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방
문진영
여행에서 돌아온 그를 산타 바바라에서 만났다. 그와 내가 같은 이름을 가진 동네의 1동과 2동에 각각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러니까 저자와 편집자가 아닌 동네 친구로서 처음 만나기로 했을 때, 그는 중간쯤에서 보죠, 하고 말했다. 중간이 어디냐고 내가 되묻자 그는 한번 알아봅시다, 라고 했다. 주말에 전화를 걸어온 그는 내게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다. 준비 땅, 하듯 그와 나는 동시에 출발했고 나는 2동을 향해, 그는 1동을 향해 걸었다. 걸으면서 수화기 너머로 서로의 위치를 보고했다. 내가 월드 부동산을 지날 때 그는 냉면집을 지나고 있었고, 내가 새로 생긴 카페 앞을 지날 때 그는 빵집을 지나고 있었다. 내가 빵집을 지날 때 그는 철물점 앞에 있었는데, 그곳은 내가 이미 지나온 곳이었다. 그와 내가, 미로처럼 얽힌 골목에서 마침내 같은 길로 접어들었을 때, 저 멀리 조그만 점 하나가 점점 커져서 결국 그가 되었을 때, 그곳이 바로 산타 바바라. 산타 바바라는 어느 연립주택 이름이었다.
이 까지 읽고 마음에 들었으면
https://webzine.munjang.or.kr/archives/146854
이리로 가서 읽자! 창비 장편 등단 작가임
일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