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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책을 산지 1년이 다 돼가는 때에 완독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면서도 쉽지가 않다. 핸드폰, 컴퓨터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 하는 것에 비해 많은 집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중에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해서 바쁠 때도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지금이 책을 읽을 적기다.
책을 사고 처음으로 읽고 있을 때, 새벽 즈음 할머니네였다. 캐서린이 넬리에게 자기의 사랑을 고백하고, 그걸 듣고 떠난 히스클리프를 찾아 미친놈처럼 찾아 헤매고 있는 장면을 읽고 있었다. 로맨스물로 이런 도라이들을 묘사할 수가 있었구나 싶었다. 이런 미친놈들의 사랑이 좋다. 간질간질하고 꿀 떨어지는 사랑보다 서로에게 미쳐서 돌아버린 사랑이 더 좋다. 다시 읽어봐도 그때 느낀 감상이 다시 들었다. 정말 오만하고 솔직하면서 사랑스럽고 매력 있는 캐서린. 누구보다 히스클리프 그의 위험성과 포악성을 잘 알면서 그를 자신처럼 사랑하지만, 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혼할 수는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여자. 주변 사람들은 캐서린의 오만함과 고집불통에 질려 하면서도 결국 캐서린에게 맞춰주고 만다. 히스클리프도 만만치 않다. 그 캐서린이 사랑하는 상대인 만큼 거칠고 고집불통에 지독한 악한이다. 복수심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하여 파멸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하기로는 캐서린 못지않다. 잠시 곁을 떠난 적은 있더라도, 히스클리프의 삶에는 죽을 때까지 캐서린만 있었다. 나중에 캐서린이 죽고 에드거 린튼은 마음에 담아두고 조용히 죽을 날을 기다렸지만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부재를 참을 수 없어 하며 결국 서서히 미쳐갔다.
두 사람의 강렬한 사랑 이야기는 캐서린 언쇼가 죽으며 끝나고 캐서린의 딸 캐서린 린튼과 히스클리프의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의 연애 얘기로 넘어간다. 캐서린의 부재와 이야기가 새로운 장면으로 전환될 때의 무료함에 여기서 몇 번 책을 덮었었다. 딸 캐서린과 아들 린튼의 연애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에 비하면 소꿉장난 같았다. 캐서린은 린튼을 사랑하지만, 아버지를 더 사랑하고 린튼은 병약한데 성격조차 나약해서 항상 도움이 필요한 아기다. 그래도 둘의 연애는 시골 청년들의 순수하고 풋풋한 매력이 있었다. 둘은 7월의 더운 날을 유쾌하게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갖고 다투기도 한다. 디테일은 다르지만 둘 다 자연과 하나 되면서 자연을 느끼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두 방법 다 한국에서 라면 모기나 잔뜩 뜯기고 불쾌해질 방법인 것 같다. 집에서 에어컨 틀고 수박 먹으면서 영화 보는 것이 더운 날을 유쾌하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하여튼 자식들의 연애도 읽을수록 몰입하게 됐다. 린튼 히스클리프는 몰라도 캐서린 린튼은 사랑스러웠다. 물론 어머니의 기질을 물려받아서인지 오만해서 사람 무시하는 성격은 어디 가지 않았다. 캐서린은 몰래 린튼 히스크리프를 만나다 걸리는데, 유모에게 솔직하게 있었던 일들을 말하고 아빠에게 이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그 모습이 말 그대로 너무 천진난만하고 귀여워서 나였으면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유모는 곧바로 가서 에드거 린튼, 그녀의 아버지에게 말해버렸다.
여기서 한 에피소드가 마무리되길래 1부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미친 사랑, 2부는 캐시와 히스클리프 린튼의 소꿉놀이 사랑이었고, 3부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바로 캐서린 린튼의 수난기였다. 히스클리프는 그리움과 복수심으로 원래도 고약했던 성격이 이제는 악귀처럼 변해버렸다. 히스클리프는 그의 아들을 이용해 캐서린 린튼과 유모를 속이고 감금한다. 반항하는 캐서린 린튼의 따귀를 마구 때리고 유모의 항의도 밀쳐서 멈추어서 억지로 굴복시킨다. 그의 광기는 린튼 히스클리프 마저도 악화시켰다. 전에 린튼은 말 안 듣지만 가끔 귀여운 어린아이 같았는데 이제는 아버지만 두려워하는 악당(병신)이 됐다. 자기 때문에 캐서린과 유모가 감금당하고 학대당해서 괴로워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나지 않는 것과 몸 편한 것만 생각한다. 작가는 캐서린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묘사하고 그 캐릭터가 이젠 얼마나 불행해지고 괴로워하는지 보여주면서 몰입하게 만든다. 전 에피소드에서 캐서린이 마음에 들었던 만큼 캐서린이 고통받을 때 더 감정이입 하게 됐던 것 같다. 결국 에드거 린튼, 캐서린의 아버지가 죽고 캐서린은 린튼 히스클리프와 결혼하여 히스클리프 밑에서 살고, 유일하게 호의를 보이던 사촌 헤어튼 언쇼는 캐서린이 무시하자 화가 나서 돌아섰다. 이 모든 이야기를 유모에게 듣던 히스클리프의 세입자도 듣고 흘려버리면서 캐서린에게 희망은 없는 듯했다.
사실 소설이 가슴 아프게 이대로 비극을 끝났으면 했다. 다행히 캐서린은 헤어튼과 화해하고 사랑에 빠지고 히스클리프는 캐서린 린튼에 미쳐서 그녀의 환영을 쫓다 죽어 히스클리프의 재산은 캐서린과 헤어튼이 물려받는다. 소설은 캐서린 린트과 에드거 린튼 그리고 히스클리프의 비석을 바라본 세입자의 감상으로 끝난다. ‘저렇게 조용한 땅속에 잠든 사람들을 보고 어느 누가 편히 쉬지 못하리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수백 페이지 동안 읽었던 인물들의 이야기 끝을 보면서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생각이 들었다.
독후감이라고 썻는데 요약문 같기도하고... 읽어줘서 고맙다.
ㅊㅊ
나 이 얘기 정말 좋아함 ㅇㅇ - dc App
잘 읽었습니다.