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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잼민이 시절 말고는 라노벨을 읽어 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한 권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손에 잡히는 걸로 읽었음. 라노벨을 싫어할거면 한 번 읽어보고 싫어하는게 낫지 않을까?
줄거리는 걍 운명의 장난 때문에 한 명은 왕녀로 살고 한 명은 하인으로 사는 쌍둥이의 비극을 다루는 내용임. 확실히 라노벨이라서 그런가 겁나 빨리 읽히더라. 일단 등장인물은 대부분 클리셰로 만들어짐. 힘 좋고 허당끼 있는 여자애라든지. 호탕하고 술 좋아하는 아저씨나 눈나 같은 사람들 같이 본 적은 없는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인물들이 잭품을 거의 다 채우고 있음. 그리고 중간중간에 일러스트가 상당히 많은데 개인적으로 불호였음. 씹덕 일러스트라서 항마력도 딸리고 갠적으로 책 삽화는 가운데땅 시리즈나 홈즈 빼고는 거의 별로임.
그리고 라이트 노벨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게 문체가 엄청나게 가볍더라. 글이 다시 곱씹어볼 내용도 없고 생각해볼 부분도 없이 그냥 애니 보듯이 흘러갔음. 그래서인지 읽는 난이도는 엄청 쉬웠고 집중도 잘 됨. 하지만 이야기에 생각할 거리가 없다는 것은 흐물흐물해진 사과를 베어먹는 느낌이라 읽는 맛이 나지는 않더라고. 스토리는 애니 본다 하고 보면 괜춘한 수준임. 말 그대로 가벼운 소설임. 그럭저럭 재미는 있지만 뼈도 없고, 여운도 없고, 생각 없이 읽어도 아무런 문제 없음. 아마도 라노벨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한계가 여기에 있는 것 같음.
근데 라노벨이 작품성이랑은 별개로 어려운 글은 잘 못 읽는 초등학생 같은 사람들이나 활자랑 진짜 안 친한 사람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여 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완전 쉽고 만화책같은 스토리의 라노벨을 읽다보면 독서에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취미로 글을 좀 쓰고 있는데 쓰면 쓸수록 라노벨이라도 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싶더라고. 내가 재능 하나도 없는 병신인지도 모르지만 라노벨 한 권 쓰는데도 상당한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라노벨은 문학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장르지만 그래도 노력 없는 창작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라노벨 읽을 일은 더 없을 것 같음. 내용이랑 문체가 너무 가벼워서 참지를 못하겠어... 그런 의미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마저 읽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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