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모순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라면, 연속된 실존에 있어서 치명적일 것이다. 모순적인 어떤 것도 실존할 수 없다는 상식에 의거해봐도 그렇다.

하지만 다른 한편 사물들은 모순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존재하며, 실제로 모순은 모든 곳에 존립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개소리를 조화시킬 수 있을까?


즉 헤겔에게 있어 모순과 실존은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헤겔에 근접하긴 하지만 조금 모자란 감이 있다. [왜냐하면 헤겔은 동일성과 대립 사이의 충돌의 어떤 힘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즉 헤겔에게 있어 모순과 실존은 단순히 양립하여 조화롭게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다.) [왜냐하면 정신은 자신과의, 자신의 필연적 구현체와의 투쟁 속에 있으며, 이러한 투쟁으로부터만 현실화되기 때문이다.](인간이 정신의 담지자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정신과 인간은 대결하는 관계이기도 하다는 말인 듯하다. 왜냐하면 인간이 꼭 '정답'으로 나가리라는 보장이 없고, 정신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은 인격체가 아닌 것 같으니 내 안간힘이라는 것은 그냥 비유다.)


그러나 전체의 수준에서 볼 때 이런 존재론적 갈등은 치명적이지 않다. 이 갈등이 전체를 정신으로 유지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분으로 봤을 때는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그 수준에서 볼 때 실존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논리학에서 A와 ~A가 성립불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듯한데, 이러한 논리학적인 이분법(?)을 헤겔은 미시적으로 취급을 했나봄.) 부분적인 것은 전체에 기대지 못하고는 실존할 수 없다.(실존하기 위해서는 자기충족적이 되어야 하는 모양인데, 부분적인 것은 전체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받으니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함) [따라서 우리가 유한자의 자기 동일성(논리학 같은)에만 붙들려 있는 경우, 우리는 본질적으로 존재론적 갈등인 것을 마치 유한자가 그런 갈등에서 벗어나 있기라도 하듯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성적 의미에서 모순이다. (헤겔은 더 높은 차원의 이성을 이성이라 부르고, 낮은 차원의 이성을 오성이라 불렀다. 전체로서의 이성을 이성이라 부르고, 부분으로서의 이성을 오성이라 부른다고 이해함) [우리가 모순을 완전히 받아들일 때 그 모순은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




1.


하지만 여기까지 왔어도 아직까지 헤겔의 견해에 이르지는 못했다. '우리'는 전체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모순을 치명적인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애써 모순을 받아들이려고 해봐야 안 된다는 의미같음, 이 부분은 상당히 해석을 해서 적음) [반면, 우리는 헤겔에게서 실제 존재들은 모순 때문에 몰락한다는 생각을 여러 번 발견한다. 그러나 역사적인 형식들은 사라지는 데 반해서 이 후자들(유한한 정신들 동물들 사물들)은 계속 실존한다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헤겔은 이에 대해 이 후자들은 유(종류의 류)로서 계속 실존하고 있지만, 개별자로서는 몰락한다고 대답한다.] (역사적인 형식이라는 건 발전해나가니까 사라진다는 의미인 것 같고, 인간이든 고양이든, 개이든 어쨌든 종 전체로서는 남아있지만 개별자로서는 몰락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종 전체의 발전을 위해 개인이 기여하지만, 개인은 결국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려나? 잘 모르겠다. 에반게리온이든 유년기의 끝이든, 대충 헤겔에게서 아주 씨게 영향을 받은 거 같다는 느낌은 강하게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후자들의 외적 실존 자체(어쩄든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외적 실존이라는 말로 쓴 듯.)가 일종의 독립적 실존에 대한 요청이라고 헤겔은 보았는데, 이것은 어려우니까 넘어가고,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전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제 우리는 유한한 사물들은 스스로가 아니라 보다 큰 전체의 일부로만 실존할 수 있다고 한 헤겔의 상승 변증법의 근본 원리를 보다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이 변증법의 동력은 모순이다. 그리고 모순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즉 유한한 사물들은 공간과 시간 속에 외적으로 실존하고 있기에 독립성을 요청하지만, 이 유한한 사물들의 실존의 토대는 이것들이 이런 독립성을 용납할 수 없는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승 변증법은 사물들 속에서 모순을 드러내며, 이 모순으로부터 이 변증법은 사물들이 절대자의 자기 운동의 일부로 간주될 경우에만 이 모순이 이해될 수 있고, 또 화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모순은 사물들의 내적 변화 가능성이며, 존재론적 갈등이라는 의미에서의 모순은 변화 가능성의 근원이다.] A와 ~A가 같다,라고 하는 모순은 부분의 의미로서는 반드시 소멸하지만, ~A는 우리의 지적 실수가 아니라 전체에 본질적이므로 ~A를 주목해야 한다.(내가 멋대로 지껄이고 있는 말임. 하여튼 헤겔은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존재론적으로 반드시 본질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부분은 ~A를 품지 못하므로 소멸할 수밖에 없지만 전체는 그렇지 않다. [절대자는 유한한 사물들의 긍정과부정 둘 다를 통해 살아간다. 절대자는 부정과 긍정의 바로 이 과정에 의해 살아간다. 그것은 유한한 사물들 안의 모순을 통해 살아간다. 따라서 절대자는 본질적으로 삶이고 운동이고 변화이다. 동시에 표현되고 있는 와중에도 자기 자신으로, 동일한 주체로, 동일한 사유로 머물러 있다.(변화하면서도 변화하지 않은 동과 정이 함께 있는, 도가적인 표현이 뭔가 있을 법하지만..... ) ...여러 표현들이 나오지만 대충 비슷한 말들로 보이는 말들을 나열한 것처럼 보이므로 일단 넘어가겠음.


