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은 이젠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그것은 일상생활을 즐기는 우리에게 가볍고, 나름대로 단단하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뚜렷한 장점들을 선사한다. 사람의 손에 의해 탄생한 이 압도적으로 편리한 물질은 오늘날 생산되는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에 약간 모자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플라스틱은 그 짧은 역사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쉽사리 녹아들었다. 요즘 나오는 어떤 물건을 사더라도, 그 물건이 공산품이라면 무조건 플라스틱이 함유되어있다고 봐도 지나친 추측이 아닐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플라스틱이 다른 어떤 물질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봐도 이를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나 점유율이라는 분야에서는 다른 물질들 중 어떤 것이라도 플라스틱의 발끝에 미치지 못한다.


 위에서 구구절절 설명한 플라스틱의 장점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편하다'라는 세 글자로 정리할 수 있겠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플라스틱의 강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플라스틱의 점유율을 정상의 자리로 날아오르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토록 편한 물질이, 대중성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져 있어 만약 일등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은 마냥 우리에게 밝은 면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았다. 잘 썩지 않는다, 즉 잘 부패하지 않는다는 특징은 일반적인 물질들에게는 엄연한 장점이지만, 플라스틱의 경우 썩지 않는 기간이 다른 물질에 비해 과도하게 길어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플라스틱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레기 양 역시 압도적으로 발생하고, 또 인공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연의 순환과 지혜에 기대는 등의 요행을 바랄 수도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방법은 다른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것에 비교했을 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차원이 다른 곤경을 겪고 있다. 매립지에 묻어 둬도 몇백년을 썩지 않은 채로 버티고, 태우면 유독 물질이 발생한다. 게다가 버려지는 양 역시 점유율만큼 대단해 환경 운동가들은 이런 처치곤란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목놓아 주장한다.


 이 책은 플라스틱의 탄생, 역사,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을 아울러 묘사해, 플라스틱의 A부터 Z까지를 얕게나마 독자에게 알려주고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은 고찰을 요한다는 뚜렷한 목적 하에 저술되었다. 이외에도 플라스틱을 이용한 발명품들이나 플라스틱은 압도적인 품질을 가지고 있지만 워낙 흔한 나머지 저평가받고 있다는 등의 평소 생각하지 못한 방향성의 주장도 눈에 띄지만, 책에 할애된 분량과 정성을 볼 때 중심 주장은 환경 문제를 야기시키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을 올리기 위한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업을 긍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노골적으로 제시했다. 이 책을 읽고 작가인 프라인켈의 삶처럼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플라스틱을 다각도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면 이 책에 충분히 감화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