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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길게 길게 쓰는 게 내 감상의 주목적인데
일단 걍 떠오르는 대로 다 쓰는걸 추구하고,
또 그 근거를 밝혀놓으면 사람들이 알아듣기 쉬울거라 생각하기 때문임.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딱히 내용을 쓸 껀덕지가 없다.
내용이 하나도 없다기보다는,
몇몇 인물들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냥 그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는가, 하는 정도이기 때문임.
내용은 머
외부에서 오는 신호에 굉장히 민감한 게 인간이니까
그 신호를 차단할 줄도 알아야 하고, 만들어낼 줄도 알아야 하며, 이 신념을 가지기 위한 밑바탕을 가져야 하는데, 그 밑바탕은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능동적 자세에서 비롯된다.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에피소드들은 신호란, 차단이란,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란, 능동적 자세란, 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불쏘시개도 아니고, 명저라고도 하기 힘들고, 수작이라고도 하기 애매하지만
그래도 꽤 읽을만은 하고, 특히 어린 친구들이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거 같긴 하다.
그런데 신경 쓰이는 건 저자의 뉘앙스와 후기다.
저자는 '업적'에 목을 매는 것 같이 보인다. 물론 이 책은 자계서니까, 그러려니 해야겠지만.
'왜' 우리가 성취를 보여야 하는지를 다양한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엘리트들이 가지는 권위를 굉장히 멸시하고 있다. 멸시할만한 일이 아니다. 드러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묘하게 멸시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거슬렸다. 마치 강요하는 것마냥.
후기를 읽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집안이 모두 서울대인 집안에서 태어나서, 아버지의 과외를 받으면서 마침내 '넌 내 자식이라고 말하지 마라 수학에 재능이 없다.'라는
갈굼을 받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기껏해야 수학 5등급,
언어는 난독증에 걸려서 거의 포기.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어찌저찌 잘 살아남았고
본인이 가진 단점들 극복해내는 과정을 눌러쓴 피냄새가 풍기는 후기이다.
규정하고 평가하는, 특히 저자가 살았던(아마 1980년생 정도로 보인다.) 그 시기에 보이던,
'공부 제일 우선주의'로 쉽게 평가받고 재단되어
짓눌러지고 뭉개져버린, 그래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병신같은 삶을 오랫동안 살았던,
그리고 자신같은 반병신들을 치유해본 적이 있는 그의 한이다.
왜 야자시간에 예체능은 집에 가면 안 되는가?
왜 청춘물에서 처음에 친구들끼리 깊은 대화를 나눌 떄 나오는 말이
'나는 공부는 못하지만...' 따위의 말인가.
그것에 희생당했던 저자의 깊은 한이 절절히 맺혀 있고, 그는 그것을 깨고 싶은 것이다. 맞았으니 때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쓴 것이니,
글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그러한 것도 이해가 된다.
객관적으로 좋은 책이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겐 명저 이상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한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저자에겐 박수를 보낸다.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지낸 엘리트를 제외한 모두는 그를 응원해줄 수 있을 듯.
그런데 처음에 당연히 외국서적이라고 생각할 만큼, 문체가 엄청 번역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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