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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더불어 일본 문학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모리 오가이의 단편집을 읽어보았다. 다 읽고 과연 그런 평가를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모리 오가이는 대단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들은 마치 하나의 완성된 옛날 이야기나 설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읽는 사람의 마음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점 역시 그를 후하게 평가하게 해주는 요인 중 하나이다.

제목으로 쓰인 작품 <기러기>는 사채업자의 첩으로 팔려간 아가씨가 늘 집 앞을 지나가는 의대생을 보며 사랑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후에 서술할 <성적 생활>과 공유하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작품 전체에 엷게 퍼져있는 묘한 야릇한 분위기이다.

비록 야스라곤 사채업자와 아가씨 간의 짤막한 묘사 한 두줄로 끝나지만, 무언가 작품 내내 야릇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주인공인 아가씨의 성과 사랑에 대한 묘사 때문이다. 홀아버지 밑에서 남자가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처녀가 점차 육체적 갈망과 사랑의 정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은, 독자인 우리에게 기묘한 에로시티즘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결국 아가씨와 의대생이 제대로된 대화 한번 나누지 못하고 헤어진다는 결말은 마치 못다한 정사마냥 우리를 애태우고 지나간다. 모리 오가이... 꼴잘알이다.

<다카세부네>, <산쇼 대부>는 앞서 말했던 하나의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을 준다. 오 헨리의 작품들을 생각나게 한다.

대망의 <성적 생활>의 원제목은 <비타 섹슈얼리스>로, 성욕적인 생활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야한 썰풀이이다.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며 "성"에 대해 돌아본다.

물론 학창생활 이야기 부분에서 남색에 대해 곧잘 언급되기도 하지만, 작가 본인은 이성애자였기에 썰들은 대부분 이성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 그러한 미묘한 썰들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작품에 흡입력을 더해준다. 보면 볼수록 꼴잘알이다.

내가 <성적 생활>을 읽고 깨달은 것은 결국 인간과 성은 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중에서 나오듯 호랑이를 길들여 같이 다니는 아라한처럼 우리는 성욕을 잘 제어해야한다. 길들이지 못한 성욕과 길들인 성욕의 차이를 호랑이로 표한한 것에서 나는 감탄하였다.

여러분도 모리 오가이의 작품들을 읽고 나름의 성관념을 재고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기러기>
모리 오가이 저
김영식 옮김
문예 출판사
가격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