[절대자는 자신의 구현체를 스스로 정립하는 주체, 그 구현체를 합리적 필연성에 따라 정립하는 주체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본 것처럼 우주는 우주적 삶의 구현체로뿐만 아니라, 표현의 범주 아래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우주의 구조는 합리적 필연성의 모양을 표현에 의해 정신의 자기 인식 속에서 이해도되록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즉 한편으로 우주는 합리적 필연성에 순응한다고 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합리적 필연성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테일러에 의하면 헤겔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한다. 그러나 헤겔의 신은 모든 것을 포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일 뿐 우리가 정확하게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에 대해서 길게 설명했지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열심히 풀어서 써봤자.. 다만 이 부분은 기억함이 좋을 듯하다. [우주는 아주 고유한 방식에서 합리적 필연성의 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헤겔이 존재론적 맥락에서 논리적 술어를 사용하는 기초이다.]


이후 자기인식에서는 이 모순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 인식은 특정한 형식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어쩌고 저쩌고 말은 많지만, 외적 실존(걍 존재함)은 긍정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모순에 숨어사는 벌레 같은 정신은 외적 실존하는 것들을 회수함으로써(정확히 회수라는 표현을 씀) 그것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유한자의 실존과 필멸성은 둘 다 필연적이랜다. 그래서 모순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헤겔은 세상과 인간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가설을 꿰뚫기 위해서 이러한 구조를 고안해냈다는 것은 확실하고, 그 공리 위에서 모순이라는 표현은 정당하다고 테일러가 말하는 듯하다.(오늘 지껄였던 소리 중에 제일 괜찮은 말인 것 같다.)



3.


[세계는 정립되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헤겔은 사물들이 그것의 타자와 동일할 뿐 아니라 사물들이 그것의 타자로 변한다고도 말할 수 있게 된다. (정립: 헤겔의 변증법에서,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최초의 명제. 또는 사물 발전의 최초의 단계. by 네이년 국어사전) (그러니까, 세계는 일단 주어지긴 한 것이다. 헤겔에게서는. 헤겔은 그것을 가정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이 없다는 말이나 정립 이전의 세계와 연결시키지는 않을 듯하다.) ]


정립함에 대해서 한 문단 내내 어려운 말을 썼지만 다음 한 문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립함이라는 헤겔의 언어의 토대가 되는 것은 바로 이 필연성이다. 그리고 이념은 자신의 타자가 되며 그런 다음 정신 속에서 자기 의식으로 귀환한다.] (이것은 이영도의 피마새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마지막 문단에 이념이 갑자기 나온 것은 7절에서 이념을 다룬다고 해서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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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알 수 없는 소리가 되어가는데, 모순, 정립, 변증법, 자기인식, 필연성 등이 중요 키워드고


모순을 받아들이기 위한 가정을 하나 세웠는데, 일단 그것이 세상은 실재한다는 것 같다(세계는 정립되었다), 그리고 그 실재하는 것을 통해서 정신의 존재를 추리해내었고, 그 추리과정 속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여러 사유를 갖다 써먹었다. 필연성이나 자기인식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 책은 5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가 대략적인 헤겔럼을 설명하고 있고 2부가 정신현상학, 3부가 논리학 등인데 2-3부부터는 본격적으로 '헤겔럼을 파헤쳐보자'가 되고 4-5부는 좀 사이드 디쉬인 거 같다.


2-3부는 연재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매우 많이 고민이다. 그나마 쉬운 1부도 어지간히 븅신같이 해석하고 있는 거 같은데.... 어쩄든 읽어주는 사람들은 대략적인 헤겔의 뉘앙스라도 일단 파악하는 데 주력했으면 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가끔씩은 괜찮은 비유를 하는 거 같은데, 너무 가끔씩이라 기본적으로 똥글이라 큰 도움은 안 될 거 같다.


1부는 2절이 남아있으니, 최대한 빨리 끝내보고 다음 연재에 대해서 말해보던가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