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점들이 요즘들어 눈에 띄게 sf를 밀어주더라고. 근데 묘하게 페미랑 엮어서 "따뜻한 장르""여자들이 주도하는 sf"이런 식으로 캐치프레이징을 해.
난 이게 상당히 불쾌한데 이 사람들이 진심으로 sf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 열풍에 이용한다는 게 보이거든.
예전에 알라딘에서 펀딩했던 "sf는 정말 끝내주는데"라는 책 소개를 봤었어. 근데 책 소개하면서 나온 첫 말이 뭔지 알아?

예전에 나온 sf물을 보면 남자들이 다 해먹는 꼴을 봐야 한다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면 여자는 착하고 피상적으로만 나온다

였어.
내가 사랑하는 고전 sf들, 아서 클라크를 비롯한 수많은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그런 식으로 후려쳤어. 이게 정말 그 장르를 홍보하면서 할 말이야? 페미니즘 밀어주기에 지긋지긋한 사람이면 저 말 보고서 sf도 덩달아 ㅈ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이 장르를 갑자기 밀어주며 나오는 작가들이 죄다 여초 페미픽이고 작품에도 은근 자기 프로파간다를 집어넣고 있잖아. 냉정히 말하면 그 작품들 죄다 고전 작품에 비비지도 못할 퀄리티인데 그 팬덤은 가장 진보적이고 이상적인 척은 다 해.
난 심지어 어떤 트짹이가 "sf는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장르"이러는 것도 봤음. 아니 대체 언제부터 sf가 따뜻하고 인간적인 장르였음?; 막 인체개조도 하고 빠꾸없이 나락으로도 갈 수 있는 장르인데? 그야 따뜻한 작품도 있을 수 있긴 한데 sf라고는 김초엽만 봤나 싶었음.

또 하나, 최근에 나오는 저 sf들은 탄탄한 과학이 기반된 것도 아냐. 엄청 소프트한 sf고 그렇다고 필력이 진짜 좋냐 하면 그것도 아님. 그냥 어떤 상상의 수단으로만 과학을 써.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작품 자체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는 거야.
근데ㅋㅋㅋㅋ그쪽 팬들은 그런 거 읽으면서 공상과학이라는 단어에 지랄발광을 함ㅋㅋㅋ 공상이 아니라 그냥 과학이라나? 아니 그 단편소설들에 나오는 발상이 공상이 아니면 대체 뭔뎈ㅋㅋ 공상, 상상이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뜻이었나?
대체 왜 그 단어에 발작하면서 말하는 사람 입을 막고 단어검열을 하려고 드냐고? 진짜 피해의식 오짐. 홍위병질 하는게 ㅈ같아서 일부러 공상과학이라고 꼬박꼬박 쓰고 싶을 지경임.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sf를 밀어주는 지금의 풍조가 무례하다는 거야.
그 장르가 최고로 이상적이고 대세적인 장르라고 입을 털면서 정작 고전 남작가들은 깎아내리고, 자기네 입맛에 맞게 프로파간다 바르고, 단어검열이나 하고.
난 sf 팬이지만 이 기이한 유행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저 되도않는 선민의식이 역겨워서. 참고로 나는 소프트 sf 까려는 게 아니라 저 기묘한 sf부심을 까려는 거니까 오해없길 바란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