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그 많은 논술 책 틈에 10권짜리 참고서가 덧붙여졌다. 띠지에 ‘생각의 폐활량을 높여라!-논술 달인을 위한 비밀 레시피’라는 문구를 단 <조중걸 교수와 함께 열정적 고전 읽기>가 그것이다. 어느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본 저자 소개는 다음과 같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하여 파리 제3대학에서 서양문화사와 서양철학을 공부했다. 미국 예일대학에서 서양예술사(미술사·음악사·문학사)와 수학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With a View to George>, <영상의 시대, 관념의 시대> 등이 있다.”
“논술 달인”을 만들기 위한 턱없이 강한 처방처럼 보였다. 공부라는 게 수준과 단계가 있어 그에 알맞는 선생에게 배우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그의 저서 <With a View to George>라는 책을 외국서점에서 찾아보았다. 내가 검색을 잘못한 탓인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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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쓴 또다른 책인 <영상의 시대, 관념의 시대>를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1999년에 개마고원 출판사에서 펴낸 <인물과 사상> 11권에 같은 이름의 논문이 보였다. 거기서 몇 가지를 옮겨보면 이렇다. “키취, 그 이해와 극복-키취는 우리 마음 속에 있다(제10권)” “영상의 시대-영상의 시대, 관념의 시대 3부작(제11권)”, “관념의 시대 / 조송배의 ‘영상의 시대 관념의 시대’ 4부작(제12권)”
그런데 그 글을 쓴 이는 조중걸이 아니라 조송배였다. 개마고원 출판사의 저자 소개를 보았다. “파리 제3대학과 예일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캐나다에 체류하면서 예술사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With a view to George>가 있다.” 나는 조중걸과 조송배가 동일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초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만한 인터뷰 기사가 어느 신문에 실렸다. 그 기사에 따르면 그는 “프랑스 파리3대학(소르본) 유학, ‘스승으로 만나 친구로 헤어진’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서양예술사와 서양철학을 전공, 미국 예일대로 건너가 문학사와 수리철학으로 2개의 석사학위, 미술사 음악사 수리철학으로 3개의 박사학위를 획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인터뷰에는 내가 궁금했던 것들, 이를테면 <With a View to George>라는 책은 언제 어디서 출간된 것인지, 그게 그가 썼다고 하는 “몇 권의 대학 교재(영문)”인지, 조르주 뒤비는 서양중세사 전공자인데 어떻게 그 밑에서 서양예술사와 서양철학을 전공할 수 있었는지, 1950∼ 60년대에는 리용, 브장송, 엑상 프로방스 대학에서 교수를 하다가 70년대에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가 되었던 뒤비가 과연 80년대에 파리 3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기는 했었는지, 예전에 <인물과 사상>에 쓴 글들이 있는데 그건 어찌된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자질구레한 것들이지만 궁금하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조중걸씨가 러브 온톨로지 쓰신 분인가?
조지수=조송배=조중걸
사기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