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블로크가 쓴 "기적을 행하는 왕"이라는 책이 있어,
옛날 역사학자가 쓴 역사서인데 주제는 흥미로운데 서술은 지겨워서 읽다가 때려치운 책이야.
근데 그 책에서 건진 문구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기적이란,
재현될 수 없기 때문에 기적이고, 따라서 증명이 불가능하고 어떠한 반박 역시 허용될 수 없다
단지, 기적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기적으로 남아있다가,
사람들이 믿음을 잃어버리면 스스로 사라지게 된다
라는 개념이야.
정리/증명/참 뭐 이런 글을 보다 보니 갑자기 생각났어.
그리고 또 하나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쓴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책이 있어
다원주의 입장에서 쓴 철학책인데 쉬워서 읽을만한데 단지 글을 쓰는 태도가 너무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근데 그 책을 읽고선 든 생각이 어젠가 잠깐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철학이라는게 인간의 혹은 세계의 진실을 탐구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단지 우리가 세상을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논리적으로 구조화 시킬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철학적인 논리구조가 반드시 참이거나 그게 실재하는 세상과 정확하게 일치해야 할, 반드시 진리만을 말해야 할 필요는 없는거자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만든 틀이라고 다 철학인 건 아니고, 그 관념적인 인식의 틀 내부에서는 (심각한) 오류나 모순이 없어야
비로소 철학이라는 틀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
그런 생각에선, 철학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게
어쩌면 인간은 인식과 사유와 표현의 도구가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서
진리에는 영원히 다가설 수 없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구축해 볼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뇌내망상에 이르렀어
퇴근시간이 되서 그냥 뻘소리 써봤어...
그럼 이만....
세상에 대한 logically sound 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학문 같아서 철학과 때려치웠다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나네.
실용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 그런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겠지
하지만 세상이라는게 물질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라면, 인류가 진보할 수 있었던 이유가 추상적 사고/상상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그 추상적사고에 대해 사유하는 철학은 아직도 유용한 학문이지 않을까
무슨 현상이나 관념에 대해 항상 왜? 라는 의문을 품고(철학 그 자체) 그것에 대한 대답을 알고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지
파이톤// 철학하는 사람은 확신이 아니라 오히려 회의주의 + 신중한 행동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쨌든 아무 생각없이 걍 되는대로 살면서 돈이나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뿐인 사람과는 다른 차원에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사고의 형식이 바로 존재의 형식이라고 하면 참인 논리구조는 바로 실재의 구조인 거지. 초월론철학이 그걸 찾으려 했음. 포모철학은 단순히 진리가 없단게 아니라 거짓과 믿음의 가치를 회복시키고 진리에 집착하다 독단에 빠지지 말고 모두 실용성 정치성의 측면에서 보자 이거임
내가 포모철학을 본격적으로 읽어보진 않아서 그냥 인상이 그랬단 말이야 내 배움이 짧은 탓이지 뭐.. 댓글 고맙^^
단순히 진리가 없다는 모토만 받아들이면 오해에 빠지기 쉬움. 포모철학자라도 무조건 과학을 부정하고 실용적이지 않은 얘기만 하는게 아님. 오히려 파보면 실용주의와 연관이 깊다. 핵심은 존재를 모두 평등하게 말하는 법을 찾으려는 노력에 있었지.
ㅋㅋㅋㅋ 짤 쓰네 ㅋㅋㅋ
본문글과 무관할 수 있는데, 철학에 대한 정의는 그걸 수용하는 사람마다 다 다른듯. 결국 철학은 진영논리라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