 서비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인천공항이 한국의 공항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가가 특정 기업에게만 서비스를 허용한다면 그 사업의 수익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규모보다 훨씬 커지기 마련이다. 이를 렌트라고 한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726976&cid=42140&categoryId=42140

국가가 관리하는 면허도 마찬가지로, 해당 면허를 가진 사람들은 그 업무를 독점한다. 그들의 숫자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숫자에 미치지 못한다면 능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보다 훨씬 큰 수익을 얻는다. 20년 동안 의대정원이 늘지 않은 의사와 로스쿨 등으로 인력 공급이 늘어난 변호사를 비교하면 렌트가 가지는 위력을 알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대입 시험/공채는 렌트를 누릴 수 있는 자격 있는 소수를 결정짓는 통로로 공인되어 왔다. 그리고 그 통로가 아닌 다른 통로로 들어온 자들은 지균충’, ‘알바몬’, 심지어 엘리트라고 하는 의료계에서도 의전충이 된다.

박지현 전 전공의협의회장은 의사 파업 중에 부동산 정책과 인천공항 정규직화 논란을 언급하면서 과정의 공정성은 안중에도 없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가는 과정의 공정앞에 뒷짐을 지고 있으면 안 된다. 국가는 한정된 자원을 취약계층에도 적절히 배분할 의무가 있다. 일부 계층이 렌트를 통해 경제 전반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는 사태도 방지해야 하고, 배분의 결과에도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의사들은 끊임없이 타인과의 비교와 차별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을 공고히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도 그런 사회 속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억울해하며 분노한다. 하지만 의사들이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차별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차별에 대항해 함께 싸워갈 때, 사회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ISSUE IN

4. 감시망 있다 해도 백신 신뢰는 분명하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선두를 달리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시험 중단에 관한 분석기사. 갑작스러운 중단소식에 언론과 여론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청신호로 본다는 것. 제대로 알아야 백신에 대한 지나친 불신도 성급한 기대도 방지할 수 있음. 각종 제약회사들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중들이 의문을 품지만, 사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 세간의 시선이 모두 백신개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뉴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긴 함. 하지만 제약회사도 결국엔 약을 개발해서 이익을 보려는 민간기업이고, 자본주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음. 정보를 공개하면 타 제약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음.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일 뿐 미국 FDA나 우리나라 식약처 같은 곳에서 철저하게 검증을 받고 있음. 그러니까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소식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과학적인 검증 절차를 통해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 필요가 있음. 그렇다면 한국 식약처가 승인한 백신은 어떻게 해야 모든 국민에게 안심을 줄 수 있을지, 그런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는 다음호 기사에 계속~


5. 헛된 공방의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가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 이슈에 대한 검찰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 시사인의 친민주당 기조가 여기서도 슬쩍 보이긴 한데, 뻔한 쉴드를 치는 건 아니고 화살을 검찰 쪽으로 돌리는 기사. 전반적인 내용은 추미애 장관 아들 서씨의 최근 논란에 대한 분석이고, 기사의 논지는 결국 이 부분. 추미애 장관 부부 중 한쪽이라도 국방부 민원실에 문의를 했다고 해도 그게 잘못된 외압으로 기소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 해당 문의 내용이 부모(그 중 한쪽이 여당 대표라고 할지라도) 민원실에 문의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또 정치적으로는 민감한 사건이지만 사실관계가 복잡한 문제도 아님. 손쉽게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이슈. 그러나 이 문제가 고발접수된 건 올해 1월이었고, 한 해 내내 관련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데 검찰의 수사가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 이슈 뭉개기로 물고 늘어질 여지를 주었다는 뉘앙스). 그래서 이번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해도 그 동안의 공방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가에 대한 비판 기사.


6. 학교 너머/초등학생 돌봄과 보육, 지자체 아닌 학교에서 해야

코로나19 이후 교육계에 찾아온 문제엔 학교 말고도 돌봄교실도 있다 이거야.

판데믹 상황 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긴급돌봄교실을 운영해 왔음. 특히 초등학생 돌봄교실의 중요성이 커지니 교육부는 이런 방과후 교실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입법예고를 했음. 하지만 교원단체에서 반발해 발의안을 철회하게 됨. 학교는 교육의 공간이지 돌봄/보육의 공간이 아니라는 말. 그 뒤로 학교에선 공간만 제공하고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한다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음. 그런데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학교의 소관이 아니게 됨. 많은 돌봄전담사들이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음. 왜냐, 지자체가 담당하는 수많은 공적 서비스들이 민간위탁된 역사가 증명하기 때문. 국공립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이 겪었던 것처럼 민간위탁된 서비스는 수익을 뽑아내기 위해 열악한 서비스, 고용불안, 불법파견 같은 문제를 야기할 것. 개인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제도적인 문제 앞에선 속수무책. + 지자체별로 다른 재정 상태에 따른 돌봄 서비스의 질적 차이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란 말인가? 돌봄 사업은 보편적이고 안정적이고 평등해야 한다. 공적 교육이자 공적 복지를 망가트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