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mp1yW9k8gZI&list=RDmp1yW9k8gZI&start_radio=1


급식때 좋아하던 작가가 오스카 와일드랑 귀스타브 플로베르였는데

(여담으로 TMI지만 플로베르랑 카뮈 뽕 덕분에 불문과 가고 싶었는데, 영미권 살다와서 영어는 그나마 해도 불어는 프랑스 영화 보다 익힌 간단한 대답밖에 못 하는지라..

결국 Fail)


사상이나 글이나 둘 다 내가 엄청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타입인 작가고, 실제로 그런 거 때문에 엄청 좋아하는 작가지만 남에게 오스카 와일드 좋아한다고 얘기하긴 좀 뭣해서 오프라인이나 독갤이나 딱히 얘기는 안 하고 숨겨왔었음.


그러다가 간만에 심연으로부터(오스카 와일드가 동성애 죄목으로 수감됐을 때 당시 동성 애인이던 알프레드에게 보낸 러브레터를 엮은 책)의 문장들을 봤는데

너무나 가슴 절절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러브레터라 아무리 여러번 읽었지만 내 가슴이 진짜 말로 표현하지 못 할 정도로 우울해지면서도 웅장해진다...

진짜 내가 본 러브레터중 가장 쩌는 러브레터임... 이토록 위대한 러브레터는 지금까지도 본 적이 없다.


맨날 도서관에서만 빌려봤는데, 막상 이걸 소장 안 한 나 자신, 그리고 지금껏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한다는 걸 숨겨왔다는 나 자신이 개탄스럽고 한탄스럽다...

월급 받으면 그냥 도서관에서만 보지 말고 아예 질러야지..



즐거움과 웃음 뒤에는 거칠고 엄혹하고 냉담한 기질이 있을 수 있어. 하지만 고통 뒤에는 언제나 고통이 있을 뿐이지. 기쁨과는 달리 고통은 가면을 쓰지 않아.

때로는 고통만이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 그 밖의 다른 것들은 어쩌면 우리를 눈멀게 하거나 물리게 하기 위한, 눈이나 욕구에서 비롯된 환상일 수도 있지만, 세상은 고통으로부터 만들어졌고, 어린아이나 별의 탄생에도 고통이 함께하지.

하지만 이젠 그것이 어떤 형태든 오직 사랑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고통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알 것 같아. 그것 말고는 다른 어떤 설명도 생각할 수 없어. 사랑 외에 다른 설명은 없으며, 이 세상이 정말 고통으로부터 세워진 것이라면, 그것은 사랑의 손길로 만들어졌음을 확신하게 된 거야. 이 세상이 인간의 영혼을 위해 창조된 것이라면, 사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는 결코 더없이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이지. 쾌락은 아름다운 육체를 위해 존재하고, 고통은 아름다운 영혼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


- 심연으로부터 153~156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